호남정맥 15-2구간 (큰덕골재에서 곰재까지 메꾸기)

2009. 8. 4. 00:01山情無限/호남정맥(完)



호남정맥 15-2구간 (큰덕골재에서 곰재까지 메꾸기)



○ 산행일자 : 2009. 7. 18(토) 09:25 ~ 14:45 (5시간 20분)
○ 산행날씨 : 흐림, 바람 조금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8.5㎞         누적거리 : 247.8km (304.1km)
○ 산행코스 : 큰덕골재-군치산-때재-숫개봉-봉미산-곰재
○ 소 재 지 : 전남 화순군 이양면, 청풍면 / 장흥군 장평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5:00            집 나섬 

09:05            곰치휴게소 도착

09:05~20         곰치~큰덕골재 / 택시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9:25            큰덕골재 출발

10:25            군치산 (412m)

10:35            때재

11:45~12:25      무명봉 / 점심

12:43            숫개봉 (496m)

14:10            봉미산 (505.8m)

14:45            곰치

③ 복귀

15:15            곰치 / 출발

15:50~16:40      보성 녹차밭

18:10~21:10      순천만

23:15            울산 도착



2. 산행기록


지난번 탈출하는 바람에 동강낸 15구간을 이으러 가는데
산행거리가 짧아 화순 장흥까지 갔다가 산행만 하고 바로 오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인근에 있는 보성 녹차밭과 또 오는 길에
아름다운 순천만에 들려 보기로 했다. 보성녹차밭은 전부터 가보려고
벼렸는데 이렇게 기회가 닿은 것 같고, 순천만도 출사를 많이 가는
곳이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 겸사겸사 둘러 올 계획으로
새벽 5시 집을 나선다.





(복흥리에서 송정리로 넘는 임도, 큰덕골재 직전까지 택시로)

지난번 이용했던 택시를 어제 예약하고, 오면서 곰치휴게소
도착시간을 알려주며 만나기로 했으나 길을 잘못들어 10분 가량
늦게 도착했는데 택시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휴게소에 도착했다고
전화를 하니 차고지가 바로 고개너머여서 곧바로 택시가 왔다.





(큰덕골재, 여기서 1차 탈출을 시도했었다)

지난번 여기서 후미조와 점심을 먹고 꿀맛같은 오침을
하고는 송정리 방향으로 탈출한다고 내려가다가 되돌아
와서 후미를 쫓았는데 결국은 군치산 지나 길도 없는
곳으로 빨치산 산행을 하며 탈출을 했었다.

왼쪽은 복흥리에서 올라오는 자갈길로 큰덕골재
턱밑까지 차량통행이 가능한데 우측은 흙길로 차량통행이
안된다. 죽산안공 비석이 있는 앞쪽으로 지나가는 넓은
길을 따르면 넓은 길은 고개 넘어가고 정맥길은 우측
숲속으로 90도 꺾어 올라간다. 이번에 큰비가 왔는지
길이 많이 패인데가 질척여서 미끄럽다.





(노란 원추리의 반김도 받으면서...)





(습도가 높아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른 첫 봉우리)





(능선에 오르니 바람도 조금 불고... 길이 수더분해서 좋다)





(하늘말나리도 반겨맞고...)





(잊지못할 군치산 / 郡峙山 412m)

호남정맥길에서 유일하게 3번이나 만난
정말 잊지못할 산, 나와는 특별한 인연을 만든 것 같다.
지난 구간 큰덕골재에서 탈출을 하다가 되돌아 오는 바람에
후미를 잡느라 더 힘이 들었는데 멀쩡하게 가던 길을 되돌아와
다시 만난 산, 처음에는 같은 이름의 산이 또 있나 했다가
믿고 싶지않은 현실에 한동안 멍했었다.
1차 고비는 잘 넘겼지만 2번째는 어쩔 수없이
탈출하고 말았다. 오늘 그 건치산을 다시 넘는다.





(호남정맥인가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길도 만나고...)





(가끔씩 조망도 트이고... 저 멀리 보이는 산이 제암산인가?)







(암릉길에서 잠시 비껴나 뒤돌아 보니...)

땟재로 내려서는데 묘터에서 조망이 시원하게 트였다
땟재에세 지난번 탈출하려고 몇 번이나 오며가며 찾던 임도를
다시 찾아보지만 역시 지도에는 뚜렷하게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 길은 없었다. 이후 등로는 오르락 내리락하며 이어가던
길은 431봉 직전에 암릉을 만나서 조심스럽게 오른다.

암릉에서 비켜서니 지나온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호남정맥은 뱀이 또아리 틀듯 구불구불하다.





(이름없는 봉우리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점심을 먹으려는데 아직 잘 넘어가지 않아 빵 하나로 때운다.
언제 산에서 제대로 식사를 할 수 있을지...

점심을 먹을 때 오소리 종류인듯한 처음보는 동물이
가까이 접근했는데 카메라를 내려는 순간 그냥 도망가 버렸다.





(숫개봉 안부, 지난번 여기서 잠깐 쉰다는게...)

지난번 점심도 못먹은데다 컨디션이 좋지않아 큰덕골재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조금 살만해서 다시 따라 붙었다가 숫개봉
오르기 전에 잠깐 쉬었다 간다고 누웠는데 그만 깜빡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서는 왔던 길을 되돌아 가다가 건치산에서 위치를 확인하고는
할 수 없이 탈출하기로 결심하고 복흥리로 내려서는 바람에
지난 구간이 동강이 나 오늘 다시 이으러 온 것이다.
3주가 지나고 나니 풀도 제자리를 잡은듯 정확한 위치는
표시가 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으나 이쯤인 것 같다.





(도라지, 보라색이 좋다)





(제철을 만난 원추리도 목을 길게 빼어 한껏 뽐을 내고...)





(무슨 버섯? 바람결에 꽃잎인냥 하늘거린다)





(제법 힘들여 오른 숫개봉 / 496m)





(숫개봉을 힘들게 올랐더니 어김없이 내리꽂는데...)

내려가면 갈수록 앞의 봉미산은 위로 우뚝하게 솟구친다.
고도차야 200m 정도밖에 안되지만 곧추선 봉미산이 기를 죽인다.
처음 시작할 때보다 습도도 낮아지고 바람도 가끔씩 불어 주지만
그래도 이렇게 더운날 가파르게 오르기 위해 급비탈을 내려
선다는건 2중으로 부담되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내리막이
더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하늘말나리도 이쁘게 피어 나비와 노닐다 반긴다)





(호남정맥의 여름은 많은 부분 등로가 풀숲에 숨어버린다)





(비비추도 다소곳한 모습으로 반겨주고...)







(봉미산(鳳尾山 / 505.8m △청풍314) )

봉미산을 제법 힘들여 올랐다. 오름길이 많이 가파르다.
머리위에 보이는 봉우리가 봉미산인가 했는데 헬기장같이 둥그런
공터 안부다. 현재 고도가 고도가 330m니 아직 170m나 더 올라야
505m의 봉미산 정상이다. 조금 진행하다 다시 좌측에서 올라온
임도와 만나고, 본격적인 봉미산 오름길이 시작된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르니 또 전위봉 헬기장(490m) 아닌가?
연이어 실망하고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니 드디어 봉황의
꼬리라는 봉미산 정상. 오늘 땜방하느라 짧은 구간인데도 이렇게
힘든데 지난번 얼마나 고생했는지 조금은 알듯하다.





(봉미산 내림김 방향의 시그널들...)





(대간이나 정맥 날머리는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봉미산에서 내려서도 정맥답게 쉽게 날머리가 나오지 않는다.
다시 벌목능선을 넘어야 하는데 땀을 많이 흘려 어디서 좀 쉬어갈까
하며 마땅한 장소를 찾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예감이 좋지않았다.
아니나다를까 어젯밤에 담당하고 있는 업체의 2차 VDR 진*케미텍에
화재가 나서 생산공장이 전소했다고 한다. 얼른 보고하고, 조치하고
날머리로 향하는데 다리가 풀리지만 그만하기 다행이다. 통화권
이탈구간을 지날 때 전화가 왔으면 어쩔뻔 했는가?







(곰재, 곰치, 웅치 / 곰치 휴게소)

정맥길에서 웅치, 곰재라는 지명을 심심찮게 본다.
아마 옛날 곰이 많을 때 곰이 자주 출몰했던 고개인듯 하다.
지금이야 큰 길이 뚫려 자동차가 쌩쌩 달리지만...

벌목봉 절개지에서 왼쪽으로 곰재에 내려서니 2시 45분.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예상시간보다 1시간 이상 늦어진 것
같지만 그렇게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는 산행이었다.

고갯마루를 넘으면 주유소, 모텔과 곰치휴게소가 있다.
휴게소 화장실에서 씻으려니 물 사정도 안좋아 고개너머
택시기사님 버섯공장으로 가서 주인도 없는데 시원하게
등물을 치고 옷 갈아입고 보성녹차밭으로 향한다.





보성녹차밭에 들러... 봄에 와야 제격일듯...









(아무래도 이른 봄 연녹의 잎이 광채를 발할 때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녹차밭이 크지는 않았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

꽃이 아름다운 것은
- 김용화 -

꽃이 아름다운 것은
겉모습이 화사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꽃이 피기까지
오직 희망을 품고 살아왔고
꽃은 그 모습 그대로
꽃다운 생각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추측건대
꽃을 피울 때까지
목숨을 거는 일은 당연했을 것입니다.
그저 피는 꽃은 없습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목숨을 걸었을 때
어떠한 어려움도 이길 수 있다는
환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꽃의 영원한 꽃말은 '환희'입니다.

꽃을 그저 화려함으로만 본다면
꽃이 지는 슬픔을 어찌하시렵니까.
꽃은 져도 슬프지 않고
꽃은 져도 향기를 잃지 않습니다.

꽃잎 속에 별들의 이야기가 스며있고
꽃잎 속에 우주가 들어 있습니다.

한 송이 꽃 피우는
모든 의미를 담아
당신에게 꽃 한 송이 전해 드립니다.
꽃의 열정이 드디어 봄을 만든다는 것을
봄꽃 모두 당신을 향한 마음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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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순천만





(얼마나 헤메다 여기까지 왔는지... 오늘은 사전답사 온 셈 쳐야겠다)





('S'자 물길은 바다에 잠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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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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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무슨 이야기가 저렇게 재밋을까?)

오늘 긴 여행을 했다.
주는 호남정맥 땜빵산행이었지만
보성녹차밭과 순천만까지 묶어 조금 모양을 내려했는데
준비부족과 때가 맞지않아 목적한 바를 제대로
이루지는 못했지만 사전 답사개념으로 생각하면
그 나름대로 의미는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녹차밭은 이른 봄에 가야할 것 같고
순천만은 간조가 일몰무렵일 때를 잡아야 할 것 같다
오늘도 정상적이지 못한 몸 상태로 땜빵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