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2009. 7. 12. 22:14ㆍ여백/살아가는이야기
(Notre Dame de Paris)
(2009. 3. 29)
2006년 내한공연 때 폭발적인 프랑스 뮤지컬 열풍을 일으켰던 <노트르담 드 파리>를 이번에는 한국어 버전으로 부산, 대구를 거쳐 3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울산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얼른 인터파크에서 예매를 하고는 공연날짜를 설레는 맘으로 기다렸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9월 프랑스 파리의 '팔레 데 콩그레(Paris des Congres)'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프랑스 전역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고, 프랑스 내에서만 당시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가히 국민 뮤지컬이라 불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어 캐나다, 영국, 러시아, 이태리 등 북미 및 유럽권 11개 국가를 투어하며 약 2,500회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펼치면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2005년 아시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상륙하여 2006년까지 19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고, 대만, 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국가에서 연이어 공연되었다. 프랑스 초연이후 11년째 되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14개국에서 약 2,700회의 공연을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적 감성과 예술성을 조화시킨 최고의 스펙터클 뮤지컬 초연이후 11년, 전 세계적으로 14개국 2,700회 공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소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로도 유명한 세계적인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기존에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꽤 있었으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원작을 가장 충실하게 재현해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원작을 시적인 뮤지컬로 거듭나게 한데는 작사가 뤽 플라몽동(Luc Plamondon)의 역할이 컸다. 플라몽동은 프랑스 대중 뮤지컬의 효시가 된 <스타마니아(Stamania,1979)를 극작하고 팝 디바 셀린 디옹(Celine Dion) 뿐 아니라 프랑스와 캐나다의 유명 팝스타를 통하여 21세기를 바라보던 세기말, 누구라도 첫 눈에 반해버릴 것 같은 아픔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세 남자 - 콰지모도, 페뷔스, 그리고 프롤로의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시대의 변화와 계층간의 갈등이라는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감동을 이끌어 낸다.
또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Riccardo Cocciante)는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남미에 걸쳐 큰 인기와 명성을 누리고 있는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칸타우토레(작곡가 겸 가수), 프리마베라 등이 소개되어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선율로 다시 한번 그의 음악적 재능을 입증했다. 인상적인 첫 곡 '대성당들의 시대'부터 마지막 곡인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까지 그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은듯한 극적인 멜로디들은 뮤지컬이 순수하게 음악만으로도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위적인 무대 연출가로 명성높은 질 마으(Gilles Maheu)는 풍부한 창의력과 다양한 경험으로 노트르담 대성당의 새로운 창조를 가능케 했다. 웅장하면서도 미니멀한 무대를 단순히 성당 뿐 아니라 광장, 감옥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시키는 무대연출은 그의 독특한 천재성과 예술적인 감각을 느끼게 하며 <노트르담 드 파리>를 전세계적으로 성공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1999년 파리 최우수 뮤지컬상, 캐나다 퀘벡주 최고 음악축제인 Gala de l' ADISQ에서 최우수 뮤지컬 펠릭스상, 최우수 연출가상을 수상하며 클래식과 모던을 넘나드는 특유의 감각적이며 예술적인 연출력을 입증하였다.
이처럼 <노트르담 드 파리>는 고전을 바탕으로 유럽의 최고 아티스트들에 의해 프랑스 감성과 예술성을 조화시킨 스펙타클한 뮤지컬로 탄생하였다.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과감한 연출,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무대, 프랑스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예술성, 원작의 돋보이는 재해석으로 수준놓은 54곡의 노래로만 극을 이끌어 나가며, 주옥같은 선율로 감동을 전한다. 또한, 많은 현대무용가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던 안무가 미르티스 뮐러(Martino Muller)의 독창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안무는 댄서를 '제8의 배우'로 활약하게 한다. 현대무용에서부터 발레, 아크로바틱, 브레이크 댄스에 이르기까지 16명의 무용수들은 상상을 초월한 역동적이고 화려한 안무를 무대위에 펼친다.
이러한 스펙터클한 무대위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는 인물들을 통해 삼색(三色)의 사랑과 함께 인간의 숙명, 자유와 평등을 전하는 휴머니티를 노래한다. 인간의 숙명인 사랑앞에서는 누구도 죄인일 수 없다. 에스메랄다에 대한 프롤로의 고뇌하는 욕망, 페뷔스의 정열적인 사랑과 배신, 모든 것을 초월한 콰지모도의 지고지순한 사랑 등 에스메랄다를 향한 세 인물의 감정은 어느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시공을 초월한 인간의 사랑이야기이다. 뮤지컬 <노트르담드 파리>는 이러한 휴머니티와 함께 기존의 관습과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를 노래하고 있다. 독특하고 개성넘치는 무대로 충격과 신선함을 선사했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2009년 3월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한국어로 느끼는 새로운 감동이 찾아온다.
우리말로 거듭난 아름답고 감미로운 음악 11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노트르담 드 파리>가 프랑스 뮤지컬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잡게 된 데에는 '음악'의 힘이 가장컸다. 총 54곡의 노래는 한 곡 한 곡이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감미롭고 인상적이어서 초연 전부터 많은 화재를 불러 일으켰다. 프랑스어로 불려진 <노트르담 드 파리> OST는 총 17주간 프랑스 음악 챠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총 1,000만장 이상이 판매되었다. 특히 에스메랄다를 향한 세 남자의 사랑을 노래한 아름다운 노래 '벨(Bell)은 프랑스 챠트에서 44주간 1위에 오르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에는 '박창학'이 개사에 참여하여, 프랑스어 가사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한국식으로 표현해 냈다. 철학적이고 깊이있는 가사로 가수 윤상, 감동륙, 박효신 등과 지속적으로 작업하고 있는 그는 비영미권의 음악에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던 중이던 2006년 8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어 개사가로 작사가 뤽 플라몽동과 작곡가인 리카르도 코치 안테에게 발탁되었다. 약 7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2007년 3월, 54곡 전곡의 개사 작업을 끝내었다, 이후 배우들의 보컬 트레이닝에 참여하여 모니터일과 함께 수정보완 작업을 마쳤다. 주옥같은 멜로디에 부드럽게 개사된 한국어를 얹어 오리지널의 느낌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관객과의 폭넓은 교감을 이끌어 낸다.
원작을 시적으로 해석하고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시대의 변화와 계층간의 갈등이라는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 감동적인 가사와 멜로디, 프랑스 현지극장과 다름없는 완벽한 무대환경, 유려한 조명연출, 의상, 역동적인 안무, 배우들의 열연 등 프랑스적 감성과 예술성을 조화시킨 최고의 스펙터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기대하였던 만큼 휼륭하고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음향시설은 가사전달에 문제가 있었고, 인터넷 예매시 좌석이 거의 매진된 것으로 나왔지만 일요일 오후 공연인데도 실제로는 공석이 너무 많았던 점은 아쉬운 부분, 그래도 울산에서도 이런 좋은 뮤지컬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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