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 만길능선-간월산 서릉, 베네치아 원점 회귀산행

2012. 4. 1. 22:36山情無限/영남알프스

 

 

신불산 만길능선-간월산 서릉, 베네치아 원점 회귀산행
(영알의 심장 배내골의 속살을 보며 오른 만길능선)



○ 2012. 3.25 10:00~17:00 / 강풍, 가끔 구름
○ 영남알프스 신불산, 간월산 일원 / 와이프와
○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일원



 



 

지난번 세월산방에 만길능선-간월 서릉 코스 산행공지가
올라와 가 보고 싶었던 코스인데다, 오랫동안 참석을
못해
얼굴 잊을 것 같은 산님들도 만날겸 얼른 꼬리를 달았는데..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 꼬리내렸던 만길능선-간월산 서릉 코스.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해도 세상사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한가!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야 또 한 주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토요일도 산에 들지 못한터라 주일 1부 예배를 드리고
오랫만에 와이프와 함께 만길능선을 걸어 보기로 했다.

만길능선은 신불산 서릉에서 남서쪽으로 갈래를 친
능선으로, 배내골 기점으로 보면 울주군 상북면에 위치한
파래소 폭포가 있는 왕봉골과 신불평원에서 흘러내린 청석골 사이에
위치한 능선으로 신불산 서봉 조금 못미친 지점에서 신불서릉과 합류하는
4km나 되는 긴 능선. 최근에 일반 산객들에게 알려질 정도로 숨겨진
능선으로 등로가 거칠고 정비가 되어있지않아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능선상 곳곳의 전망바위에 서면 한 눈에 조망되는 주위 알프스산군들,
영알의 속살을 보는 재미도 더한다. 능선이름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으나,
능선 끝자락에 있는 큰 암벽을 보고 붙인 이름으로 추정되지만,
"만길바위"가 예전부터 불려오던 이름인지는 확실치 않다.
간월산 동쪽 자락에 있는 천길바위와 연관지어 부르는 것이
아닌지? 이 능선 아래쪽 들머리부터 임도 직전 879봉까지
암릉이 많고, 서봉직전에도 암릉지대를 지난다.







(신불산 자연휴양림 하단지구, 1~3월 동안은 입장료 무료)







(파래소폭포와 청석골 갈림길, 이정표 있는 곳에서 입산)

이 길은 청석골로 신불재 오르는 길,
만길능선은 데크를 지나자 마자 나오는 돌무더기
있는 곳에서 왼쪽 능선으로 붙어야 한다.
직진하면 청석골로 신불재에 오른다.





(신불재 오르는 길에서 왼쪽능선으로 붙어야..)

길이 흐릿하지만 시그널이 붙어있는 곳으로 오른다.
산머슴의 시그널이 길같지 않은 길을 안내한다.





(반가운 세월 시그널이 길을 안내하고 있다.)





(된비알, 한동안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비탈을..)

등로가 뚜렷하지도 않은데 낙엽이 길을 숨겨버려
어디가 길인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드문드문 매달려 있는
시그널을 따라 빨치산 산행하듯 한참 오르다 보니
왼쪽에서 제법 뚜렷한 길이 올라온다. 그 길을 따라
능선에 붙으니 본격적인 길이 열린다.





(잠시 조망바위에 올라.. 발 아래가 아찔하다)





(청석골, 그 위 능선이 백팔등능선)





(노송들에 가려져 있는 암릉구간)





(소나무 우거진 암릉을 배경으로 한 컷)





(참나무 숲, 정갈한 느낌)

정숙한 50대 여인의 모습같다고나 할까!





(암릉을 타고 올라..)





(다시 나타난 전망대에서..)

백팔등능선 뒤로 보이는 영축지맥,
영축지맥은 낙동정맥 영축산에서 죽바우등, 함박등,
시살등, 염수봉, 금오산, 구천산, 만어산, 청음산을 지나
매봉산에서 낙동강으로 스며드는 45.8km의 산줄기로
우측으로는 단장천을 만들어 밀양강에 합류시키고,
좌측으로는 양산천을 이루어 낙동강에 합류 시킨다.





(저 위 하늘금 움푹들어간 곳이 신불재)





(온갖 풍상을 다 겪은 듯.. 우리시대의 초상같은 옹이)

영하의 날씨는 아니지만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부는지
나뭇가지가 바람에 부러져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다.
자켓을 꺼내 입고 후드까지 쓰고..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위대함)

신불산 북풍한설이 얼마나 세찼기에..
한쪽을 완전히 내어주고도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
사람이나 나무나 제자리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찮아도 힘든 코스인데..)

암릉지대와 잡목숲 사이로 난 좁은 길이 걸음을 더디게 한다.
만길능선은 근래에 알려진 암릉을 타는 재미와 조망이 좋아
산행의 멋이 더하지만 쉬운 코스는 아니다. 특히,
잡목 숲을 지날 때 키 큰 사람은 댓가를 치뤄야 한다.





(왕봉골에서 올라 온 임도를 건너 절개지를 오른다.)





(이어지는 암릉구간)





(전방 영축산에서 시살등으로 이어가는 하늘금)





(신불서릉 갈림길, 현재 시간 12시 50분)

거의 정상 직전이지만 2시간 반이나 걸렸다.
오른쪽으로 한참 생채기를 앓고 있는 간월재가 보이고,
온 산을 할퀴듯 왕봉골에서 올라온 불한당 같은 임도가
간월산과 간월서봉 사이로 돌아나간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바람자는 곳을 찾아..)

때 늦은 점심, 아침을 6시에 먹었으니 배꼽시계는 이미
신호를 보낸지 오래. 간월재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아무래도
민생고부터 해결해야 겠는데 사람이 심해 식사할 곳을 찾지 못하다가
어렵사리 암릉 밑 바람이 자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 점심 준비.
그 사이 마른 하늘에 구름이 바쁘게 이동하면서 눈까지 휘날린다.
지나가는 눈빨이지만 날씨가 보통아니다.







(영축산, 영축산에서 이어가는 영축지맥)

2001년 "영축산"으로 통일되었지만, 전에는
"영취산"과 "취서산"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는데..
그 때 이름의 "취(鷲)"자가 독수리 "취"자로 영축산 왼쪽
큰 바위를 독수리 바위라고도 부른다. 여기에서 보니
독수리의 날개에 올라탄 듯하기도 하고..

산이름이 (영축산으로) 통일되는 과정에
통도사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다고 한다.







(27)





(오른쪽이 신불서릉, 왼쪽이 올라 온 만길능선)

오른쪽 능선은 파래소폭포쪽에서 올라온 신불서릉,
왼쪽은 우리가 올라온 만길능선, 이 두 능선이 바로
아래 지점에서 만나 신불산 서봉으로 오른다.





(신불산 서봉 암릉을 오르며)

신불서릉 바위지대, 하늘에 닿은 듯..





(신불산 정상, 오늘은 그냥 가기로)





(전망데크에서 보는 영축산)







(조금 전 지나온 신불산 서봉)





(신불산은 아직도 겨울)





(35)





(왜? 여기까지 이렇게 데크를 설치 했는지?)

아예 고속도로를 내고 아스팔트까지 깔지..
영남알프스에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무분별하게 설치하는
인공구조물은 자제되어야 한다. 과연 얼마나 환경 보전에
고심하며 어떤 절차를 거쳐 이런 구조물을 설치하는지..





(간월재 내려가는 길은 온통 목재데크)





(간월재, 간월산)







(간월재 억새밭)





(낙동정맥 간월산)

간월산의 '간월'은 간월(肝月), 간월(看月:김정호의 大東地志),
간월(澗月,肝越)로도 표기되고, 또 관월(觀月)로도 쓰였다.
어쨌든 간월산은 왕봉재(王峰峴:간월재)에서 긴등재(穿火峴) 사이,
즉 상북면 등억리와 이천리 사이에 있는 해발 1083m의 고봉 일대를 말한다.
이 산은 언양팔경(彦陽八景)의 하나로 서쪽(이천리) 계곡에는 천주교
성지인 죽림굴과 파래소폭포 등이 있고 동쪽(등억리) 계곡의 물은
작괘천(酌掛川)의 수원을 이룬다.

맑고 달 밝은 날 간월산에서 관월(觀月:달맞이)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간월산에서 증명사진 한 장씩 남기고..)





(간월 서릉, 우뚝한 산이 간월산 서봉)





(이마에 땀 흘리며 오른 만큼만.. 그냥 가기 아쉬워..)

산은 산에 오른 사람에게 딱 오른 만큼만 보여주고
고생한 만큼만 보람과 성취감을 맞보게 해 준다.





(간월산에서 바라본 신불산)





(숲 사이로 보이는 우뚝한 간월산 서봉(973봉))





(서봉 오르는 길, 임도는 배내고개(배내통하우스)쪽으로 연결된다)





(973봉 직전 전망바위)





(전망바위에서.. 간월산, 간월재, 신불산..)

그리고, 생채기가 심한 신불임도
아직도.. 아직도 절개지가 무너져 내리는 곳이 많다.
산을 그렇게 훼손하면서 낸 임도로 자동차 통행을 막은 것은
잘 한 일이지만, 그것이 정말 자연보호를 위해서 한 일인지..
아니면 신불산 정상에 설치할 케이블카 수익을 올리기 위한
꼼수아닐지.. 진정성있는 자연보호가 되었으면 좋겠다.





(힘들여 오른 서봉, 정상에는 아무 것도 없이 허전..)





(가야할 간월산 서능)





(간벌을 해서 헐빈하게 보이는 숲)





(가을같은.. 발목이 푹푹빠지는 낙엽길을 지나..)





(능선에서 조금 벗어난 곳으로 내려왔다가..)





(전망대 가는 길은 임도가..)





(임도에는 아름드리 장송들이..)









(갈림길, 왼쪽으로는 파래소 폭포.. )

파래소 폭포 1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지만
원점회귀를 하기 위해 전방 흉물스런 콘크리트 구조물이
버티고 있는 681봉으로 향한다.





(전망대에서.. 간월산 서봉, 오른쪽에는 간월산이..)





(오늘 오른 만길능선, 꼭대기가 신불산 서봉)





(영축지맥.. 백팔등 능선, 신불서릉(만길능선))





(재약산 방향)

산정에서 보면
더 너른 세상이 보일 거라는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산이 보여주는 것은 산
산너머엔 또 산이 있다는 것이다
절정을 넘어서면
다시 넘어야 할 저 연봉들..

함부로 희망을 들먹이지 마라
허덕이며 넘어야 할
산이 있어
살아야 할 까닭이 우리에겐 있다

산길 / 복효근







(베네치아 팻말이 있는 길로..)





(봄, 생강나무 노란꽃망울이)





(가파른 길을 얼마나 내려왔을까 산죽지대가 나오고..)







(광고판 뒤에서 본 베네치아 산장)





(하산완료, 베네치아 산장)





(산행지도)

얼마만의 종일산행(?)인가!
걷고 싶었던 "만길능선-간월 서릉 코스"를 와이프와
함께 걸을 수 있어 좋았다. 날씨가 청명하여 먼 곳까지
조망되었고, 영알의 또다른 풍광을 만날 수 있었다.
몸을 가누기 힘들정도로 바람이 불었지만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

몸은 만들기 힘들고 유지하기는 더 힘든 것 같다.
한동안 산행을 제대로 못한 탓으로 초반에 힘이 들었다.
다시 몇 지맥을 더 이어 가기위해 시동 걸어야 하니
시간내어 몸을 제대로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