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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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새해 일출
2014년 새해 해돋이 / 신불산 정상에서 해넘이, 2013년 마지막 해는 이렇게 졌다 집을 나설 때 뭔가 허전하다 했더니.. 바삐 먹는 밥이 체한다 했던가.. 갑자기 야영짐을 챙겨도 그렇지.. 신불재에 올라서니 그 허전함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아뿔싸! (2013년에 못 이룬 일들에 미련이 남아서 ..
2014.01.01 -
오월 / 오세영
오월 / 오세영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 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 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 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2013.05.11 -
2월의 시 / 오세영
2월의 시 / 오세영 "벌써" 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
2013.02.03 -
1월 / 오세영
1월 / 오세영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
2013.01.14 -
6월 / 오세영
6월 / 오세영 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체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꽃잎은 기다림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개구리가 ..
2012.06.06 -
겨울들녘에 서서 / 오세영
Michael Kenna / Black Posts 겨울들녘에 서서 / 오세영 사랑으로 괴로운 사람은 한 번쯤 겨울 들녘에 가 볼 일이다. 빈 공간의 충만, 아낌 없이 주는 자의 기쁨이 거기 있다. 가을 걷이가 끝난 논에 떨어진 낟알 몇 개. 이별을 슬퍼하는 사람은 한번쯤 겨울 들녘에 가볼 일이다. 지상의 만남을 하늘..
201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