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마을에서 영축산-한피기고개 거쳐 원점회귀 산행

2010. 12. 12. 23:54山情無限/영남알프스

 

지산마을에서 영축산-한피기고개 거쳐 원점회귀 산행 



○ 2010. 12. 4(토) 08:30~15:00 (6시간 30분) / 날씨 : 맑음, 연무 / 홀로
○ 지산리-영축산 안부-함박등-채이등-죽바우등-한피기고개-지산리(원점회귀 / 약 10 km)
○ 양산시 하북면, 원동면 소재





어디를 갈까. 오랫만에 토요일 시간이 생겼다.
지난 토요일도 별일이 없을 것 같아 산에 갈 준비를 하다가
호출을 당해 출근을 하는 바람에 거의 한달만에 산에 들게 되는 것 같다.
오랫동안 산에 들지 못한데다 낮밤없이 회사일에 매달려 있다 보니
생활의 리듬이 깨져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데 산을 잘 오를 수 있으려나..
일단, 컨디션에 따라 산행거리를 조정할 수 있고 원점회귀하기 좋은 곳을
찾다 보니 영축산에서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영축지맥 능선길이 좋겠다.
조망이 일품인데다 언제든지 한시간 정도면 탈출할 수 있으니..
그래, 쉬엄쉬엄 무리하지 말고 다녀오자며 집을 나섰다.







(지산리 마을 버스정류장과 버스시간표)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 지산리는 가지산도립공원 중에서도
가장 경치가 아름답다는 영축산 기슭에 옹기종기 자리하고 있다.
산을 등에 짊어지고 위치한 지산(芝山)의 명칭은 진시황의 신하 서복(徐福)이
불로초를 구하러 동방으로 왔다가 이곳에서 영지(靈芝)를 구했다고 하여
유래된 지명이라고도 하고, 또 영취산의 큰 형세가 와우(臥牛)형이라고
지산(芝山)이라고 이름을 갖게 되엇다는 두 가지 유래를 가지고 있다.





(울울창창하던 송림이 요즘 기력을 많이 잃은 것 같다)





(곧장 오르면 영축산이지만 왼쪽 허릿길로..)





(코가 닿을 정도로 가파른 비탈.. 힘이 든다)

허릿길을 가던 길이 된비알로 이어져 힘겹게 오른다.
고도를 1000m 가까이 올려야 하니 가파른 길이기도 하지만
오늘따라 더 힘이 든다. 된 비알이라 한 컷 담았는데
어찌 사진은 평지같아 보이냐?





(그래, 나무도 속 썩을 일이 많은 것 같구나!)





(거친 암릉을 타고 오르니 영축산 암봉이 나타났다)





(병풍같이 둘러쳐진 암벽.. 가을에는 더 좋을듯..)





(나무와 키재기라도 하려는듯..)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들 때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는데..)

올 가을 좋은 계절에는 오지 못했지만 너럭바위에 자리잡고
한참동안 조망을 즐긴다. 겨울산은 정직하게 숨김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니 좋다.
오늘은 날씨까지 청명하니 더 좋다.





(영축산 암봉이 머리 위에 나타났다. 여기서부터는 처음 가는 길이다.)





(영축산 안부 샘터, 물이 마르고 낙엽이 쌓여있다)





(능선에 오르니 시살등 이정표가 반긴다)





(시살등 방향으로 가다 뒤돌아 본 영축산 방향)

영축산, 신불산 방향은 광활한 평원에 부드러운 억새밭이 펼쳐지지만
진행방향으로는 암릉과 잡목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길을 이어간다.







(좋다. 영알은 울산 근교 산꾼들의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영남알프스의 동쪽은 절벽과 암릉미가 절경인 반면 서쪽은 완만하고 골이 깊다)









(이 길에 들어서면 유독 뾰족한 죽바우등이 눈길을 끈다)





(기암절벽, 저 건너편이 낙동정맥이 지나는 정족산)





(우측으로 배내골로 내려설 수 있다)





(33)





(나무가 잎을 떨구고 나니 산의 숨겨져 있던 모습이 다 드러난다)





(바로 아래가 백운암 내려서는 길)





(37)





(함박재, 왼쪽 백운암 길로 지산으로 내려설 수 있다)





(숲 사이로 보이는 죽바우등)





(시살등 지나 오룡산까지 가볼까 하지만.. 다리에 힘이 주이지 않는다)





(겨울산도 아늑하고 참 부드러워 보인다)







(뾰족봉 죽바우등.. 잎을 떨군 나목이 마치 짐승의 털같다)


 
(독특한 모습의 죽바우등..)

죽바우등을 지나는 영축지맥은 낙동정맥 영축산에서 분기하여,
영축산, 죽바우등, 시살등, 염수봉, 배태고개, 금오산, 구천산, 만어산,
청용산, 매봉산을 거쳐 밀양강까지 이어지는 도상거리 45.8km의 산줄기로,
동쪽으로는 양산천, 서쪽으로는 단장천과 밀양강을 구분지으며
밀양강이 낙동강에 합수하는 삼랑진에서 맥을 다한다.







(통도사 방향)





(죽바우등, 직등을 할까하다 옆으로 타고 올랐다)





(영축지맥 최고의 전망대 죽바우등 정상에서 영축산 방향..)

동쪽면은 깎아지른듯 암릉과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알의 골격미.. 겨울 영알 주능선 산행은 조망이 일품이다)





(진행방향.. 시살등, 오룡산도 보이고 저멀리 염수봉도..)





(박무가 끼긴 했지만 지리산 주능선도 아스라히 보인다)





(나뭇잎을 떨어뜨린 숲.. 마치 고슴도치 털 같은 겨울산)







(전방에 보이는 오룡산)







(영축지맥은 이후 오룡산, 염수봉, 만어산을 거쳐 밀양강까지 이어간다)





(사각사각.. 구르몽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소리가..)





(한피기 고개.. 오늘은 여기서 내려서야겠다)

억새와 잡목숲을 내려서면 나타나는 한피기고개 갈림길.
왼쪽은 자장암으로 내려서고 오른쪽은 청수우골로 배내골로 내려선다.
오룡산까지 가볼까 했지만.. 오랫만에 산에 들다보니
힘도 들고 다리도 풀려 이쯤에서 내려서야겠다.





(한피기고개에서.. 바로 앞에 빤히 보이는 시살등, 그 너머 오룡산)





(등로에는 왠 낙엽이 무릎까지 쌓여.. 조심조심 내려 서지만..)

그렇지 않아도 근래 밤낮없이 회삿일에 매달려 있다보니
생활리듬이 깨져 몸도 정상이 아닌데 낙엽쌓인 가파른 길이 얼마나 미끄럽던지..
미끄러져 몇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한동안 정맥길을 가느라 마루금만 걷다보니.. 계곡 건너는 것이 어색하다)





(산을 거의 다 내려오니 부드러운 허릿길이 나타났지만..)

동네 뒷산에서 길 잃는다듯 길이 복잡하다.
여기서도 애마가 있는 지산리까지 1시간이나 걸렸다.





(등로는 직진하지만.. 좌측 임도를 따라갔는데..)

오히려 등산로가 지산리로 더 빨리 가는 지름길이었고,
끝까지 임도를 따라갔으면 서축암에서 등산로와 만났을텐데..
도중에 만난 분이 일러준 대로 갔더니 에둘러 가는 길이었다.
그래, 이렇게라도 가지 않으면 이 길을 언제 가 보겠나..





(아직 떠나지 못한 가을 부스러기라도 잡으려는 듯 양지바른 곳의 애처로운 가을꽃)





(뒤돌아 본 영남알프스 영축기맥 하늘금)





(지산리 주차장 부근의 하늘을 찌를듯한 적송)





(원점회귀, 멀지않은 길을 6시간 반만에 돌아왔다)

걸음이 빠른 산꾼들은 통도사환종주를 6시간 반만에 끝내는데
한피기고개로 내려섰는데도 놀며쉬며 걷다보니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긴, 오늘은 그냥 산에 든 것 만으로 다행으로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오다가 뒤돌아 본 영축산에서 오룡산 가는 능선의 모습)





(오늘 산행코스)

오랫만에 워밍업하듯 여유로운 산행을 했다.
여유롭지만 생활리듬이 깨진데다 오랫만에 산에 든탓에 많이 힘들었다.
산행을 한 지난 주말만 해도 언제 끝날지 모르던 비정규직 파업이 지난
목요일 자진해산하는 바람에 이제사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어 숙제가 되어
밀려있던 산행기를 정리하여 올린다. 긴 여행에서 돌아와 영알과
지리산을 자주 가보려던 계획도 가을과 함께 다 가버렸지만..

그래도 오랫만에 마음의 고향같은 영알을 찾을 수 있어 감사하다. 
이제부터 몸을 추스려 겨울산 찾을 준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