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3. 12:13ㆍ여백/살아가는이야기
시간은 하루분의 파일을 열어놓고
하늘 한 필 얹어놓는다 하늘 배꼽에서
바람처럼 엎질러진 생 공기가
사방으로 몸을 찢어 뿌린다
공기가 몸을 찢을 때마다 풀씨 같은
산, 들, 강이 머리를 드러낸다
산에는 숲들이 들에는 풀꽃들이 강에는 물고기들이
눈썹을 흔들며 수만 개의 기호로 일어난다
.
.
.
새로 태어난 새파란 새 우주로
빈 자리를 채워 넣기 바쁜 시간은
좀처럼 죽을 시간도 없다
- 김지향님의 "시간은 바쁘다" 中 -
****
그렇다.
요즘은 제 정신이 아닐 정도로 바쁘다.
하루종일 바쁘게 설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지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하면 쌓여 있는 일들.. 쌓여가는 일거리들..
급한 일 중요한 일 챙기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
점심 먹고 난 오후시간은 더 빨리간다.
컵 라면 하나로 저녁을 때우고 할 일 다 못하고..
집에 돌아가서 밀린 숙제하려고 컴퓨터 켜면 금새 눈꺼풀은 천근만근..
어떻게 잠드는지도 모르고 그냥 쓰러져 잠이 들고
일어나면 새벽.. 다람쥐 쳇바퀴 돌듯한 하루가 또 시작된다.
토요일은 가끔 헌납을 강요당하지만,
교회가는 일요일만은 침범받지 않으니 다행이다.
요근래 무척 바빠졌지만 정작, 자신을 위해
하고싶은 일 할 시간을 만들지 못해 안타깝다.
어머님이 계시는 시골도 자주 가야 하는데
명절이 코 앞이라고 미루고..
새로 산 책들은 먼지만 쌓여가고..,
아직 손에 익지도 않은 새 카메라 테스트도 해야하는데..,
벌써 보름이나 지나버려 가물가물해져 가는 그 때 느낌들.. 메모야
해 놓았지만 이미 숙제가 되어버린 금북정맥 산행기도 마무리해야 하고,
오카리나는 산지 반년이 넘었지만 두어번 불어본게 전부..
일기같이 일상을 정리해 보려던 블로그.. 관
리는 고사하고 들어올 시간도 못내고..,
그러다 보니 블로그 친구들 방문도 못해 미안하고,
수 없이 달린 댓글들.. 답 못해 미안하고..,
지난 달 중순 결혼기념일에
작은 아들이 맛있는 저녁 먹으라며 거금과 함께 끊어준
영화티켓으로 '아바타'를 봤다. 그것도 한달이 지난
지난주말 겨우 시간내어 심야시간에.. 그 느낌도 써야하고..,
어젯밤 금남정맥종주대가 4번째 구간 대둔산 구간으로 떠났는데도
오늘은 이렇게 혼자 텅빈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그냥 일상적인 자잘한 것들도 이렇게 쌓이니 태산 같다.
오후에는 시간내어 새 카메라 들고
간절곶이나 한번 다녀와야 할까보다.
하루가 24시간인게 다행이다.
지금은 견딜만 한데 하루가 48시간이면 너무 힘들 것 같다.
그 중 반을 나에게 떼어주면 몰라도..
시인은 좀처럼 죽을 시간도 없다더니
나도 그럴려나...
난, 죽을 때 죽더라도(?)
지금은 내 시간을 좀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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