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지리산 드는 것이 연례 행사가 되어 가고..

2011. 2. 10. 07:53山情無限/지리산

 
 

 

 
설날 지리산 드는 것이 연례 행사가 되어 가고..
(백무동으로 올라 한신계곡으로)



○ 2011. 2. 3(목) ~ 4(금)
○ 와이프와 ○ 산행하기 좋은 날씨, 맑았으나 연무,
백무동(13:35)-장터목대피소(16:35[1박]~05:40)-천왕봉(06:30~07:50)-
장터목대피소(08:40~09:30)-연하봉(09:46)-1667봉(10:00)-촛대봉(10:40)-
세석대피소(10:55~11:50)-한신계곡-백무동(15:00 / 원점회귀)

 

 



설날 아침 서두른 바람에 산소를 다녀오니 11시,
산행채비를 하여 12시도 되기 전에 집을 나서려니
어머님께 미안한데 다행히 서울사는 여동생이 내일 시골에
온다고 하여 지리산 갔다가 다시 시골집에 들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조심해서 다녀 오라는 어머님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선다.

울산서 지리산 가려면 이른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야 하지만
이 곳 의령에서는 그 절반 거리도 안되니 부담이 없어 좋다.
지리산에 들 때는 진주산꾼들이 부러웠고, 1+9를 하는 동안에는
대전인근의 산꾼들을 부러워 하기도 했지만 지역적으로 불리한
조건은 몸으로 때우며 가고 싶을 때 가며 뜻을 이루었으니..
접근거리도 결정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고향에 오면
지리산에 더 가고 싶어지는 것은 지리산이 가깝기도 하지만
의령을 지나는 20번 국도를 쭈욱 따라가면 바로 그 마지막
종착점이 지리산 중산리가 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오늘 목적지는 백무동이어서 중산리 가는 20번 도로를 따라가다
단성IC에서 35번고속도로에 올라 생초IC까지 가서 다시
국도와 지방도를 바꿔가며 백무동으로 왔지만..





(백무동에 도착하니 13:20, 시골집에서 1시간 반만에 왔다)

언제나 북새통이던 백무동 주차장도 여유가 있다.
하긴 설날에 지리산 오는 사람은 내가 봐도 보통 환자는
아닌 것 같으니.. 주차걱정이 없어 정말 좋다.





(백무동-동서울 버스시간표, 서울이 울산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단골이 되어 버린 지리산 펜션)

식당과 숙박을 겸하는데 다른 곳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기도 하지만 수더분한 주인 아주머니가 좋아서 2번이나
숙박을 했고, 백무동에 오면 꼭 들린다.







(백무교를 건너면 바로 국립공원 백무동탐방지원센터가..)





(백무동에서 장터목 가는 들머리, 우측길은 한신계곡으로 올라 세석대피소로..)





(하동바위를 지나..)





(고도를 높히니 눈이 제법 쌓여있다)







(이마에 땀이 맺힐즈음 나타난 참샘, 참샘답게 물이 마르지 않고 졸졸 나온다)

지리산이 좋은 이유는 많지만 그 중에도 중간 중간 생수가 솟는
샘터가 많아서 이기도 할 것이다. 지리산 샘터 중에 참샘이 여럿있는데
참샘은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뜻이다.





(깔딱고개를 치고 오르면 백무능선이다)





(소지봉을 지나..)





(산죽과 눈이 어우러진 길을 따라 오르면 장송들이 숲을 이루는 조망처)





(드뎌 장터목대피소가 나타났다)







(연무로 여기서도 주능선과 반야봉이 흐릿하게 보인다)





(걷기 꼭 알맞을 정도의 눈길)





(드디어 장터목 대피소)

늘 시장통같이 번잡하던 장터목도 바깥풍경은 한산하기만 한데
그럼 그렇지.. 취사장에 들어가니 산객들이 왁자지껄.. 설날이 무색하다





(곤두선 빙판길을 100여 m쯤 내려가니 샘터에서는 가느다란 물줄기가..)

생수를 구하려 샘터로 갔는데 상단의 저수조는 사용불가.
다시 100여 m 아래에 있는 샘터로 가는데 가파른데다 빙판이라
조심조심 내려섰는데 수량이 줄어 젓가락만한 물줄기가 쫄쫄쫄..
날진통에 물을 채우는 시간도 그렇고 오름길은 왠만한 봉우리 하나 넘는
것보다 힘들다. 여기까지 물 떠러 온 사람은 나 밖에 없는 것 같다.
저녁 준비는 이 물로 하고 내일 아침 준비할 물은 그냥
대피소에서 생수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특이한 고드름)





(일출봉 능선)





(일몰 직전 장터목 정경, 낭만스럽지만 추워서..)





(일몰 찍으려 제석봉 오르다가.. 노을빛 머금은 얼음)





(제석봉에 올라 반야봉을 보지 못하는 것은 마치..)

자굴산에 올라 지리산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심정,
하늘은 청명한데..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연무가 장막을 쳐
반야봉은 물론 가까운 산줄기도 잘 보이지 않는다.





(황량한 제석봉, 그래서 그런지 바람이 매섭다)









(반야봉도 보이지 않는 제석봉 일몰..)





(대피소로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지난 1월에는 바로 이 대피소에서 밤새 소금을 구웠는데
이번에는 완전 찜질방에 들어 온 것 같다. 바지를 벗고 자는데도
땀이 날 정도. 더운데다 더 잠을 잘 수 없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12시 밖에 안되었다.
왠 요란한 소린가 하여 눈을 뜨니 바로 옆에서 코 고는 소리가
진동하는 것 아닌가? 이용료야 특급호텔보다 더 비싸지만 이 산정에서
어찌 호텔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할 수야 있겠는가.. 그럴수도 있지하며
잠을 자 보려고 애를 써봐도 잠이 오지 않아 일어나 앉았더니 나만
잠을 깬 것이 아니었다. 양 옆에 있는 사람들과 건너편에 있는
사람들까지 거의 깨어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었다.
하여, 코 고는 분에게 "모로 좀 누워보세요" 했더니 분위기를 눈치챈듯
아무 소리않고 모로 눕자 동시에 코고는 소리가 멎었다. 이 때다 하여
다 자리에 누워 잠이 든 것 같은데 나만 잠에 못들고 시간만 보내다
보니 다시 시동이 걸려 코를 골아 휴지로 귀를 막고 담요를 뒤집어 써도
잠이 오지 않는다. 하여 하나 둘 셋.. 스물일곱.. 백쉰셋.. 구백구십아홉
천까지 세어 보지만 허사.. 코고는 소리에 리듬을 맞춰 보려해도 별무소용..
두어 시간 그러다가 어떻게 잠이 들었는가 싶었는데 4시도 안되어
일출보러 간다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또 깨고 말았다.

어쩔 수 없어 대피소에 들었지만 정말 대피소 체질은 아닌 것 같다.
야영을 하면 쏟아지는 별을 보며 얼마나 멋진 밤을 보낼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 국립공원도 외국같이 대피소 옆에 야영장을 만들어
운영할 수는 없을까? 오래전 일본 북알프스 갔을 때
산장들 옆에 마련되어 있는 야영장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여명, 아랫쪽 구름이 너무 짙어서..)







(눈 비비며 어깨걸고 일어나는 산줄기들)











(마치 수묵화 한 폭을 보는듯..)







(써래봉능선 너머로 줄지어 일어서는 능선들..)









(제석봉 일몰과 오늘 천왕봉 일출은 기대에 못미쳤지만..)

붉은 기운을 본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듯..
여덟번만에 오늘 일출을 보았다는 사람도 있는데
이 모습에 실망한다면 그것은 사치일듯..

몇 년전 숨막힐듯이 황홀한 제석봉 운해를 만났을 때
난 그날 하루 종일 걸어 간신히 때 맞춰 제석봉에 올랐는데
큰 카메라 배낭으로 무장한 전문가 한 분은 서른 번도 넘게
지리산에 올라 제일 멋진 모습을 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리산은 그동안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칼바람에 맞서 열심히 찍어 보지만.. )









(천왕일출, 운칠기삼이라지만 기칠운삼으로 만들어야..)





(천왕봉에 올라 일출을 맞는 산객들)





(저 멀리 웅석봉도..)





(일출을 보자마자 중산리로 하산하는 사람들)





(51)





(천왕봉에서.. 증명사진 한 장 남기고..)





(지리산 천왕봉(智異山 天王峰 / 1915m))

백두산에서 한반도 등줄기를 이루며 줄기차게 내려온
백두대간이 끝나는 곳이자 백두산을 향해 북진하는 시발점.
해발고도 1915m로 남한에서 한라산(1950m) 다음으로 높다.
거대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1982년에 경상남도에서
세운 높이 1.5m의 정상석(표지석)이 서 있다. 함양 방면으로는
칠선계곡을 이루고, 산청 방면으로는 통신골,천왕골
(상봉골)을 이루어 중산리계곡으로 이어진다.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은 항상 구름에 싸여 있어
예로부터 3대에 걸쳐 덕을 쌓아야 이곳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다는 말이 전해올 정도이며, 지리산 10경 가운데 제1경이
천왕일출이라 할 만큼 해돋이가 아름답다. 정상 아래에는
큰 바위 틈새에서 샘물이 솟아나오는 천왕샘이 있다.

천왕봉 정상에 오르는 길은 동쪽의 개천문(개선문)과
서북쪽의 통천문을 통하기도 하고 또 서쪽의 칠선계곡과
북쪽인 중봉을 거쳐 오른다. 개천문은 '하늘을 여는 문'이라는
뜻으로, 지금은 개선문으로 부르고 있으며, 통천문은
'하늘을 오르는 문'이라는 뜻으로 지리 주능선 노고단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관문이다.





(꿈틀거리는 지리 주능선, 멀리 반야봉 뒤로 성삼재까지 조망된다)







(중봉 뒤로 빼꼼이 머리를 내민 덕유 주능선)





(천왕봉을 내려서며.. 다시 한 번 장쾌한 주능선을 바라본다)





(고사목.. 너도 지리산의 일부며, 지리산 자체야..)





(제석봉(帝釋峰/1806m) 너머 반야봉)

경남 산청군 시천면과 함양군 마천면의 경계에 있는
천왕봉(天王峰, 1915m)과 중봉(中峰, 1874m)에 이어
지리산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봉우리 근처에 산신에게
제를 올리던 제석단이 있고, 그 옆에 늘 물이 솟아나는
샘터가 있어 예로부터 명당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석봉 일대 약 33만㎡의 완만한 비탈은 고사목으로 뒤덮여 있으며,
나무 없이 초원만 펼쳐져 있다. 한국전쟁 후까지만 해도 아름드리
전나무 잣나무 구상나무로 숲이 울창하였으나 자유당 말기에 권력자의
친척이 제석단에 제재소를 차리고 거목들을 무단으로 베어냈고,
이 도벌사건이 문제가 되자 그 증거를 없애려고 이곳에 불을 질러
모든 나무가 죽어 현재의 고사목 군락이 생겼다고 한다.





(하늘로 오르는 통천문,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왔다)





(61)





(눈무덤을 지나 제석봉으로..)







(제석봉 전망대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며..)





(실루엣, 시나브로의 망중한)







(제석봉 고사목 지대.. 우뚝한 반야봉)





(사위어 가는 고사목들..)

산은 언제나 그대로 있는 것 같으면서도
변하는 것.. 어제의 산이 오늘의 산이 아니다.





(아침 먹고 느긋하게 출발한 장터목대피소)





(정겨운 눈길)





(바로 앞에 보이는 연하봉, 장터목에서 세석가는 길이 참 좋다)







(연하봉, 연하선경(烟霞仙境))

연하선경은 지리10경에 들 정도로 풍경이 빼어난 곳.
참고로 지리산 10경을 살펴보면

제1경 天王日出(천왕일출)
천왕봉에서 맞는 일출 . 끝없이 펼쳐진 회색 구름바다 저멀리에서
동녘 하늘이 주황색으로 물들어 오면 휘황찬란한 오색구름 속으로
진홍 빛 태양이 눈부신 햇살을 부채살 같이 뻗치며 불쑥 솟아 오른다.
여기 일출 광경은 삼대에 걸쳐 적선을 해야 볼 수 있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장엄하다.

제2경 稷田丹楓(직전단풍)
가을 피아골의 단풍. 지리산 최대의 활엽수 지대인 피아골은
10월 하순에 단풍의 절정을 이루어 온 산이 붉고 물이 붉어서
사람의 마음도 붉다는 삼홍의 명소로 유명하다.

제3경 老姑雲海(노고운해)
노고단의 환상적인 운해이다. 노고단 남서쪽은
섬진강에서 피어오르는 운무가 자주 절경을 드러내어
뛰어 내려도 다치지 않을 것만 같은 구름바다를 이룬다.

제4경 般若落照(반야낙조)
지리산의 낮과 밤이 화려하게 교차하는 황금빛 낙조,
주능선에서 빼꼼히 비켜선 반야봉에서 바라보는
서북능선의 실루엣은 최고이다.

제5경 碧宵明月(벽소명월)
벽소령위에 떠오르는 달. 지리산의 중앙에 위치한 벽소령위 밀림과
고사목위로 떠오르는 달 빛은 차갑도록 시리고 푸르다. 극한의 달빛이
산아래로 부스러지며 내리는 찬란한 고요는 벽소령이 아니면 느끼고
볼 수가 없다. 차.가.운. 달빛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곳이다.

제6경 細石철쭉(세석철쭉)
세석평전의 흐드러지게 핀 철쭉. 벽소령과 함께 대형산장이
들어서면서 황폐해진 세석고원이지만 5~6월의 어느날 영신봉에
오르면 그래도 세석고원은 아름답다고 감탄하게 된다.

제7경 佛日縣瀑(불일현폭)
불일폭포. 화개의 벚꽃터널을 지나 남부능선의 밑둥으로 접어들면
요란한 물소리와 함께 경이로운 장관이 펼쳐진다. 동양화폭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는 최고로 아름다운 폭포이다.

제8경 烟霞仙境(연하선경)
고사목과 원시림의 선경. 장터목 서쪽 연하,일출봉 능선은 거대한
꽃밭이기도 하고, 고사목의 무덤이기도 하며, 희한한 질감의 바위들이
어우러진 아주 신비로운 감흥을 주는 곳이다. 연하봉의 기암괴석 사이로
기화요초가 어울려 이곳에 있으면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제9경 七仙溪谷(칠선계곡)
칠선계곡의 급류와 절벽. 지리산 최대의 계곡으로 수많은 소와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계곡 가득한 원시림과 푸른물이 어우러진 청정한 선경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오염되지 않은 계곡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환상적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계곡이다.

제10경 贍津淸流(섬진청류)
지리산의 서남쪽을 감돌아 하동포구로 흘러드는 섬진강은
굽이굽이 절경이고 추억거리이다. 섬진강의 맑은 물에는
가장 깨끗한 물에서만 산다는 재첩이 살아간다.





(73)





(1667봉에서 반야봉 방향 조망, 끝에 아스라히 성삼재도..)







(1667봉에서.. 뒤돌아 서니 천왕봉이 따라오고 있다)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눈밭인지..)







(주능선 상에서는 장터목대피소에서 세석대피소 구간이 정말 좋다)

그러다 보니 거림으로 올라 중산리로 내려가기도 하나
그럴 경우 원점 회귀가 안되어 자동차를 가져 올 경우는
거의 백무동으로 올라 한신계곡으로 내려가거나
그 역방향으로 원점회귀를 하는 편이다.





(조물주는 바람을 이용하여 눈을 조각하고..)





(촛대봉 가는 길)





(파란 하늘에 깃털같은 구름이 피어 오른다)





(촛대봉 이정표, 세석대피소 0.7km를 가르키고 있다)





(삼신봉, 연하봉, 제석봉, 천왕봉, 중봉 꼭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촛대봉, 여기도 좋은 일출 조망처)





(세석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기는 이른 시간, 그렇다고 그냥 한신계곡으로 내려서기는
늦은 어중간한 시간.. 배낭 무게도 줄일겸 남은 삼겹살로 간식(?)





(파란 하늘을 캔버스 삼아 그림 그리기에 열심인 구름)





(세석갈림길, 백무동(한신계곡) 방향으로..)





(마냥 좋은 모양..)





(한신계곡 내려서기 직전..)





(곤두선 비탈에는 발목까지 빠지는 눈이..)





(뒤돌아 보니 나무도 광채를 띄고.. 눈도 빛이 난다)







(계곡은 얼어 빙폭을 만들었다)

다행히 등로는 아직 얼어붙지 않고 눈길이어서 걷기가 편하다.
몇 년전 이 길로 하산할 때 등로가 빙판이어서 고생한 적이 있다.
어제 오르는 길에서 만나고 취사장에서도 만났던 대전서 왔다는
아가씨 2명, 백무동으로 하산한다기에 같이 한신계곡으로
가자고 했더니 지난번 그 길로 가다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말도 말라는듯 손사래를 한다. 그렇게 위험하던 한신계곡길이
오늘은 볼 거리도 많고 걷기도 편해 좋다.





(계곡은 얼어붙고 그 위로는 눈이 쌓여..)

주능선 동쪽은 눈이 많이 녹았지만 아마 한신계곡은
지리산 계곡중에서도 눈이 많이 쌓여있는 곳 중의 하나일듯..
오늘부터 기온이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면 빙판이 될터.. 한신계곡을
걷기는 오늘이 제일일 것 같다. 때를 잘 맞춰 온 것 같다.





(삼한사한, 몇 십년만의 추위가 온 나라를 꽁꽁 얼리던 기세도..)

오늘이 입춘.. 다가오고 있는 봄 기운을 느꼈는지
두꺼운 얼음장 밑으로도 계류가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 있지않아 언제 그랬냐는듯 겨울이 그립겠지





(꼭 장독대에 소담스럽게 쌓인 눈 같이 정겨운 모습)





(5단폭포도 위용을 잃었고)





(포말을 일으키며 그 웅장하게 떨어지던 가내소폭포도 위용을 잃기는 마찬가지..)

얼음장 밑에서 와신상담, 권토중래의 그 날을 기다리고 있는듯..





(한신지곡을 건너.. 샛길은 표시나게 막아놓아..)





(산중턱부터 얼음기둥을 만들었는데..)

추위는 물을 모으는 대단한 기술이 있는듯..
평소 계곡도 아닌 산중턱에 무슨 물이 저렇게 넘쳤을까?
그렇게 많은 물이 흐를 것 같지 않은데 말이다.





(드디어 날머리, 3시간 10분 만에 한신계곡을 지나왔다)





(어제 올랐던 백무동길)





(백무동 탐방지원센터)





(지리산펜션에 들러.. 간단한 요기를 하고..)

지리산 펜션 식당에 들어서니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는다.
전주에서 아들 두 명과 오신 분.. 이 분은 천왕봉 정상에서 우리 사진을
찍어 주셨던 분.. 또, 파노라마 카메라로 무장하고 전국 유명산을 다니며
산사진만 전문적으로 찍는다는 서울의 카메라맨도 우리같이 이 집의
단골인듯.. 저녁은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먹기로 하고, 파전 하나
시켜 요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지리산 이야기를 듣는다.

이렇게 또 연례행사가 되어가는 설 기념 지리산 산행을
잘 마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날씨도 산행하기 적당한데다,
호젓한 눈길이 정말 좋았다. 특히 장터목에서 세석에 이르는 구간은
언제 걸어도 멋있는 길이고, 한신계곡길도 오늘이 제일이다 싶을 정도로
위험하지도 않은 눈길을 걸을 수 있어 좋았다. 작년에 왔을 때는
수정같은 얼음꽃으로 반겨주더니 올해는 또 다른 모습으로
준비하여 보여주니 이 얼마나 감사한가!

1박2일 지리산에서의 멋지고 행복한 산행에 감사하며
기분좋게 동생들이 벌써 와 있다는 시골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