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은 가는 겨울을 아쉬워 하며...

2009. 4. 7. 01:14山情無限/영남알프스

 

 



신불산은 가는 겨울을 아쉬워 하며 또 눈꽃을 피웠다


일시 : 06. 3. 1








홍류폭포도 그 새 얼음기둥을 지우고 봄 맞을 준비에 바쁘다.




몰려오던 구름 사이로 태양이 얼굴을 살짝 내밀더니 이내 구름이 삼켜 버렸다.
사방이 어두워 지고, 눈에 묻힌 능선길은 세찬바람에 몸도 제대로 가누기 힘들다.
암벽을 기어 오르는데 눈이 얼굴을 때리고, 눈을 뜨기조차 어렵다.
암벽에 달라 붙어 있는데 날아온 눈이 순식간에 암벽의 지형을 바꾸어 버려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못하고... 한동안 공포감 속에 바람이 그치기만 기다렸다.


 

어려운 능선길을 택한 바람에 그 댓가를 톡톡히 치루고 칼날능선 입구까지 올랐다.
오늘따라 신불산 바람이 세차다. 그기다가 눈가루가 날려 얼굴을 심하게 때린다.


 

칼날능선 길을 가려다 
길을 덮은 눈과 세찬바람에 엄두를 못내고 오랫만에 우회길로 들어섰다.
눈가루가 세차게 날리는 것을 담아보려 했는데 표현이 잘 안된다.


 

그 새 고드름이 이렇게 키를 키우다니...
양지바른 곳 바위에 매달린 고드름 끝은 물방울을 매달고 있다.


 

자연은 예술가다. 눈 속에서도 고드름을 만들었다.
어떻게 저 부분만 눈을 녹였을까? 그리고 고드름은 어떻게 키웠을까?
야생화도 이름을 불러주면 좋아라 춤추듯,
이 작품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예의일 것 같다.


 

바다 속 산호 숲을 연상시키는 눈꽃
신불산은 바다 속에 있다가 솟아 오른 것은 아닐까?
눈만 오면 이렇게 아름다운 산호숲을 만드니...


 

바람의 길, 바람의 흔적, 쓸어 낼 곳은 쓸어내고 깎을 곳은 깎아 길을 만들었다.


 

가시달린 눈꽃


 

장미 가시같이 꺾지 말라는 뜻일까? 장미는 가시를 키워도 잘 꺾이고
눈 꽃은 가시가 없어도 꺾는 사람이 없었는데...
눈의 결정은 또 다른 모습으로 눈꽃을 피웠다.


 

운무가 심해 20~30m 앞도 보이지 않는다.
바람은 조금전 앞서 간 사람의 발자국도 이내 묻어 버린다.


 

간월재 임도에서 바라본 간월리지의 위용
간월리지로 가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간월재에서 바로 하산하였다.
공룡능선길을 예정시간 보다 많이 소요하며 악전고투하였던 것과
조금전까지 간월리지에 드리워 졌던 앞이 보이지 않는 운무가
솔직히 겁이 났기 때문이다. 겨울산은 특히 안전이 우선이다.


 

눈 무덤, 그 무덤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임도에는 마치 공동묘지같이 눈 무덤이 몇 기 생겼다.


 

노루가 도망가다 전망좋은 곳에서 꼭 뒤돌아 보듯
뒤돌아 본 신불산 정상은 그 두텁던 운무를 걷어내고 있었다




누구의 작품일까? 산길에 이런 눈사람을 만들어 세운 사람이...
제법 비탈진 산 중턱인데... 눈 사람을 만들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아마 이 눈 사람을 만든 사람은 멋을 즐기는 사람이 분명할 것이다.

지나는 모든 사람들 눈사람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