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 심설산행

2009. 4. 7. 01:11山情無限/영남알프스

 

 

신불산 심설산행

 

 

 

 

 


   ○ 일시 : 2006. 2. 11(토)  09:40 ~ 13:50 
   ○ 코스 : 간월산장 - 홍류폭포 - 능선 - 신불산 - 간월재 - 간월산장    
   ○ 참석 : 홀로, 구간 구간 아는 분들 만나 동행

   ○ 구간별 소요시간
             09:40        간월산장 출발
             09:50        홍류폭포
             12:10        신불산 정상
             12:40        간월재
             13:30        간월산장 도착
             14:00        산장에서 식사 후 귀가




 

간월산장 입구에서 오랫만에 정대장을 만났다
요즘은 다음의 "숲속의 작은나무" 산행카페 산행대장을 맡고 있으시단다.


 

빈 의자, 이 시간에 저 자리에 앉을 사람 없겠지?




등억산장 쪽에서 신불산 오르는 초입
등로는 눈이 다져져 처음부터 아이젠을 신어야 했다.


 

홍류폭포. 겨울은 폭포를 얼어붙게 하였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수량이 부족해 폭포의 위용을 느낄 수 없었는데
추위는 마술사가 되어 흐르는 물도 모아 얼음기둥을 만들었다.
근래에 신불산에 눈이 많이오는 바람에 수량도 조금 늘어 더 웅장해진 것 같다.


 

고드름이 유난히 투명하다. 물이 맑으면 고드름도 맑다.
마음이 맑으면 살아가는 모습도 구김없고 숨길 것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숲속의 작은나무" 일행을 멋진 폭포를 배경으로 담아줬더니
강산님이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며 폭포앞에 폼 잡고 서란다.
내가 잘 하던 말인데... 오늘은 좋은 배경으로 몇 장을 남길 수 있으려나...


 



 

주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니 심설지대로 무릎 아래까지 빠진다.
강산님은 앞에서 러셀하느라 힘들어 하는데...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제법 큰 발자국들이 백설위에 선명하다.
발자국을 자세히 보니 아마 오늘 새벽쯤 지나간 것 같다. 
발자국의 주인이 어떤 동물인지 알아봐야겠다


 

잘 가지 않는 능선길로 올랐다.
오늘 이 길로 지나간 산객은 없는 것 같다.


 

롱 다리(?)인 나도 허벅지 아래까지 빠질 정도로 눈이 두텁게 쌓여있다.
어린아이 마냥 동심으로 돌아가 눈을 즐긴다.
어디 울산에서 이런 눈 만나기가 쉬운가?




세월산방의 태풍 산행대장도 신불산에 나타났다
태풍님은 신불산 멋진 설경을 상상하며 아침도 못먹고 신불산으로 향했다 한다.
역시 진정한 산꾼은 다르다.
오늘은 만났다 헤어졌다 하다가 하산을 같이했다.


 

눈에 파묻혀 목만 빼꼼히 내 놓은 산죽.
덮은 눈이 추울까...? 포근할까...?
무거워 힘이들까...? 황홀할까...?


 

마치 하얀 도화지 같다.
발자국을 남겨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아무도 가지않은 길을 가 보고 싶다.


 

눈 표면이 추위로 약간 딱딱하다.
발을 살포시 올려 옆의 나무에 힘을 주면 눈위를 걸어갈 수도 있을 정도다.
눈 위를 걸어가다 조금만 균형이 흐트러지면 헛빵에 빠지듯
이내 허벅지 아래까지 쑤욱 빠져든다.
그런데... 도대체 돌아나갈 수도 없고...
이 길을 어떻게 헤쳐 나가지...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간다.


 

정상에 오르자 운무가 몰려온다.
장쾌한 영남알프스 주능선과 멀리 취서산은 운무에 묻혔다.


 



 

오늘은 산행을 이만 접어야 겠다.
집을 나설 때는 신불산 공룡능선으로 하여 간월릿지로 하산하려 했는데...
신불산 정상의 산막도 없어졌고, 간월재에 있던 산막도 없어져
간월재에서 요기를 하고 더 진행하려던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신불산을 오를 때는 산막의 라면맛이 일미였는데...
산막들을 다 철수시킨 것 같다.


 

간월재 조금 아래서 태풍님을 만났다.
태풍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침까지 굶고 왔으니 오죽했으랴.
둘은 그냥 간월재에서 하산을 결심하고 그 길로 내리 달렸다.




산행을 시작할 즈음에는 빈 자리였는데
빈 의자는 주인이 있었다.
줌으로 당겨 찍다가 가까이 가니 쑥스러운듯 그만 자리를 일어선다.
두 분의 모습이 무척이나 다정해 보였는데...


간월산장에서 태풍님과 우동으로 늦은 점심을 때우고
오랫만에 이른 귀가를 위해 집으로 애마를 몰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