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동릉, 능선이 험할수록 산은 아름답다

2012. 1. 13. 23:25山情無限/지리산

 
 

 
지리 천왕봉 동릉, 능선이 험할수록 산은 아름답다
(일망무제 거칠 것이 펼쳐 보여준 산, 산, 산들..)




○ 2012.1.9(토) 07:15~15:10 날씨: 쾌청, 산행하기 좋은 날씨
○ 중산리-순두류~동릉들머리~천왕동릉~천왕봉~장터목대피소-중산리
○ 경남 산청군 시천면 / 함양군 마천면
○ 울산 D종주클럽 21명



 



 

오랫만의 지리산행이고 "D종주클럽"과의 동행이다.
"D종주산악회"와는 팔영산 산행이후 거의 10개월 만인 것 같다.
산행코스 잘 잡기로도 정평이 나 있고, 울산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종주산악회여서 한 번 동행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산행이 거의
주일날 이뤄지는데다 그동안 많이 바쁘기도 해서 참여하지 못했는데..
첫째주 토요일.. 그것도 지리산간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근래 몸을 만들지 못해 장시간 산행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동안 못만났던 얼굴들을 보고싶은 마음에 꼬리를 잡고는
와이프에게도 '지리산 가자'고 했더니 좋아라 한다.
이전에는 시간만 나면 찾던 지리산인데 작년에는
1월과 2월 한 번씩 딸랑 2번 다녀온게 전부다.

몸만 준비가 안된게 아니라 마음도 준비가 덜 된 것같다.
동네 뒷산을 가더라도 겨울산은 준비를 철저히 해야하는데
지리산을 가려 하면서도 미리 배낭을 챙겨 놓지 않았다가
밤 늦게 다른 일 다하고 챙기다보니 자정을 넘긴다.
새벽버스를 타려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겨울산행 준비는 아무리 철저히 해도 넘침이 없다.

4시에 신복로타리로 나가니 반가운 얼굴들과
열정을 주체하지 못해 잠이 없는듯한 산꾼들도 보인다.
버스를 타니 오랫만에 만나는 동지들이 반겨주지만 차가
헐빈하다. 비좁더라도 꽉찼으면 좋으련만..





(지금시간 07:15, 셔틀버스로 산행 들머리 도착)

6시20분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
아침을 해결하고, 버스로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으로
올라가니 7시에 출발하는 순두류행 셔틀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차 안에는 서울서 왔다는 젊은 등산객들이 차를 반쯤 채우고
있었는데.. 우리 일행이 차에 오르니 곧 버스가 출발한다.
7시 15분 들머리인 청소년수련원 기점 도착,
산행채비를 하고 7시 20분 출발.







(청소년수련원 기점, 법계사 입구)

도로를 따라가면 경남자연학습원
중산리야영장 기점에서 약 3km, 1시간 거리
셔틀버스로는 15분 내외





(갈림길, 좋은 길을 두고 사서 고생을 한다)

고상하게 좁은 길을 택한 것 아니다.
그저 새로운 길 또는.. 옆길에 대한 호기심..
인생이 그런 것 아닌가!





(산죽길.. 완전 장애물통과다)

누가 뒤에서 배낭을 붙잡고 늘어지는듯..
산죽길 통과가 보통 힘들지않지만 또 키가 커서 득볼 때도 있으니..
그래서 세상은 공평한 것..





(선 바위?, 산만한 바위)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 순백의 눈이 좋다.)

오랫만의 심설산행이라 힘이 들지만, 재미있고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것 같아 좋다.




(선두는 러셀하느라 수고가 많다. 감사해야지..)

이렇게 앞에서 수고하는 사람이 있어야 뒤따르는 사람이 쉽지..
길 다 내어놓은 길 가기가 미안하지만..
오늘은 뒤따라 가기도 힘드니..







(눈이 있는 풍경)





(가는 세월은.. 나무나 사람이나 붙잡을 수 없고..)





(머리를 빼꼼히 내민 천왕봉 동릉 암봉)

天王峰(천왕봉) / 曺植(조식)

請看千石鐘(청간천석종)
천 석 되는 큰 종을 보고 싶다 하니
非大?無聲(비대구무성)
큰 종채가 아니면 쳐도 울리지 않는다네
萬古天王峰(만고천왕봉)
만고의 천왕봉은
天鳴猶不鳴(천명유불명)
하늘이 울려도 울리지 않는구나





(우측으로는 중봉골 너머 써레봉 능선이..)





(백과 흑, 빛과 그림자)





(쾌청하다. 조망이 좋다)







(눈 쌓인 암릉 사면을 타고 올라 한 컷)







(조망이 좋다.)

뒤따라 가기도 힘든데 자꾸 뒤돌아 보게 만들고
뒤돌아 보면 셔트를 누르고 싶지만 벌써 배터리 2개가 동났으니,
배터리 갈아 끼우고 두어컷 찍고 나니 또 배터리 눈금이
하나로 떨어진다. 오래된 배터리는 그냥 버려야 하는데..
카메라도 오래된데다 날씨가 추우니 배터리 소모도 빠르다.
오늘 새 카메라를 들고와야 하는데 종주팀과 동행하느라
무게를 줄인다고..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것.









(왼쪽 S자 황금능선 뒤로 보이는 남해)







(두발로 걷다가 네 발로 기어 오르기도 하고..)

거친 동릉에 무릎까지 눈이 쌓였으니 조심스러운 길
힘은 들어도 스릴있는 이런 길이 좋다.







(능선이 험할수록 산은 아름답다)

능선에 눈발 뿌려 얼어붙을수록
산은 더욱 꼿꼿하게 아름답다
능선이 험한 만큼.. 산행의 즐거움은 더한다





(천왕봉 동릉 암봉 턱밑에서)

마지막 미끄러운 비탈을 치고 오른다.





(저기가 고지다!)







(드디어 정상)









(천왕봉 정상에서에서의 조망)





(단체 인증샷)







(중봉, 하봉.. 덕유산 주능선까지 한 눈에..)





(낙남정맥 뒤로 남해 금산도 보이고..)





(천왕봉에서 와이프와..)

오늘따라 조망도 좋고 날씨까지 정말 좋다.
 
와이프를 걱정했는데 오히려 내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잘 올라와 주어 고맙다.









(一望無際, 거칠 것이 없다. 남해도 손에 잡힐듯..)





(정상을 내려서다 한길님이..)





(42)





(손에 잡힐듯한 반야봉.. 그 뒤로 보이는 노고단)





(바람의 길)





(고개숙인 사자(?) 모습)





(제석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천왕봉)





(제석봉 전망대에서 다시 한번)







(용트림하는듯한 지리산 주능선, 반야봉도 지척으로 보인다)









(제석봉에서..)





(12시 32분, 장터목 대피소..)

담고 싶은 장면들이 많다.
그러나 카메라 배터리 4개중 3개가 이미 동이 나고
나머지 1개도 눈금이 한 칸밖에 남지않아 셔트챤스가
와도 마지막 한 컷을 담기 위해서 아낀다. 아쉽다.
조금 힘들더라도 새 카메라를 가져오는 건데..
뿌린만큼 거두는 것은 진리!





(장터목대피소 마당에서 단체사진 한 장 찍고..)

점심을 먹고 나니 선두를 섰던 팀이 중산리로
내려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장터목대피소에서 바로 내려가는
팀과 일출봉능선으로 가는 팀으로 나누어 가기로 했는데
나는 그 때까지도 어느 길로 갈지 정하지 못하고 갈등했다.
일출봉 능선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카메라가
애를 먹이는데다 이미 오후 1시가 다 된시간이어서
내 달릴 것
같아서다. 하여 연하봉까지만 갔다가 다시 돌아 오려고
연하봉으로 향하는데 다리가 무거워 돌아선다.
카메라 상태라도 좋았으면 몰라도..





(그러고 보니 이 길도 낯선 길이었다)

일행들보다 조금 늦은 1시 15분경 장터목 출발,
장터목에서 내려서는 길도 보통 가파른게 아닌데 눈길에다 빙판이
된 곳도 있어 조심스럽다. 이 길도 선희샘 샘터까지는 식수떠러
자주 내려왔지만 샘터 아래쪽으로는 간 기억은 까마득하다.
백무동쪽에서 출발하면 천왕봉 올랐다가 장터목-세석을 거쳐
한신계곡으로 하산하여 원점회귀하고, 남쪽에서는 거의 거림으로 들어
세석-장터목 거쳐 천왕봉에서 바로 중산리로 내려서니까
이 길을 이용할 일이 없긴하다.





(빙벽을 이룬 유암폭포)





(이 길을 얼마만에 걷는가!)

가파르게 내려서던 길이 좀 완만해지는가 싶었는데
무릎에 신호가 온다. 그래도 다행이다. 일출봉능선으로
가지 않기를 잘 한 것 같다. 앞으로 욕심부리지 말고
무리하지않는 산행을 해야할 것 같다.





(갈림길, 우측으로는 장터목대피소.. 직진하면 천왕봉)





(법계교 출렁다리, 여기서부터는 눈에 익은 길)







(날머리, 중산리 야영장 기점. 해발 637m)

장터목대피소까지 5.3km
다시 주차장까지 약 1.6km
오후 3시 17분 하산완료





(지리산 공원안내도)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산청곶감, 반시)

곶감은 역시, 산청곶감과 상주곶감이 제 맛이지..
민트님이 사 온 반건시 한 상자를 풀어 나누어 주었다.
지리산 맑은 공기만큼이나 맛있다! 





(때로는 힘 빠지게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나의 분신)

언제부턴가 카메라가 산행에 없어서는 안될 동반자가 되었다.
낙남길에서는 카메라가 비에젖어 먹통이 되는 바람에 가던 길을 접고
산행을 끝낸 적이 있고.. 한남정맥에서는 심야버스로 인천터미널에
내리니 카메라 메모리가 없어 새벽에 메모리 파는 곳 수소문했지만
허사, 인천까지 가서 되돌아 올 수도 없고.. 일단에 산에 들어
폰으로 몇 장을 찍다가 시내로 내려와 메모리 구해서 다시
산길을 이어간 적도 있다. 무게도 상당히 나가지만 카메라는
산행시 차의 엔진같다고나 할까 없으면 맥이 빠진다.
오늘은 카메라 배터리 때문에 늦은 걸음을 더 붙잡았지만
1대간9정맥을 하는 동안 내내 동행하고, 주인 잘못만난
탓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생중인 분신같은 350d.
배터리라도 새 것으로 갈아줘야 할 것 같다.





(월출, 하루 덜 찬 보름달같은 둥근달이 뜬다.)

설날이 꼭 보름 남았다.
올해는 설날이 많이 빠른 것 같다.
설날 지리산을 찾을 수 있으려나.

 

 


(산행지도, 천왕 동릉-일출봉능선, 클릭하시면 펼쳐짐)

시간이 되어도 일출봉능선으로 간 팀이 하산하지 않아
걱정되었는데 도중에 잃었던 카메라를 찾는다고 늦었다고 한다.
잃었던 카메라를 무사히 찾았으니 다행한 일이고, 험하고 미끄러운
눈길이었지만 날씨가 도와주어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었고,
일망무제 조망까지 펼쳐주어 황홀한 산행이 되어 감사하고,
한길님, 성천님을 비롯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새해 첫날을 지리산 천왕봉에서 맞지는 못했지만
새해 첫주 토요일을 지리산에서 보낼 수 있었으니
다행하고, 감사한 일 아닌가!

함께하신 님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지리산의 정기받아 올 한 해동안 건강하시고
만사형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