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문' 영알 운문산에서 신년맞이 야영
2012. 1. 5. 23:36ㆍ山情無限/영남알프스
'구름의 문' 영알 운문산에서의 신년맞이 야영
(일출은 구름에 가렸어도 새해 새날은 밝아왔다)
○ 11. 12. 31 ~ 12. 1. 1 / 흐림, 밤새 세찬바람, 싸락눈
○ 고리뫼산방(자유인, 토향, 듀뽕스, 렬이, 하심, 민아, 한량, 나)
○ 코스 : 석골사 - 상운암 - 운문산(야영) - 아랫재 - 남명리
○ 경남 밀양시 산내면 / 경북 청도군 운문면
특히 영알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쉽지않았다.
하루가 이틀씩 겹쳐서 지나가듯 가을까지 순식간에 지나가고,
어느덧 계절은 겨울의 한가운데로 달려 년말마저 초읽기에 몰렸는데 다행히
영알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외인악우회에서 12.31 ~ 1.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덕유산 종주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주일이 낀데다 2일은 출근이어서 동행하지 못하여
아쉬움을 달래며 혼자라도 영알에 들려고 했는데 마침
고리뫼산방에 영알 야영계획이 올라왔다. 잘 되었다.
지난 주는 오랫만에 산에 든 탓에 5시간 거리를
6시간이나 걸었는데.. 오늘은 야영채비에다 일몰과
일출 담을 카메라 채비까지 하니 배낭무게가 말이 아니다.
하긴 50-500mm 망원에 삼각대까지 챙겼으니 카메라 짐만
6kg나 되지만.. 반면 마음은 왜 그리 들뜨는지..
(억산-운문산 등산 안내도)
부실한 준비로 가는 길에 부랴부랴 마트에 들렸다가
접선장소 문수고 앞으로 가서 조금 기다리니 자유인님 일행이
도착하고, 2진은 10시경에, 3진은 오후에 출발하기로 하고..
산행코스를 일출객이 몰려 복잡할 것 같은 신불산을 피해
운문산으로 정하고.. 가는 길에 아랫재에 들려 애마를
주차시켜 놓고.. 자유인님 차에 합승하여
석골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11시 20분.
(조망바위에서.. 운문산 서릉방향과 억산방향)
얼마만에 져보는 박 배낭인가?
무릎이 정상이 아닌데다 배낭이 무거워 조심스럽게
걷다보니 걸음도 느린데 사진이라도 한 컷 담고나면
일행과의 거리는 점점 벌어진다.
앞서가던 일행이 보이지 않는다 했는데
멋진 조망처에서 기다리고 있다. 잠시 쉬면서
운문산 서릉방향과 억산방향을 담아본다.
(대단한 열정의 토향님, 빨리 완쾌되기를..)
(산꾼은 역시 산에 있는 모습이 제일 잘 어울리고 멋있다!)
(지리산에서 단련된 실력들.. 잘 걷는다)
지금까지는 많이 가파르지 않은 길도 힘들었는데
배낭이 한층 더 어깨를 짖누르고 걸음은 한 발 한 발
내딛기도 힘든데 일행은 정말 잘 간다.
(오후 1시가 넘어 점심을 먹고..)
오징어 데침.. 뽕스님 손놀림이 바쁘다.
(상운암으로 향하고 있는 시나브로)
(운문산(雲門山) / 1188m, 영남알프스에서 가지산 다음으로 높은 산)
"구름의 문", 또는 "구름이 머무는 산"이란 뜻의 운문산은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지리산을 향하여 한반도 등줄기를 이루며
줄기차게 남하하던 백두대간이 강원 태백에서 갈래를 쳐 낙동정맥을
이루며 부산 몰운대를 향하다 울산에서 기세를 높혀 영남알프스를
이루고, 영남알프스 최고봉인 가지산에서 다시 분기하여 서쪽으로 향하던
운문지맥이 이곳 운문산에 이른다. (이후 운문지맥은 운문산을 지나
억산, 구만산, 중산, 낙화산, 보담산, 비학산을 거쳐 이어가다
(2011년 마지막 날 일몰은 이런 모습으로..)
(야영준비를 마치고..)
(북풍한설을 막기 위하여..)
(사진을 한 장밖에 못 찍었다)
식탁은 풍성하고 메뉴도 다양했는데 식탐하느라 그만
(밤새 세찬 바람이 얼마나 몰아쳤는지..)
9시경 날진통에 더운물을 담아 텐트로 돌아와
몸 좀 녹이고 나가려 침낭속에 들었다가 그만 잠이 들어 버렸다.
자정직전 잠이 깨어 별을 찍어볼까 했지만 바람이 너무 세차
삼각대도 세울 수 없어 별 찍기를 포기하니 오히려 전화위복.
묵은 해와 새해와 인수인계하는 시간에 묵상하며 지난
또 새롭게 주어진 하얀 하얀 백지같은 2012년
밑그림을 그려보며 1년동안 채색하여 완성시킬
아름다운 그림을 상상하며 새해를 맞는다.
(밤새 세찬 바람에도 잘 버텨준 텐트들..)
7시경 텐트를 열고 나오니 뽕스님도 나온다.
일출시간까지는 30여 분 남았지만 인근 산봉우리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낮게 깔린 구름은 신년일출을
보여주지 않을 태세. '구름의 문'이라는 산이름같이
구름이 머무는 이 곳도 겨울철 날씨가 쾌청하면 지리산
천왕봉도 보인다. 밤새 텐트를 날려버릴듯 요란하게
불던 바람이 좀 잦아들긴 했지만 맞바람은 매섭다.
주변은 싸락눈이 살짝 분칠을 한듯하다.
(운문산)
경남 밀양시와 경북 청도군 경계를 이루는
운문산은 영남알프스에서 가지산 다음으로 높은 산으로,
서북쪽 능선으로는 억산, 동쪽능선으로 5km 거리에 가지산이
위치하고 운문산 서쪽 산자락에 석골사가 자리잡고 있다.
막힘이 없는 운문산 정상은 삼거리인데
북쪽방향으로 난 주능선을 따라 10분 정도 내려가면
상운암 갈림길이 나오는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상운암을 거쳐 석골사로 내려설 수 있고, 직진하여 40여 분
진행하면 딱발재가 나오고, 50분 정도 더 직진하면 다시
팔풍재가 나오고, 또 20분 정도 진행하면 억산이 나오는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모두 석골사로 원점회귀가 된다.
한편 동쪽(가지산) 방향으로 40여 분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나타나는
또, 남서쪽 함화산 방향으로는 상운암 계곡으로 내려서서
(일출시간이 되었지만.. 하늘과 하늘금이 겨우 구분될 정도..)
(한참 아침식사 준비중인데 작별을 고하고..)
(운문산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먼저 하산)
(단체사진.. 멋있다 / 자유인님 블로그에서)
주일이 낀 야영은 많이 아쉽다. 끝까지 동행하지 못하고
(목책이 설치되어 내려가기는 쉽다만..)
(40분 만에 내려온 아랫재)
오랫만에 오니 폐가처럼 방치되어있던
가운산방(加雲山房)이 언제 철거되었는지 흔적도 없다.
2시간 정도 직진하면 가지산, 좌측으로 내려가면 심심이골,
남명리는 우측.. 현재시간 9시 50분.. 많이 늦었다.
나보다 등산장비에 대해서 더 잘 아는 상운암 스님이
배낭 꾸리는데 이것 저것 다 묻고 자동차에 대해서도
꼬치꼬치 물어 응대한 것도 늦은데 한몫했다.
새해 첫날 첫주일.. 지각해서는 안되는데..
(남명마을 상단, 드디어 애마를 회수하고..)
(운문산 산행지도)
고리뫼산방 산우들과 함께 영알에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수 있어서 좋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난 날을 되돌아 보고 새해를 계획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어 좋았다. 뒤돌아 보니 모두가 감사한 일뿐..
산정까지 무겁게 지고 올라간 카메라 렌즈와 삼각대로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일몰과 힘차게 솟아오르는 일출을 담을 수 있었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송년 일몰과 신년 일출을 막은 구름이 야속하여도
그것은 하늘의 소관이니.. 그래도 감사한 것은 얼굴을 내밀지만 않았지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이 구름위에는 찬란한 태양이 운행을 계속
하고 있으니.. 자주 영알에 들다보면 장관의 모습도 만날 수 있겠지.
살다보면 이 같이 본질을 장애물이 가로막는 일이 있더라도
현상에 너무 일희일비 하지 말라는 교훈을 주려는듯..
올해는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을 선용하여,
함께 한 고리뫼산방 산우들과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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