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 3차 (5구간 : 질마재에서 행치재까지)

2009. 12. 12. 00:16山情無限/한남금북정맥(完)

 
 
 
 
 
한남금북정맥 3차 (질마재에서 82번 국도까지)





3번째 출정이다.
지난구간 하룻길을 이틀 나누어 가는 바람에 이번에
한남금북정맥을 끝내려던 계획이 다음으로 미뤄지긴 했지만
충청도 인심을 듬뿍받아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기분탓인지
산길가는 것만도 좋은데 이번 산행은 더 기대가 된다.

이번 구간은 질마재에서 행치재를 거쳐 82번 국도까지 잇는데
괴산군과 음성군을 지난다. 괴산군은 '괴산 35명산'으로 유명하고
벽초 홍명희의 고장이기도 하다. 또 음성은 큰산 아래 행치마을이
낳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생가가 있고 '음성꽃동네'를
품고 있는 소속리산을 지난다. 도상거리 약 44km



5구간(3차 1일째) : 올겨울 첫눈 산행은 한남금북정맥 길에서..

○ 산행일자 : 2009. 11. 21(토) 07:40 ~ 15:50 (8시간 10분)
○ 산행날씨 : 맑음, 추운 날씨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21.0㎞         누적거리 : 112.85km
○ 산행코스 : 질마재-칠보치-칠보산-송치재-모래재-보광산 갈림길-고리티재-보천고개-행치재
○ 소 재 지 : 충북 괴산군 청안면, 사리면, 소수면 / 음성군 원남면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 (울산 - 증평IC - 증평역) : 승용차

07:05~30         증평역 -> 산행들머리 질마재 도착

☞ 산행들머리 질마재 가는 방법

1. 대중교통 / 증평 <--> 청천간 군내버스

○ 증평 출발 : 07:05 ~ 19:25까지 12회 증평역 출발(25분 소요, 1,200원)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7:40            질마재 출발

08:30            칠보치 (350m)

09:24            쪽지봉 (칠보산,350m)

11:05            모래재 (228m, 34번 국도)

12:07            보광산 갈림길

12:32            고리티고개

12:12~19         377.9봉

14:06            보천고개 (230m, 515번 지방도)

15:06            가정자 (180m)

15:50            행치재 (한금령휴게소, 200m)

③ 복귀

15:55~16:05      행치재 ~ 마송3리(자라바우) : 도보

16:40~17:00      마송3리 ~ 증평우체국 : 음성 -> 증평행 버스

☞ 행치재에서 증평 오가는 대중 교통편

07:50 ~ 20:30까지 일 13회 음성 <--> 증평간 버스, 음성출발 시간 / 20분 소요, 1,000원)



오늘따라 더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10시 반이 되어서야
집을 나선다. 그래도 새벽에 출발하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
출발하지만 충북 증평역까지는 줄곧 가더라도 3시간 반이나
걸리는 거리니 2시는 되어야 도착할 것 같다.

바쁠수록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가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모르게 가속페달을 밟아 목적지까지 30분은 일찍 도착하겠다
싶었는데 문경을 지나면서 비치던 눈이 속리산 휴게소가 가까운
지점부터는 운전을 하기 힘들 정도로 펑펑 쏟아져 내린다.
속리산 휴게소에 들려 눈이 조금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증평역에 도착하니 2시 반.. 독립운동하는 것도 아닌데..





(증평역의 새아침, 밤에 눈이 많이 내렸는데 하늘이 쾌청하다)

아침으로 두유와 떡으로 간단하게 때우고 나니
아침을 해결하느라 늘 바쁘게 설쳤던 것보다 훨씬 여유가 있어 좋다.
7시 5분에 첫차라는데 시간이 다되어 가는데도 버스가 보이지 않아
첫차를 놓칠까봐 교통요충지 증평우체국 앞으로 갔다.

증평, 생소한 이름이다. 4구간 구녀산 지나 457봉에서 질마재까지
증평읍 율리 구간 약 10km남짓 걸었지만 4구간에도 증평을 들렸고,
5구간을 가기 위해 하룻밤을 증평역광장에서 자기까지 했으니 한남금북
정맥산행이 아니었으면 증평이라는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이 지역을
어떻게 들렸겠는가? 증평군은 2003년 증평군 설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그 해 8월 30일 음성군에서 분군되었는데 행정구역은 증평읍과 도안면뿐으로
1읍 1면의 우리나라 내륙에 있는 지자체중 가장 작은 초미니 군이다.
최신 지도가 아니면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지자체이기는 하지만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예로부터 질좋은 인삼이 생산되는 고장이며
증평읍은 승격된지가 60년이 넘은 유서깊은 읍이다.





(지난밤 내린 눈이 얼어붙어 빙판이 된 질마재)

버스가 질마재로 향하는데 주변은 온통 눈으로 덮혀
하얀세상이 되어 보기좋지만 버스는 눈길을 빌빌거리며 기어 오른다.
중간에 몇 사람이 타고 내리는 바람에 전세낸듯 결국 혼자
타고가다 빙판이 된 질마재 고갯마루에서 어렵게
차를 세우는 기사님을 보니 조금 미안하기까지 하다.





(코끝이 찌릿할 정도로 기운이 차지만 올 겨울 첫눈산행이어서 마냥 좋다.)





(장뇌삼 재배를 위해 벌목한 능선을 내려서면 칠보치 / 350m, )

일반적으로 산줄기를 중심으로 군이나 면의 경계를 삼는데
질마재에서 596.5봉까지는 청안면 좌우를 가르며 정맥이 지나가다
또 이번구간 솔티재에서 보광산까지는 사리면을 좌우를 나눈다.
칠보치는 청안면의 배나무골에서 객골로 넘어가는 고개로
비포장이긴 해도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이 좋다.





(낙엽송 숲길 우측으로는 방대한 비닐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542봉으로 알았는데 쪽지봉 명패가...,)

칠보산은 오른쪽 능선으로 50m쯤 비껴나 있다.





(마루금에서 조금 비껴나 있는 칠보산)

산은 별 특징이 없지만 정상석은 아담하고 품위가 있어 보인다.





(오른쪽 산자락은 방대한 염소사육장, 마루금을 따라 철조망이 쳐져있다)





(다시 오른쪽에 나타난 농장의 철조망을 따라 송치재로 향한다)





(모래재 내려서기 직전, 눈속에 묻혀있는 344.1봉 삼각점)





(보광산 자연농원 후문으로 내려 운동장을 지나서...)

자연농원 윗쪽 능선이 마루금같은데 막아놓았길래
농원 후문쪽으로 내려섰더니 마당을 지나 정문으로 나온다.
농원 방향으로 시그널이 몇 개 달려있지만
마루금은 막아놓은 능선쪽이다.





(모래재 / 228m, 모래재에는 의병격전유적비가 있다)

자연농원 앞을 지나는 지방도를 건너 수암낚시터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가면 증평에서 괴산으로 통하는 34번 국도가 지난다.





(보광산 등산안내도)

지하통로로 34번 국도를 지나니 보광산 등산안내도가 나온다.
여기서 정맥 마루금 따르기가 쉽지않다. 정확한 마루금은
보광농원 윗쪽에 막아놓은 능선길로 진행하여 도로 2개를
건너 이어가야 하지만 일단 보광산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조금 오르니 마루금은 보광산 등산로와 함께 간다)





(차도와 임도로 갈리는 보광사 삼거리, 임도를 따른다)





(옛날 보광사 절터인듯, 보광사지 5층석탑)





(고리티재 30분, 보광산 5분, 모래재 50분. 보광산 갈림길)

한남금북정맥이 통과하는 괴산군은
삼국시대에는 백제의 영역이었다가 고구려의 잉근내현, 상모현,
도서현이 되었고, 다시 신라에 속해 괴양현과 도서현이 되었다고 한다.
이후 995년(고려 성종 14) 충주, 청주 등 13주 45현으로 구성된
중원도에 속했다가, 1018년(현종 9) 괴주지역이 괴주군, 장연현,
장풍현, 청천현, 청당현, 청안현이 되었고 1413년(태종 13)부터
괴산군이라 불리었다고 한다. 현재는 1읍 10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 들머리 질마재에서 378.5봉까지 청안면과 사리면,
소수면을 지나지만 흔히 조령산, 희양산, 청화산, 악휘봉, 대야산..
등으로 이어지는 '괴산 35명산'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동쪽에
모여있어 한남금북정맥 상에는 보광산(539m)만 위치하는데
그나마도 마루금에서 200m가량 비껴나 있다.
괴산은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의 고장으로도 유명한데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홍명희문학제'를 매년 열고있다.





(백마산 40분을 가리키는 이정표)

괴산군 소수면과 사리면의 경계를 타고 가던 정맥길은
비알길을 내려선 후 이어지는 호젓한 능선길로 기분좋게 진행하면
둔터골과 소암리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395봉 명패와 삼각점)





(395봉에서 급하게 비알길을 내려서면 시멘트 포장이 된 고리티재)





(백마산 갈림길, 여기서부터 음성군에 들어섰는데 잠시 괴산군의 경계와 함께간다.)

백마산(465m)은 산세가 이름다워 소금강이라 부른다.
백마산 중턱에는 백마굴이 있고 산의 서쪽 5㎞ 정도 떨어진 곳에
백마령이 있는데 백마령은 예로부터 교통로의 몫을 해왔으며
현재는 충북선 철도와 청주∼충주 간 국도가 지난다.





(왼쪽의 백마산)





(25)





(26)





(음성군 원남면과 괴산군 소수면을 잇는 515번 지방도가 지나는 보천고개(230m))







(보천고개에는 450년이 된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가 있다)





(30)





(북진하던 정맥은 375봉을 지나면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

음성군과 괴산군 경계를 타던 정맥은 괴산군과 작별을 한다.




(융단길을 걷는듯... 밟고 가기에 미안할 정도로 멋진 길을 간다)





(378봉에서 급하게 내려서면 가정자, 도로를 건너 인삼밭 모퉁이를 타고..)







(인삼밭을 갓길로 어렵게 통과하니 운치있는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더니 )





(숲에서 나오자 하늘이 트이고 파란 하늘을 캔바스 삼은 구름이 멋을 부린다)





(몇 시간 전에 멧돼지가 식사를 한듯...)





(잘못된 만남인지... 나무들도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내일 오를 큰산도 이제 성큼 다가왔다)





(행치(고개) 보천방향의 한금령휴게소)

충청도 지역 인심에 산행길도 즐거웠는데..
장사꾼들은 딴동네 사람같다. 행치에 버스가 서는 줄 알고왔지만
차 시간을 몰라 휴게소에 들어가 증평가는 차 시간을 물었더니
차 시간은 가르쳐주지 않고 차가 자주 오지는 않지만 여기서
10분 정도 걸어 내려가면 버스타는 곳이 있다고 친철(?)하게
묻지도 않는 것까지 가르쳐 준다. 고갯마루에 차가 서지 않느냐
했더니.. 안선단다. 왜 고갯마루에 차가 서지 않는다고 했을까?





(그럴줄 알았으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생가를 다녀올걸...)





(한금령휴게소 그 친절한(?) 아주머니 덕분에...)

가르켜준대로 36번 도로를 따라 보천방향 마송3리
정류장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증평가는 버스가 지나간다.
저 차를 탔으면 좋았을텐데... 길을 건너가 마송3리 정류장에서
기다려보지만 차는 오지않고 갑자기 날씨까지 추워진다.
찬바람을 맞으며 40분 넘게 버스를 기다린 것 같다.
길을 내려올 때 지나간 버스를 고갯마루에서 탔으면
1시간은 빨리 증평으로 갔을텐데.. 그 아주머니는 반대쪽
고갯마루에 있는 휴게소 가는 것이 싫어서 그랬을까?
씁쓸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증평으로 돌아와 애마를 회수하고는 주변 경관이라도
살펴보려는데 벌써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여 시장통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사우나를 하고, 피시방에서
시간을 보낸다. 오늘도 증평역 광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 들머리 행치고개까지 승용차를 몰고가 산행후 차를
회수하기로 한 터여서 크게 신경쓸 일도 없었는데...

인터넷을 뒤지다 눈이 번쩍띄는 멋진 교통편을 찾았다.
날머리 무극에 주차시키고 무극에서 행치까지 버스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하는 방법.. 그러면 산행을 마친 후 곧바로 출발할 수
있는데다 대중교통 시간 맞추느라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피시방에서 노닥거리다가 11시 반이 넘은 시간에 갑자기
바빠졌다. 그래, 지금 무극으로 가자. 급히 차를 몰아 무극에
도착하여 주변을 살피니 하룻밤을 보내기에 멋진 읍사무소 마당.
여장을 푸니 12시!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