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길따라 (중산리에서 청학연못을 들러 촛대봉능선으로 거림까지)

2009. 3. 27. 18:13山情無限/지리산




 


지리산 산길따라
(중산리에서 거림가는 길 청학연못을 들러 촛대봉능선으로...)






         ○ 일 시 : 2007. 12. 29 (토)    날씨 : 가끔 개였다 흐림, 세찬 바람
         ○ 참 석 : 산길따라종주산악회 30명
         ○ 코 스 : 중산리-로타리 대피소-천왕봉-연하봉-촛대봉-청학연못-촛대봉 능선-거림
         ○ 거 리 : 약 15.5km      ○ 소요시간 : 8시간 30분

         ○ 구간별 시간 (촛대봉부터는 촛대봉능선팀)
                    08:33        중산리 출발
                    10:05~15     로터리대피소
                    11:06        개선문
                    12:03~07     천왕봉(1915m)
                    12:45~13:15  장터목대피소 / 점심
                    13:26        연하봉(1651.9m)
                    14:13~17     촛대봉(1703.7m)
                    14:45~50     청학연못
                    17:03        거림



지리산!
언제나 마음 속에 자리하는 nostalgia.
12번을 가고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데 올해는 고작 5번,
해가 바뀌기전 지리산에 들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가천님이 좋은 코스없냐더니 그 새 카페에 방을 붙혔다.
승용차로 가면 돌아오는 길 운전도 걱정되니 내가 가야지...
잘 되었다. 가천님한테 전화를 해서 댓글 좀 달아달라 했다.
중산리-거림 코스는 울산에서 당일 다녀오기에 알맞은 코스지만
다른 코스를 생각하다 출장가는 바람에... 몇일만에 카페에 들렸더니
그동안, 비온 뒤 대밭에 죽순솟듯 신청자가 엄청나다.
산길따라종주산악회의 저력이 보이는 부분이다.
예상않은 상황에 대처하는 운영진들의 순발력이 돋보인다. 멋있다!
그렇게 해서 30명이나 되는 많은 인원들이 신새벽부터 부산을 떨며
지리산으로 향한다. 정상에는 눈꽃이 만발했다던데...





(산행코스, 녹색선이 지나 온 길)





(04:50, 문수고 앞)

새벽 4시에 일어나 배낭을 챙겨 접선장소 문수고 앞에 나가니
아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적막감만 돈다. 플래쉬를 터뜨리니
깜짝 놀란듯 도로중앙분리대 야광막대가 더 큰 불을 켠다.
시간이 다되어 가자 한 두사람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지리산 가는 날은 어김없는 지리산녀 초록별이 보이고,
이어 가천님이 회원들 아침상거리를 챙겨 차에서 내린다.




(남해고속도로 문산 휴게소에서, 가천님과 착한마음님)





(중산리탐방안내소 주차장에서)





(중산리탐방안내소 앞에서, 오늘은 30명, 참 많은 회원이 참석했다)





(지리산 산신령이 된 '우천 허만수 추모비')

"내가 사라지더라고 찾지마라.
지리산 산신령이 되어 지리산을 보호할 것".
"내가 안 보이면, 이 곳에서 죽은 줄 알아라.
흔적없이 지리산 품에 묻히고 싶으니 찾지 말라".
지리산을 사랑해 지리산에 머물다 구름처럼 사라져간 우천.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우천 허만수 추모비'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목례를 하고 지리산에 든다.




(탈출한다더니... 천왕봉에서 탈출하려는지 제일 앞서 바쁘게 오르는 가천님)





(갈림길, 왼쪽으로 가면 장터목대피소, 천왕봉은 직진)

사실 천왕봉이나 장터목대피소 가는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초행길이라도 이정표만 잘 보고 가면 길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산 아래와 정상은 10도 이상의 기온차가 있고 기상변화가
무쌍하기 때문에 산행채비는 단단히 하고 올라야 한다.




(가파른 길을 한참을 오르니 보상이라도 하듯 하늘이 열렸다)





(주렁주렁 매달린 고드름, 한 입 맛있게 잘라 먹었다.)





(로터리대피소 직전 마지막 오름길)





(로터리대피소 직전 헬기장은 좋은 조망처)

옅어진 구름사이로 눈꽃이 활짝 핀 봉우리들이 모습을 슬쩍 드러내 보인다.
정상은 눈꽃이 대단히 멋질 것 같다. 언제와도 지리산은 모습을 바꿔가며
가장 좋은 모습으로 입산객을 맞아준다. 그래서 지리산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 한둘이 아니지만 누구처럼...




(로터리대피소에서 완전무장을 하고...)





(정상을 향하여... 걸음 걸음이 힘들지만 그래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조망바위에서 바라보는 1386봉 방향)





(무슨 사연있길래 아직도 지지못한 단풍은 눈꽃을 피우고...)





(누가 겨울산을 황량하다 했는가?)





(울산서 지리산 비경을 담으러 온 사진작가들... 지리에서 만나다니 얼마나 반가운지.)





(천왕봉 가까이 왔나 보다 벌써 개선문)





(개선문을 지나자 완전히 눈길로 변해있었다)





(구상나무와 눈이 합작하여 피운 겨울꽃)





(신선이 산다면 이런 곳 아닐까?)





(산객도 신선같이 신선이 사는 곳으로 빠져들어간다)





(눈꽃이 만발한 구상나무 숲 속 산길을 따라...)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인고의 시간은 또 얼마였을까?)





(아름다운 동행)





(드디어 천왕봉, 산길의 등대같이 갈 길을 가늠해 주는 이정표)





(천왕봉에 선 산남산녀들, 오늘은 김치님이 후미를 맡아 더 든든하다.)





(시나브로도 증명사진을 남기고.../김치님 감사!)





(정상에는 제대로 서 있기 힘든데 구름이 몰려오면서 시계가 갑자기 흐려진다)





(하산길, 인생이나 등산이나 하산길이 더 중요한 것 아닌지?)





(산에 가면 산이 되고, 바위가 되고 나무가 되고싶다.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갈 길이 먼데... 눈 앞에 펼쳐지는 설경은 자꾸 발걸음을 붙잡고...)





(제석봉에서, 비경을 더 담으려 했는데 배터리가 한 칸밖에 남지 않아...)





(장터같은 장터목대피소, 취사실이 복잡해 밖에서 점심을 먹어야했다)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 아닐까?)





(파란 하늘이 나타나 재빨리 카메라를 내었는데... 금새 구름이 하늘을 덮어 버렸다)





(연하봉 비경 한 장면을 잡기위해...)





(바닷속을 걷는듯...)





(겨울산 소나무와 눈 못지않게 잘 어울리는 산죽과 눈)







(지리는 새벽부터 달려온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맞아 주었다)





(꿈결인듯... 환상적인 길을 걷는다 / 김치님이 한 컷)





(촛대봉 직전 눈쌓인 숲길을 지나며)

숲 속 눈길

뽀드득 뽀드득
산새도 자는듯
고요한 길

조용히 가슴속
감춰놓은 이야기를
끄집어 내어
듣는이 없다고
내려놓는데

나는 들었다며
뽀드득 뽀드득

들켜버린 마음
부끄러움에
달아오르는 얼굴




(촛대봉, 일행은 세석대피소를 거쳐 거림으로 향하고, 4명은 촛대봉 능선으로 출발)





(청학연못을 찾아서... 칼바람이 얼굴을 따갑게 때린다)

얼마 전부터 지리산꾼들 사이에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
마음놓고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더 가 보고 싶은 청학연못.
가 보리라 하면서도 쉽게 기회가 닿지 않았는데,
마침 김치님과 무제님이 청학연못으로 간다기에 따라 나섰다.
아마, 일행 모두 가고 싶은 생각은 있었겠지만 짐승급에 속하는
원체 산길의 준족인 김치님과 무제님이 가는 길이라 주저했던 것 같다.
그런데 초록별님이 따라나서 일행은 4명. 단촐하다.




(세석평전)





(눈꽃이 눈부신 촛대봉 능선에서..., 바로 아래 촛대봉골은 합류하여 도장골이 된다)





(아 그냥 스쳐지나가기엔 너무 아쉬움이 남는 모습들)





(갑자기 눈이 시리도록 청명한 하늘이 열렸다.)





(촛대봉 능선에서 바라본 남부능선, 토끼봉능선...)









(청학연못에서... 무제님이 한 컷)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나오는 크랙바위를 찾기가 쉽지않아
조망이 좋은 바위에 올라가 연못이 있을만한 곳을 찾는데
마침 김치님이 저 아래서 소리를 친다.

청학연못은 꽁꽁 얼어 있었다.
지리산 어딘가에 있다는 전설속의 청학동.
이곳이 그 청학동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는 청학연못.
그 청학연못에도 겨울이 오고 겨울은 연못을 얼렸다.
조심스럽게 얼음판 위에 올라 전설의 단초를 찾아본다.
이런 곳에 이런 연못이 있다니... 전설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인공으로 둑을 쌓아 물을 가둔듯한 모습이
다소 어색하긴해도 지리산 전설이 되어 가는 곳.




(시루봉에서, )

앞에 펼쳐진 능선은 지리산 남부능선,
영신봉에서 뻗어내려 하동, 진주, 고성, 함안, 마산, 창원을 거쳐
김해시 상동면 매리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낙남정맥.




(시루봉에서 지나 온 촛대봉을 뒤돌아 보며...)





(시루봉에서 내려서는 길, 가파른 골짝으로 한참을 내려섰다.)





(얼마간은 호젓한 낙엽길로 이어가더니...)





(잡목숲을 지나니...)





(키를 넘는 산죽숲을 1시간 이상이나 악전고투하며 헤쳐 나와야 했다)





(삼각점, 운봉 436)

산죽 숲 사이에 삼각점이 보였다.
삼각점을 덮고 있는 낙엽을 걷어내고 사진을 한 장 찍고
눈을 들어보니 잠깐 그 머뭇거린 사이 모두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렇지 않아도 거림골로 내려간 회원들과 시간 차이가 많이 날 것 같아
산죽숲 미끄럽고 거친 길을 바쁘게 내려서는 중인데...
하여간, 김치님과 무제님은 왠 축지법을 쓰는지...




(능선이 끝나기 직전 우측으로 꺾어 내려섰다.)





(거림이 눈에 들어 오고...)





(드디어 거림탐방안내소를 무사히 넘어섰다)

30명 산길따라 님들이 지리산 눈길산행을 무사히 마쳐 감사하다.
승용차로 1대로 조용히 갔다오려 했는데 역시 지리산은 지리산이었다
울산에서는 찾고 싶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산이 아니어서 그런지
많은 님들이 신청을 했고, 또 종주산방의 명성에 걸맞게
산을 좋아하고, 산길을 잘 걷는 회원들이 참여한 탓에
무사히 즐거운 산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언제나 수고가 많은 운영진에서 회원들의 뜻을
따라 상황에 잘 대처를 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오두리님의 친구분이 운영하신다는 '거림민박(?)'에서
땀을 씻고 김치찌게로 식사하며 산행마무리까지 할 수 있어 좋았다.
오는 길 감자바우님은 산길따라 산방의 전통을 깨려고 작정을 했는지
바람을 잡더니 일순간 노래솜씨와 입답으로 분위기를 압도해 나간다.
역시 그 정도의 흥과 실력이 있으니 그랬으리라. 멋쟁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산이 좋아 모인 사람들...
순수한 모습과 순수한 열정으로 2008년도 잘 열어 갔으면 좋겠다.
함께한 모든 님들 반가웠습니다. 지리의 황홀한 설경을 함께보며
산행을 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어가시길... 복많이 받으세요.
산길따라종주산악회 화이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