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군의 달뜨기, 그 능선에 올라...
2009. 3. 27. 18:20ㆍ山情無限/지리산
남부군의 달뜨기, 그 능선에 올라...
(밤머리재에서 웅석봉 거쳐 덕산교까지)
○ 산행일자 : 2008. 5.31(토) 08:20 ~ 15:14 (6시간 54분)
○ 산행날씨 : 맑음, 박무
○ 참석인원 : 가천, 시나브로 (2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17k㎞
○ 산행코스 : 밤머리재-왕재-웅석봉-달뜨기능선-마근담봉-804봉-벌목봉-수양산-시무산-덕산교
○ 소 재 지 : 경남 산청군 삼장면, 단성면
○ 소요시간
05:00~07:40 문수고 출발 / 덕산도착
08:00 밤머리재 도착 / 택시
08:20 산행시작
08:47 850봉(헬기장)
09:18 왕재
09:52 1079봉 / 달뜨기능선 분기봉
09:58~10:28 웅석봉(1099.3m)
10:33 1079봉 / 달뜨기능선 분기봉
11:30~12:00 전망대 / 점심
12:13 갈림길 이정표 (다물교육원 / 홍계.딱바실계곡)
12:29 갈림길 이정표 (마근담 / 딱바실재)
12:36 갈림길 (마근담봉, 수양산 / 이방산)
13:22 안부 / 임도
13:50 벌목봉(743m)
14:28 수양산(502.3m) 삼각점
14:55 시무산(402.5m) 삼각점
15:14~40 날머리 59번도로 / 덕산교
19:10 울산도착
실질적 종착점 진부령을 몇 구간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어서 진부령에 닿기전 천왕봉에서
중봉, 하봉, 왕등능선, 달뜨기능선을 거쳐 덕산 덕천강에서
숨을 죽이는 백두대간을 끝까지 따라 가 보고 싶었고,
또 역사의 현장 답사구간중 한 구간으로 언제 시간내어
가 보려 벼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회가 왔다.
뱀사골 청류는 왜 그리 눈이 시리도록 푸르며
피아골 단풍은 왜 그렇게 핏빛으로 물드는가!
달뜨기 능선의 검푸른 신록도 왜 이유가 없겠는가!
지리산 아흔아홉골, 능선마다 사연이 없는 골이 어디 있는가?
우리민족의 수난과 질곡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산, 지리산!
여순사건 패잔병들이 처음으로 지리산에 들어섰던 초입.
기나긴 여로를 마친 남부군이 지리산에 첫발을 디딘 달뜨기 능선.
(저 위가 오늘 들머리 밤머리재)
날머리 덕산교 가기 전에 있는 SK주유소를 지나치는 바람에
시천 SK주유소 앞까지 와서 주차를 시키는데 조금전에 통화한
조덕환 기사님한테서 지금 어디냐며 전화가 왔다. 돌아가기도
그렇고 하여 시천으로 택시를 불러 들머리 밤머리재로 갔다
밤머리재까지 택시비는 13,000원
덕산 개인택시 조덕환 기사님 / 011-586-9595
덕산에서 청학동, 중산리까지 커버를 한다고 한다.
(밤머리재에서 쉼터 운영자와 커피 한잔을 나누며...)
산이 좋아 모든 것 뒤로 하고 밤머리재에 들어와
쉼터를 운영하시는 권영진님과 커피 한잔 나누며...
오늘은 진주에서 오신 사모님이 커피를 타 주신다
(친절한 통나무 계단길을 통해 천국가듯 입산한다)
(밤머리재에서 출발한지 1km되는 지점, 웅석봉까지는 4.3km)
(능선에 올라서자 천왕봉이 눈 앞에 다가서고 산청읍 방향으로는 황매산도 보인다)
(859봉 헬기장)
(시원한 조망이 좋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웅석봉)
(돌아보니 천왕봉과 출발한 밤머리재도 한 눈에 들어온다)
(웅석봉과 달뜨기 능선 분기봉(1079봉))
'달뜨기 능선'이란 가슴아픈 역사의 산물.
대하소설 '지리산'에서 소개되어 퍼지게 된 이름.
웅석봉과 감투봉 사이의 능선으로 빨치산들이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피해 숨어든 치밭목, 조개골 비트에서
이 능선 위로 떠 오르는 달을 보며 고향과 가족생각에
가슴 앓았다하여 붙혀진 이름 '달뜨기 능선'.
"동무들 저기가 달뜨기요! 이제 우리는 지리산에 당도했소.
둔철산을 넘어 경호강이 내려다 보이는 산마루에 서서
멀리 웅석봉 거산의 모습을 보며 남부군은 탄성을 지른다.
그리고 경호강을 건너 지리산으로 들어간다."
이병주의 '지리산'中
(왕재, 웅석봉 2km를 가르키고 있다)
(1065봉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며..., 왕산도 한 눈에 들어온다)
(14)
(화무십일홍이라더니... 가는 세월이 버겁게만 보인다)
(달뜨기 능선 분기봉을 내려서면서...,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웅석봉)
(오늘 함께한 가천님, 웅석봉 증명사진)
봉우리 모양이 곰같다하여 이름이 되었다하기도 하고,
험준하여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도하는 웅석봉.
이전에는 접근하기가 힘들었으나 밤머리재로 길이 뚫리면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산이 되었다고 한다.
(웅석봉 정상의 삼각점, 산청 25)
(지도를 펴 놓고 주변 산들을 찾아보고)
(가지산 방향, 앞에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의령 자굴산인듯하다)
(웅석봉에서 달뜨기 능선을 조망하다)
"동무들! 저기가 달뜨기요. 이제 우리는 지리산에 당도한 것이요!
눈이 시원하도록 검푸른 녹음에 뒤덮힌 거산이 바로 강 건너 저편에 있었다.
달뜨기는 그 옛날 여순사건의 패잔병들이 처음으로 들어섰던 지리산의 초입.
- 남부군은 기나 긴 여로를 마치고 종착지인 지리산에 들어선 것이다.
제2병단 이래 3년여의 그 멀고 험난했던 길을 이제 다시 그 출발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1천 4백의 눈동자가 일시에 그 시퍼런 연봉을 응시하며 "아아!"하는
탄성이 조용히 일었다. 여순이래의 구대원들이 마치 고향을 그리워하듯
입버릇처럼 되뇌이던 달뜨기... 이현상이 '지리산에 가면 살 길이 열린다'고 했던
빨치산의 메카 대 지리산에 우리는 마침내 당도한 것이다. 나는 형언하기 어려운
감회에 젖으며 말없이 서 있는 녹음의 산덩이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지리산이여, 이제 너는 내게 어떤 운명을 가져다 줄 것이냐..."
'이태'의 "남부군"中에서
(산청독바위에서 본 달뜨기능선 / 빨치산루트 산행시 찍은 것)
달뜨기 능선은 대낮에 산청독바위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보름달이 뜨는 날 치밭목쪽에서 제대로 봐야할 것 같다.
토벌대의 대대적인 공습에 쫓긴 빨치산들이
치밭목과 조개골 비트에 숨어들어 이곳 '달뜨기 능선'
위로 떠오르는 달을 보며 고향과 가족들을 생각했을 것이다.
낡은 총자루를 옆에 두고 구수하게 풍기던 된장냄새와
아내의 젖비린내와 어머니의 말라붙은 가슴팍을
떠올리며 몸서리쳤을 애환의 달뜨기 능선.
청색부분은 이병주의 '지리산'중
(달뜨기 능선 분기봉에서 만난 부산알파인크럽 시그널, 알파인님들을 만난듯 반갑다)
(달뜨기 능선 분기봉의 이정표)
(역설적이게도 산에 들어서면 산을 제대로 볼 수 없을 때가 많다)
달뜨기 능선을 보려고 봉우리마다 올라본다.
다행히 1034봉 올라 지나온 길을 조금 볼 수 있었다.
(앞쪽으로는 뾰족 봉우리가 내민 머리만 조금 보인다)
(가을산행마냥 운치있는 낙엽길도 걷고...)
(땅비싸리(?)와 자란초)
6월에 짙은 자주빛으로 피는 자란초는 한국특산종.
전남 백양산, 전북 내장산, 경남 지리산, 가야산, 강원 공작산 등에
분포하는 흔치않은 귀한꽃이라는 하는군요
(가끔씩 길을 지울듯 숲이 무성한 곳도 지난다)
(특급 전망대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배경으로 선 가천님)
(아스라히 멀어진 산행들머리 밤머리재와 작별할 준비를 하고...)
(전망대에서 본 지리산 천왕봉, 주능선과 뻗어내린 지능선 파노라마)
(35)
(민백미)
(달뜨기 능선의 짙은 녹음은 이념이 무엇이고 사상이 무엇이냐고 질책하는듯하다)
지리산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길을 잘못들기 쉬운 곳, 삼장면 홍계방향으로 직진해야 한다)
(홍계방면으로 15분쯤 진행하면 또 나오는 갈림길, 마근담방향으로 가야한다)
(마근담봉 오르는 길의 시나브로, 가천님 감사)
(마근담봉 갈림길, 좌측길이 수양산-덕산교 방향, 우측길은 이방산 가는 길)
(산길따라 팬던트를 걸어놓고는 그 밑에서 흐뭇해하는 가천님)
(이고들빼기?)
(은방울꽃, 그 중 나은 꽃을 찾았는데도 색이 바랬다)
(곳곳에 이런 웅덩이가 많이 보였는데...)
(또 얼마나 올라가려는지 고도를 낮출 수 있는데까지 낮춘다)
(793봉에서 급하게 내려서는 길에서 만난 반가운 '세월' 시그널)
요즘, 대간과 정맥길을 가느라 산행에 참석도 잘 못하는데...
산길에서 시그널을 만나니 세월님들 만난듯 반가워 한 컷 해 본다.
(왼쪽 옆으로 임도가 나 있는 안부)
('자유인 & 쭈니' 시그널, 달린 가지가 부러져 있어 옮겨 놓았다)
역시 지리산 매니아답게 곳곳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다.
(다시 열린 숲 사이로 우뚝 선 봉우리가 나타난다)
(벌목봉 직전 봉우리에서, 왼쪽 백운계곡쪽에서 올라오는 임도가 보이고...)
달뜨기 능선은 유명하지만 덜 알려진
마근담봉에서 흘러내리는 딱바실계곡과 왼쪽의 백운계곡도
지리산 장대한 계곡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많은 수량의
계류와 소가 절경을 이룬다고 한다.
(오늘 산행하면서 처음 만난 산객, J3 시그널을 배낭에 단 태극종주자)
얼마나 반갑던지... "반갑습니다. 수고 많습니다" 인사를 하고
앞에 가는 가천님 위치를 물었더니 5분정도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벌목봉, 793봉에서 급하게 내려섰다가 뙤약볕에 한참을 올랐다)
(골무꽃)
(백선)
(벌목봉 내려서는 길에 있는 샘터, 수량은 많지않은 것 같다)
벌목봉 내려서는 길이 보통 가파르지가 않다.
조심조심 내려가다 셔트를 눌렀는데 셔트가 안 듣는다.
카메라를 확인하니 메모리가 FULL이어서 더 저장할 수가 없다.
아직 날머리까지 많이 남아있어 카메라가 안되면 낭팬데...
급비탈을 다 내려와서 확인하니 지난번 찍은 사진을 지우지 않아
메모리가 가득차버린 것이다. 나무 그늘 밑에서 사진을 일일이
확인하며 몇 장을 지웠다. 5분은 족히 걸린 것 같다.
갈길이 바쁜데 이러고 있으니...
(우뚝한 수양산 봉우리)
(수양산 정상의 삼각점 / 산청 455)
(수양산 정상, 태극종주길답게 온통 태극관련 시그널들이다)
(송림을 지나 시무산 가는 길)
(시무산(402.5m) 정상의 삼각점 / 산청 465)
(이제 오를 일없이 내려만 가는 길... 마지막 빨래판같은 길이 제법 힘들게 했다)
(조록싸리꽃)
(개망초)
(날머리에 있는 수양산에서 천왕봉거쳐 덕두산까지... 태극종주 출발지점)
(마근담 골짜기)
(덕산교, 사리마을)
덕분에 가슴아픈 역사의 현장을 다녀올 수 있어 좋았고
백두대간이 숨을 죽이는 끝자락을 가 볼 수 있어 좋았다.
남명 조식 선생의 유적도 찾아봤으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울산으로 향한다.
수고한 가천님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오늘 산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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