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6구간 (곰치에서 감나무재까지)
2009. 7. 30. 07:33ㆍ山情無限/호남정맥(完)
호남정맥 16구간 (곰치에서 감나무재까지)
○ 산행일자 : 2009. 7.11(토) 04:05 ~ 14:53 (10시간 48분)
○ 산행날씨 : 비(폭우)
○ 참석인원 : 울산원조산악회 호남정맥종주대와 함께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22.9㎞ 누적거리 : 270.8km (334km)
○ 산행코스 : 곰치-깃대봉-삼계봉-장고목재-가지산-피재-513.7봉-용두산-암릉-감나무재
○ 소 재 지 : 전남 화순군 청풍면 / 장흥군 유치면, 부산면, 장동면, 장평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23:15 신복로타리
03:00 곰치 도착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4:05 곰치 출발
04:51 국사봉 (499.1m)
05:51 노적봉 (530m) / 땅끝기맥 분기봉
06:27 삼계봉 (503.9m)
07:02 장고목재 (348m)
07:58 가지산 (509.9m)
09:13~10:20 피재 / 점심
12:21 용두산(551m)
13:42 암릉구간
14:53 감나무재
③ 복귀
15:30 산행뒷풀이 / 출발
19:15 울산 도착
2. 산행기록
이전에는 한 달에 4번 무박을 다녀도 힘든 것을 못 느꼈는데
몸의 균형이 깨지고 나니 한 달에 두 번 가는 무박도 부담이 된다.
공부하기 싫어지면 남은 책장 세듯 요즘 산행이 힘들기는 힘드나 보다.
얼마 전부터 11월이면 끝날 호남을 몇 번 남았는가 손꼽아 가며
세어 본 것이 벌써 몇 번째... 시간만 가면 끝날텐데...
당면과제는 끝날 것 같지않은 어두운 긴 터널을 하루빨리
통과해서 빨리 이전 컨디션으로 회복하고 설레임으로 호남길을
기다릴 수 있었으면... 중간에 가끔 불이라도 켜 있으면
좀 쉽게 통과할 수 있을텐데... 지금은 어둡고 긴 터널을
혼자 고독하게 지나고 있는 것만 같아 더 힘든다.
(곰치휴게소 이정표, 이쪽은 화순군.. 저쪽은 장흥군)
3시도 안되어 곰치휴게소에 도착하니
칠흙같은 밤 휴게소 모텔 불만 훤하다.
3시반 식사시간, 오늘도 밥이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아
준비해 온 죽으로 대신하려는데 죽도 잘 넘어가지 않는다.
요즘 잠도 조금 늘고 밥도 잘 먹는데... 몇 숫갈 먹고는 포기했다.
오늘은 제대로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아침을
못 먹고 보니 오늘 길도 고전이 예상된다.
호남정맥이 뭔지... 1대간 9정맥이 뭔지?
세상사 고비없이 이룰 수 있는 일 뭐 있겠나 싶다.
(이제 대원이 많이 줄어든 호남종주대, 최후의 일인까지...)
(대장님과 옆지기 천사님의 열정을 따를 사람없고...)
(곰치(熊峙 276m)들머리 이정표, 다음구간에 갈 제암산 사자산까지... )
'호남정맥 등산로 입구' 간판 뒤로 길이 열려 있었다.
오늘은 남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예보되어 있어
새벽 4시에 출발을 해 보지만 비를 피할 수는 없을 것 같고
요는 어디서 비를 만나 얼마나 빗길을 걷느냐가 문제일뿐
우중산행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입산한다.
(7)
(지도와 다른 표지기, 지도는 분명 깃대봉(448m)이 국사봉(499.1m) 다음인데..)
호남정맥답지않게 등산로는 깨끗하고 넓어 좋다.
봉우리에 아크릴 이름표가 걸려있지만 지도와 달라 헷갈린다.
지도상 국사봉인듯한 봉우리를 지나 계속되는 산죽밭 사잇길로
진행하니 특징없는 깃대봉이 나타났다.
(또 이름모를 봉우리 하나를 넘었다)
(어둠이 걷히자 이제 제대로 담을 수 있을 것 같아...)
(13)
(노적봉(=바람봉 434m), 땅끝기맥 분기봉) )
넓은 헬기장이다. 지형도에는 아무 이름도 없고,
표석에 (노적봉 430M 호남정맥과 땅끝기맥 분기점. 이곳에서
해남 땅끝까지 도상 117km 시발점] 새겨져 있다. 땅끝기맥은,
이 헬기장(434봉 =바람봉)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이어지는
120 여km의 산줄기로 호남정맥과 함께 탐진강을 둘러싼다.
탐진강/耽津江, 길이 55.07km 유역면적 508.53㎢
전남 3대강(섬진강, 영산강, 탐진강)의 하나인 탐진강은
장흥군 유치면과 영암군 금정면의 경계에 있는 국사봉(613m)에서
발원하여 유치면 부산면 장흥읍 등을 지나면서 유치천 부산천과
합류한뒤 강진군 군동면 강진읍을 지나 강진만으로 흘러든다.
심한 곡류와 급경사 지역이 많으며 많은 토사를 하류로 운반하여
유역에는 부산평야 장흥평야 강진평야 등 충적평야가 발달되었다.
하구에는 간척사업으로 도로가 정리되고 넓은 농경지가 조성되었다.
탐진강 이름의 유래는, 신라 문무왕때 탐라국 고후(高厚)형제가
내조할 때 상륙하였다고 하여 탐라와 강진의 한글자씩 따 탐진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과 원래 예양강으로 불렀는데 탐라도 사람이
육지에 처음으로 배를 대어 올랐다하여 탐진강이라 불렀다.
(16)
(17)
(수줍은듯 배시시 얼굴을 드는 원추리와 나비같이 아름다운 자귀꽃)
(삼계봉(三界峰, 503.9m)과 △청풍307)
삼계(三界)가 무슨 뜻인지? 나무에 아크릴 명찰이 달려있지만
정상은 앉아 쉬기도 마땅치 않아 봉우리를 넘어서니 조그만 공터가
나오고 그기서 잠시 숨을 돌리는 사이 중간그룹 박사장님 일행이
추월을 한다. 지금부터 쳐지면 안되는데 싶어 일어나 뒤따라
가보지만 앞에서 소리는 들리는데 따라잡지를 못하겠다.
(저 앞에 우뚝한 가지산, 가지산은 높은 산)
(장흥 장풍면 병동리 월곡마을 방향)
왼쪽 아래로 큰 저수지를 끼고 있는 병동리 월곡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급한 내림길도 힘드는데... 밧줄까지 쳐진 가파른 내림길)
(오늘 일출은 이렇게 보고 말았다. 그래도 해 돋은 줄은 알았으니...)
(27)
(28)
(장고목재(348m))
좌측은 장평면 병동리, 우측은 유치면 대천리로
통하는 넓은 임도인데 자갈이 깔려있다. 뒤따라 오던 종관님을
만났는데 사진 한 장 찍어주고는 또 먼저 보내고 가지산을
오르는데 다리에 힘이 주이지 않아 속도가 느려진다.
(이제 버섯이 제철을 만난듯... )
(송전탑, 그리고 한참 물러나 있는 우뚝한 가지산)
멀리서 보이던 그 송전철탑이다.
가지산쪽으로는 아직 봉우리가 두개 더 보인다.
바람봉에서 갈래친 땅끝기맥의 월출산이 1시방향으로
지나갈 것 같은데 구름에 덮혀 보이지 않는다.
참 이상한게 힘이 들어 못걷는게 아니고
다리에 힘이 주어지지않으니 답답하다.
빗방울이 조금씩 듣는데 철탑지나 나타난 편편한 공터에
그냥 드러누워 피재까지도 가기힘들 것 같아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친구는 포기하지 말고 완주를 하란다.
당장은 피재까지 가는 것도 걱정되거마는...
(밧줄을 타고..오른 가지산(迦智山 509.9m))
이어서 굵은 로프가 걸린 암릉을 만난다.
그리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데 몸이 무거우니 조심스럽다.
지도에는 이곳이 가지산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삼각점은 보이지 않고,
앞쪽으로 커다란 바위로 된 봉이 구름속에 보인다.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갈림길)
(다시 속도를 내었더니 휴식중인 중간그룹을 만났다)
(피재(190m)에는 약속대로 버스가 와 있었다)
억수같은 비를 맞고 피재로 내려섰다.
피재는 유치면과 장평면의 경계로 2차선 아스팔트길인데
차량통행은 거의 없고 길가에 소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야영하기에 딱일 것 같다. 저쪽 길 한 켠에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가 보인다. 여기까지 오긴 왔는데 문제는
여기서 끊을까 계속갈까 그것이 문제로다.
선두는 이미 여기서 식사를 하고 먼저 떠나고
앞에 갔던 세분도 식사를 마치고 막 떠나려는 참이다.
일행과 함께 점심을 먹으려는데 첫 숫갈에서 딱 받힌다.
꼭 모래알을 씹는 기분이다. 넘어가지를 않는다.
국물만 조금 마시고 나니 아직 온 것 만큼 가야할 길
갈 자신이 없어졌다. 후미가 오면 같이 접을 생각을 하는데
동지들은 밤새 차 타고 온 것이 아깝지 않느냐며 같이
가자하여 자신없는 길 장대비를 맞으며 따라 나선다.
(동지들의 성원에 힘입어 갑낭재를 향하여..)
(용두산(龍頭山 551m) / 장대비를 뚫고...)
우의를 입으면 땀으로 젖고, 비를 맞으면 비로 젖는 상황
에라, 그냥 우비를 벗고 장대비를 맞았다. 시원하다. 속까지 시원하다.
오늘의 최고봉이지만 장대비가 쏟아지는 지금은 조망은 커녕
완전 사방에 커튼을 친 것같다.
용두산을 내려서면 연이어 헬기장을 두 개 지난다.
453봉에서는 우측의 면경계를 버리고, 남동쪽으로 내려선다.
수풀 우거진 수렛길에서는 지척에 민가가 보아는데
상방이 마을이다. 마을쪽으로는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
(암릉구간에서 양촌리 방향)
장흥군의 등산로 용두산을 내려서면서부터 길이 좁아진 것
같긴 해도 호남길이 이 정도면 양호한 편 아닌가. 이후 길은
동으로 이어지다가 남으로 급히 꺾이며 또 곤두박질 치는데
앞쪽에는 역시 고만한 봉우리가 기다린다.
한 참을 가다보니 비가 잦아드는가 싶더니
구름이 하늘로 오르면서 저 멀리 논과 마을이 보인다.
앞쪽에 나타난 암릉구간에서 사람소리가 들린다.
일행인듯하여 빨리 암릉을 타고 올라보지만
일행은 꼬리도 보이지 않는다. 암릉구간에서의
조망도 좋고, 구름도 걷히고 있어 잠시 휴식하며
한 컷 담겨본다. 이미 습기에 절기는 했지만 장대비속에
갖고 갈 엄두가 안 나 카메라를 피재에서 버스안에 두고
왔더니 이런 상황에서는 아쉽기 짝이 없다.
오늘구간 장고목재가 경도로 치면 맨 서쪽이 되고,
다음구간 사자산을 지나고는 곧장 동진하게 되어
점점 집과 가까워지게 된다.
(비가 멎고 구름도 집으로 돌아가려는듯...)
(드디어 날머리, 동지들의 환영을 받으며...)
(장흥군 장동면에서 보성군 보성읍으로 넘는 고갯길)
(갑낭치(匣囊峙), 갑낭재, 감나무재)
드디어 날머리 감나무재에 도착했다.
그런데 감나무재는 어디가고 匣囊峙(갑낭치)가 나오는가?
한편, "값을 치러야 넘는 고개"라는 뜻도 있다는데
상자갑"匣"에 주머니낭"囊"을 쓰니 옛날 산적들이 진을 치고
있다가 통과세를 받지않았나 하는 짐작을 해 본다.
(맛있다. 점심까지 굶었으니...)
폭염보다는 폭우가 낫다. 오늘 완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날씨의 도움도 컸던 것 같다. 오늘도 점심을 굶고 걷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동지들 성원에 힘입어 완주를 했다.
이제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
두어달 정말 힘들었다. 그 힘든 기간에도 호남길을 걸었다.
고통을 누구한테도 하소연 못하고.. 정말 고독하게 혼자
어둠속을 걸었다. 오늘 중간지점 피재까지 가기도 힘들었는데
때마침 연결된 친구의 전화가 힘이되어 피재까지 갔고,
다시 동료들의 성원에 힘입어 날머리 감나무재까지
이제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느낌이다.
남은 호남길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맞을 수 있기를 바라며
종관님 태백산님께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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