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 4차 (終 / 7구간 : 82번 국도에서 칠장산까지)

2009. 12. 29. 21:17山情無限/한남금북정맥(完)

 

 


한남금북정맥 4차(終)
(7구간 : 82번 국도에서 칠장산까지)






오늘 한남금북정맥을 마무리 하려다 보니
금왕읍 82번 국도변 월드사우나에서 칠장산까지 가게되었는데
어떤 산꾼은 31km로 계산하기도하는 장거리 구간이 되어 버렸다.
그것도 낮 시간이 제일 짧은 동지무렵이어서 해지기 전에 산을
내려 와야 히치하이킹이라도 할 수 있을것 같은데 날씨마저
영하 16도까지 내려간 혹한이어서 신경 쓰인다.

군부대와 쌍봉초교, 높은봉을 지나 이미 3번이나 가로지른
583번 도로를 다시 건넌 후 들길같은 길로 앞쪽에 파노라마로
펼쳐 보이는 마이산 능선을 향하여 북서방향으로 진행하던 정맥은
대야리 고개를 지나면서 능선에 붙어 산행같은 산행이 시작된다.
이후, 경기도 이천시 율면과 안성시 일죽면, 음성군의 금왕읍
경계를 타고 마이산(망이산), 도고리봉을 지나 356봉 직후에
만나는 백운산 분기봉에서부터 완전히 안성시로 들어서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이 갈리는 3정맥 분기봉인 칠장산까지
이어간다. 선답자들은 한결같이 산길도 아닌 금왕공단 통과가
산길보다 애를 먹는 구간이라고 겁을 주는 구간이다.



○ 산행일자 : 2009. 12. 18(금) 07:10 ~ 17:00 (9시간 50분)
○ 산행날씨 : 맑음, 매우 춥고 오후 바람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27km         누적거리 :162.7km
○ 산행코스 : 월드사우나-184봉-쌍봉초교-마이산-차현고개-황석골산-도솔산-걸미고개-3정맥분기봉-칠장산
○ 소 재 지 : 충북 음성군 금왕읍 / 경기도 이천시 율면 / 안성시 일죽면, 죽산면


구간 진행시간

① 접근

17:00~           당진 ~ (진천) ~ 월드사우나 : 승용차

☞ 무극터미널에서 월드사우나 가는 방법

- 도보(20분 소요) 또는 택시, 버스?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7:10            월드사우나 출발

07:49            184봉 / 일출

08:35            쌍봉초교

09:51            외딴집 / 진주소씨 묘

11:35~58         마우정(샘터) / 점심

12:02            마이산(471.9m)

12:29            화봉육교(수레티고개, 차현)

12:49            황석골산(352.9m)

13:46            당목고개

14:21            도솔산(278m)

14:58            걸미고개(안성CC 입구) /17번국도

16:33            칠장산 3정맥분기봉

16:40            칠장산 정상(492.4m)

17:00            칠장리 중간마을

③ 복귀

17:05~17:18      이동 (칠장리 중간마을 ~ 죽산쉼터) / 히치

18:40~19:05      이동 (죽산쉼터 ~ 월드사우나) / 택시

☞ 칠장사->죽산/ 06:40,09:30,13:00,18:30, 죽산->칠장사/ 06:50,09:55,13:30,18:55

광혜원 택시 / 043-535-3254



어제 오후늦게 당진에서 출발하여 오는 길 진천에서
저녁먹고 피시방 잠시 들렸다 오는 바람에 늦은 시간 들머리
월드사우나에 도착하여 주차장 한켠에서 하루밤 유숙을 한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때만 해도 기온이 그렇게 내려간 것 같지
않았는데 새벽에 잠이 깨어 침낭밖으로 고개를 내미니
바깥기운이 얼마나 찬지 정신이 번쩍든다. 날씨가 추운데다
먼동도 트지 않아 한참을 미기적거리다 침낭을 빠져나와
자동차의 시동을 켜니 외기 온도가 -16도를 가르킨다.

불을 피우기도 마땅찮고, 주위 식당도 없어 두유와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완전무장을 하고 출발을 하려는데 몸의 모든
끝이 시리다못해 바늘로 쿡쿡 찌르는듯 하다. 그래도 가야겠지.
누가 대신 가줄 수 없는 길이기에 먼동이 트자 출발한다.





(세상이 모두 꽁꽁 얼었지만 9정맥 완주에 대한 열정으로..)

미호천 최상류 지역인 금왕읍은 낮은 구릉지역이다.
오늘 들머리는 월드사우나 건너편 볼록한 봉우리가 마루금이지만
길이 막혀 목우촌 앞의 82번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 신호등 사거리
교차로에서 우측으로 꺾어 건너고 다시 좌측으로 꺾어
583번과 82번 도로의 사잇길을 따라간다.

진행할수록 정맥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마루금이 농공단지
조성으로 실종된 현장을 답사하는 기분이다. 시린 손으로
지도를 펼쳐 보지만 선답자들의 경험담같이 구릉지 속에서
독도는 의미가 없어 시그널을 따라 정맥길을 더듬어 간다





(583번 도로를 줄넘기 하듯.. 벌써 2번째 건넌다.)

GS주유소 맞은편에서 좌회전하여 한솔신약의 작은 간판
옆길로 진입하여 '울엄마보신탕집' 뒷길로 들어선다.
농공단지 삼거리 절개지에 SAMPO 건물이 보이면 좌회전하여
비포장 수레길을 따라 583번 지방도로로 내려선다.





(도로공사 한다고 마루금은 무참히 잘려 나가고..)





(184봉 오르다 만난 일출, 사진 서너장 찍었는데 벌써 배터리가...)

절개지를 타고 올라 숲에 드니 온갖 잡목이 옷을 붙잡는다.
마침 184봉 정상직전에서 일출을 맞는다. 셔트를 눌렀는데...
추운 날씨는 몸만 얼어붙게 하는게 아니라 카메라도 얼게하여
배터리 눈금이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 카메라가 듣지 않으면
무슨 재미로 이 길을 간단말인가? 얼른 새 배터리로 갈고
빼낸 배터리는 품속 제일 따뜻한 호주머니에 넣었다.

숲은 가는 길을 붙잡기라도 하듯 거친데 능선에 오르니
기다리는 건 육군 헬기부대 철조망.. 우측으로 시그널이 붙어있어
철조망을 따라 한참 진행하는데 사람이 다닌 길이 아닌 것 같아
다시 돌아나와 철조망을 오른쪽으로 끼고 가는데 '아이리스'라도
발견한듯 보초가 철조망에서 떨어지라는 신호를 보낸다.





(쌍봉초등학교 직전, 카메라 배터리 땜에 사진도 제대로 못찍고..)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가다 583번 도로를 만나 쌍봉초등학교
입구 인삼밭 어귀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라서 쌍봉초등학교를
뒤로 지나간다. 산행길이든 인생길이든 뒤돌아 서서 보면
지나온 길이 훤한데 가야할 길은 항상 미지의 세계다.
쌍봉초교를 지나 시멘트길 삼거리에서 우측이냐 직진이냐
갈등하다 직진하는데 한참가다 뒤돌아보니 마루금은 우측길 아닌가?
다시 돌아나와 오른쪽의 묘지 앞으로 난 정맥을 찾아 이어간다.
벌판가운데로 이어진 시멘트 길을 따라 가다 현대금속
입간판이 있는 갈림길에서 다시 583번 도로와 만난다.

도로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서면 높은봉이다.
도로를 따라 500m 정도 진행하면 능선은 다시 583번 도로를
만나지만 이번에도 도로를 버리고 전문건설공제조합기술교육원을
알리는 입간판을 보며 오른쪽의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가는
도로변 소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교육원 정문이 나오고 농로를
따라 태정푸드를 지나 삼아물산 정문에서 뒷길로 들어선다.

삼아물산 울타리와 비포장 마을길을 따라가다 다시 583번
도로를 만나 잠시 진행하다 믿음창호 간판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농로를 따른다. 너른 들판 사이로 비포장과
시멘트 길을 번갈아 진행하면 명인산업과 에코 인조목재를
지나고,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오른쪽 채움엔비티라는 회사
앞으로 시멘트 길을 따라 청한 앞을 지나 다홍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안부에서 정맥은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양지바른 무덤가에서 난마같이 얽힌 금왕공단(길)을 뒤돌아 본다)

공장지대를 벗어난 정맥은 수레길을 따르다 외딴집을
지나고 양지바른 진주소씨묘터로 옆으로 오르는데...
잠시 걸음을 멈추고 휴식하며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지금은 그나마 미로와 같이 어지러워도 명맥이 유지되고 있지만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계속 파헤쳐 환경이 파괴될 것이 불보듯한데
정맥이 언제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된다.

추우면 물도 적게 먹혀 다행이지.. 물을 먹으려고 보니
생수병과 파워에이드는 꽁꽁얼어 두껑도 안 열린다.
라면 끓이려 보온 날진통에 든 물로 목만 축인다.





(망이산성 남문터를 지나..)

허물어진 망이산 성터 돌무더기는 세월을 흔적을 본다.
남문터에서 망이산성이 시작되는데 분지형태를 이룬 정상부근은
외부에서 관찰하기 어렵고 공격하기도 까다로운 곳이라고 한다.

망이산성은 이런 지형을 이용하여 내성과 외성으로 쌓았는데
축조 시기는 삼국시대로 백제, 신라, 고려시대의 유물이 출토되고
봉수대가 있었던 자리라고 한다. 오랑캐를 관찰한다는 뜻인
망이산(望夷山)이 마이산으로 불리게 된듯하다.





(마이산 정상 직전 왼쪽에 있는 마우정에 들려 점심을 해결하고..)

여기 샘은 식용수로 적합하다고 되어있다.
지난 번 보현산 약수터와 차이는? 이곳은 물이 흐르게 되어 있고,
보현산 약수터는 물이 고여있게 되어있는 것의 차이 아닐까?

MB는 강을 살리겠다며 잘 흐르는 강에 보를 18개나 만들어
강물을 가두어 물을 맑게 하겠다 한다. 자고로 옛말이 틀린 것 없으니
'고인 물은 썩는다' 가르치지 않던가? 강에 보를 만들어 물을 맑게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기에 동조하는 X들은 나중에 강물이 오염되면
그 땐 또 어떤 허튼소리 지껄일 것인지. 이왕에 말이 나온 김에 한 말 
해야겠다. 환경의 파숫군이 되어야 할 환경부는 본분도 망각한채 최소한
1년 이상은 지켜보면서 평가해야 할 사안을 4개월만에.. 계절이 한번
순환되기도 전에 졸속으로 평가서를 만들어 구색을 맞춰주지않나..
환경의 파숫군이 되지 못하고 개발논리에 들러리 서고 앞장서서 맞장구치는
환경부는 없는게 오히려 낫겠다. 국민이 낸 비싼세금으로 그들을 먹여살릴
이유가 없다. 참, 유엔에서 'MB 4대강 살리기'를 극찬했다기에 이유를 알아본즉,
4대강 살리기를 'Four Major Rivers Restoration'이라 표현했다나..
'복원(Restoration)'이란 말 그대로 인공적으로 훼손된 하천을
본래 모습으로 회복시키는 것인데, 4대강 사업은 거꾸로 자연하천을
인공적으로 삽질하는 콘크리트구조물공사 아닌가!
정말 부도덕하다.





(마이산 정상부 모습)









(마이산(馬耳山 471.9m), 음성쪽 정상석과 삼각점)

마이산은 이 일대 넓은 들판 가운데 홀로 우뚝
솟아 이전에 봉수대였음을 알리는 안내문이 있다.
현재는 정상부가 나무로 둘러싸여 조망이 별로다.
마이산의 원래 이름은 동국여지승람에 망이산(望夷山)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옛 신라군의 요충지로써 북쪽 오랑캐를
바라본다는 뜻이며, 산경표에도 망이산으로 나온다.

마이산 정상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마이산 정상석이
또 하나 있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멀리 칠장산 능선도 조망하며 일죽면으로 내려선다.









(화봉육교 (182m / 수레티고개, 車峴))

경기 안성시 일죽면과 충북 음성군 삼성면의 경계로
583번 도로가 지나는 다리로 중부고속도로를 넘는다.
인연도 참 대단한 인연이다. 출발할 적에 금왕읍에서
시작하여 583번 도로를 오늘만 다섯번을 만났으니..





(도고리봉 / 황색골산(352.9m △425재설))

화봉육교에서 건너 앞산을 바라보며 완만한 능선을 20여 분
오르면 지형도에는 도고리봉으로 되어있는 황석골산 정상이다.
울창한 숲이 시야를 가리는데 이리저리 방향을 틀면서 내려서면
저티고개다. 356봉에 오르면 남쪽으로 썬 벨리 C.C가 보인다.
 
이제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안성 일죽면에서 죽산면으로 넘어서는데
안성은 '안성맞춤' 유기로도 유명하지만, 일죽면, 죽산면, 삼죽면에서
보듯이 대나무(竹)로 한 유명한 지방이라 한다.





(356봉)

경기도와 충북의 경계로 걷는데 길은 충청도 인심같이 유순하다.





(당목리 고개(182m))

356봉과 252봉을 지나면 마을이 언뜻언뜻 내려다
보이고, 당목리와 용설리를 잇는 2차선 포장도로(17번)가
지나는 당목고개로 내려선다.





(도화종돈장 경고간판을 지나)







(당목고개를 넘어서자 마자 마루금을 싹뚝 잘라먹고 있는 도로공사현장)







(왠 도솔산 비로봉? 삼각점이 있는 278봉)

278봉에서 잠시 쉬고 간다.
내려섰다가 다시 오름길로 오르니 갈림길(260m)이 나오는데
여기서 직진하면 바카프미산(332m)이고 정맥은 왼쪽으로 내려선다.
바카프미산. 산이름 한번 특이하다. 산이름의 유래를 찾아봐도
알 수 없고 그냥 마을에서 이전부터 그렇게 불러왔다고 한다.







(걸미고개(170m), 안성컨트리 클럽 입구)

진천과 용인을 왕래하는 17번 국도가 지나는 걸미고개는
급비탈 절개지를 내려서야 하는데 철조망까지 쳐져있어
내려서기가 조심스럽다. 옛날 이 고개 근처에는 농사가
안되어서 주민들이 거지가 되다시피했고 이 지역에서 지은
곡식으로 음식을 하면 맛도 없다하여 걸미고개라 한다는데
살던 사람 입장에서는 참 듣기않좋은 지명인 것 같다.

광장처럼 넓은 고갯마루 건너편에는 식당들이 모여있고
맞은편은 안성컨트리 클럽 입구. 17번 국도를 횡단하여
골프장 입구에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올라가서 왼쪽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니 11시 방향에서 시그널이
나풀거리며 반겨맞는 들머리로 향한다.





(왠 삼각점? 269봉 지나 안부로 떨어지기 전)

오늘 날씨가 추워도 바람이 불지 않아 다행이었는데
오후들자 낙엽이 날릴정도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좌벼울 고개)

길 가운데 삼각점이 심어져있는 269봉을 돌아가면 우측은
바로 골프장이고 왼쪽으로는 희미한 묵은길이 나 있는 안부
좌벼울고개(250m)다. 숲 사이로 골프장 그린이 보이지만
날씨가 추워서인지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376봉, 숲에 둘러쌓인 산불초소)







(칠장산 가는 길, 송림 우거진 호젓한 길이다)

좌벼울 고개에서 서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10여 분을 진행하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376봉이다.
등로 주변으로 오래된 울창한 송림이 멋있다.
순한 길로 벤치가 놓여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드디어 3정맥분기점 )

송림사이로 순하게 진행하던 한남금북정맥은 앞에
우뚝선 봉우리를 향해 마지막 힘을 쏟게 한다. 낙엽쌓인
오름길이 제법 가파르긴해도 숨이 찰 정도가 되니 3정맥을
가르키는 스텐이정표가 반겨 맞는다. 낯익은 건건산악회에서
세운 한남금북정맥, 금북금북, 한북정맥을 가르키는 이정표다.
지난 10월말 홀로 백두대간 속리산 천왕봉에서 출발하여
오늘 종착점에 무사히 도착하였으니 감사할 뿐이다.

3정맥 분기봉에서 산줄기가 둘로 나뉘면서 물길도 한강과
금강 양쪽으로 가르고 모은다. 한남정맥은 한강으로 물길을 모으고,
금북정맥은 안성천, 곡교천, 무한천, 삽교천 등이 금강을 이루어
서해로 흘려보낸다. 내일부터는 여기서 260km를 내달려 태안반도
안흥진에서 맥을 다하는 금강북쪽의 산줄기 금북정맥을 따라가
볼참이다. 금북정맥은 어떤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을지..







(안성시의 삼죽 죽산 금광 삼면봉인 칠장산(七長山 / 492.4m))

3정맥 분기봉 바로위 칠장산 정상에 올랐다.
정확하게 말하면 한남정맥길에 발을 디딘셈이다.
정상의 헬기장 한쪽 옆에 있는 정상석 앞에서
셀프로 증명사진 한 장을 남긴다.
배터리가 잘 버텨줘서 고맙다.





(금북정맥 끝내고 4월쯤 걷게될 한남정맥 방향)

칠장산 정상은 잡목숲으로 둘러쌓이긴 해도 잎을 떨군
나무사이로 칠장리와 미장리 삼흥리 등 주변이 조망된다.
기록으로 남기고 싶지만 칠장산까지 잘 버텨주던 배터리도
완전히 동이났다. 날씨도 추워져 하산을 서두른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바람에 칠장사로 내려서는 길과
엇갈려 할 수없이 길도 없는 곳으로 정맥에서 제일 가까운
중간마을로 내려섰다. 칠장사에서 18:30에 출발하는 막차는
아직 1시간이 반이나 남아 너무 늦고, 한적한 산골마을에 움직이는
자동차도 없어 택시를 부르려는데 마침 공사를 마치고 막 출발하려는
포터가 있어 부탁했더니 고맙게도 태워주신다. 이런걸 전화위복이라지?
칠장사로 내려섰으면 이 분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 아닌가!
17번 국도변 죽산쉼터에 도착하니 조금 전에 광혜원 가는 버스가
지나가 버렸단다. 빨리 도착하여 다행이긴 하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 다음 차를 기다릴 엄두가 나지않아 가까운 광혜원택시를
불러 애마가 있는 금왕 월드사우나로 이동, 사우나만 하고
다음구간 들머리 근처로 이동하려 했는데 노곤한 몸은 따뜻한
찜질방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1,500원을 더 주고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덕분에 PC방도 못가고 영양보충하려던
저녁은 해장국 한 그릇으로 때웠지만, 동이난 핸드폰과 카메라
배터리까지 모두 충전할 수 있었으니 기분도 만땅이다.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안성 칠장산까지 이어가는 한남금북정맥)

산경표의 백두대간 속리산 천왕봉에서 분기하는 정맥으로
북쪽으로는 한강수계를 경계하고, 남쪽으로는 금강수계를 경계한다.
이 한남금북정맥은 한남정맥과 금북정맥 두 정맥이 겹쳐진 산줄기로
속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하여 말티고개-수철령-시루산-선도산-상당산성-
좌구산-보광산-소속리산-마이산(망이산)-칠장산으로 이어지는
도상거리가 약 163km에 달하는 산줄기로 종착지의 칠장산에서는
다시 서북쪽으로 김포 문수산까지는 한남정맥으로 이어지고,
남서쪽으로는 태안반도 안흥진까지 금북정맥으로 이어간다.
 
지난 다른 정맥들은 많게는 1/2에서 1/3, 적게는 몇 구간씩
보충하긴 했지만, 이번 한남금북정맥은 백두대간 속리산 천왕봉에서
이곳 안성 칠장산까지 전 구간을 홀로 걸어 의미가 크다.
특히, 충청도 좋은 인심을 접할 수 있어 두고두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좋다. 준비를 많이 하더라도 현실은 계획대로 
안될
때가 있지만 그래도 많이 준비하고 떠날 수 있어서 좋았다. 
홀로 걸으며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깊은 산정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또 한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
남은 정맥들도 무사종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