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가 만 덕룡산-주작산-두륜산 종주
2013. 5. 28. 23:58ㆍ山情無限/산행기(일반)
가다가 만 덕룡산-주작산-두륜산 종주
(사고를 당해 걷기조차 힘들어 하면서도 감사가 넘쳤던 산행)
○ 2013. 3. 13 / 갬, 산행하기 좋은 날씨
○ 소석문-덕룡산-주작산-작천소령-암릉지대-오소재-두륜산-대흥사
○ 전남 강진군 도암면, 신전면 / 해남군 옥천면, 삼산면
흔히들 강진과 해남을 '남도 답사 1번지'라 하는데
이는, 강진과 해남에 걸쳐 호남의 공룡능선으로 불리는
주작산과 덕룡산을 연관지어 하는 말이리라.
진달래가 붉게 타오를 때 덕룡산-주작산만 걸어도 족한데 종주산방답게
근래 산에 들기 힘들 정도로 많이 바빠졌지만 일단 꼬리를 달았다.
덕룡산-주작산-두륜산 코스는 땅끝기맥 구간으로
땅끝기맥중에서도 암릉미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구간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걸어보고 싶은 몇 기맥중 하나인 땅끝기맥은,
(소석문에서 출발, 앞에 보이는 산은 석문산)
오랫만의 무박, 힘이 든다.
이전엔 무박을 어떻게 그렇게 다녔지?
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차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차를 바꿔 타고 온다고 1시간 이상 지체가 되었다.
그래도 우리 한기사님 수완이 대단하다.
그 새벽에 다른 버스를 조달하고, 수리까지 하다니..
강진 오는 길이 멀고 힘들다.
(큰 강의 하류같은 강진만)
일출은 놓쳤지만 능선에 올라서니
넓은 벌판과 큰 강의 하류같은 강진만이 펼쳐진다.
시원하다.
(사진 한 장 찍는 동안 일행들은 벌써..)
(강진만에는 약한 해무가 피어 오른다. 그림같다)
(성천 카페지기와 단체사진)
(봉황저수지는 하늘빛을 담고..)
(도암벌과 강진만, 자꾸 눈길이 간다)
(진달래가 햇살을 받아 화사하게 피어난다)
(본격적인 암릉구간에 앞서 워밍업)
(가우도 출렁다리도 잡아 당겨 보고..)
(진달래는 이번 주말쯤 만개할듯..)
(주작산은 봄철 진달래 피는 이맘 때가 좋다.)
오는 주말에 왔더라면 하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 번에는 왔을 때는 진달래가 거의 지고 있었다.
그러나 강진은 쉽게 올 수 있는 데가 아니다
(바로 위가 동봉인데.. 이정표는 서봉을 가르키고 있다)
(덕룡의 동봉을 오르는 모습)
(덕룡산 동봉 이정표만 담고..)
정상석은.. 사람이 많아서 기다리다 패스하고
한참 가다 뒤돌아 본 동봉
(34)
(서봉을 향하여.., 고지가 저기다!)
(덕룡산 / 德龍山, 432m)
전남 강진군 도암면에 있는 산으로 높이에 비해 산세는
1,000m 산에 견줄 만큼 웅장하다. 창끝처럼 솟구친 험한 암봉이 이어지며
진달래 군락이 많은 산이다. 산을 오르는 내내 남해바다를
볼 수 있는 것도 이 산을 오르는 묘미이다.
(성천 카페지기와 시골공주.. 멋있다)
(거세게 몰아치던 파도같은 암릉을 지나면 부드러운 길이..)
(저 앞 암릉구간에서.. 사고를 당하고도 감사한 마음뿐..)
빨리 가려다.. 돌부리에 발이 걸렸는가 싶었는데
순간 몸은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절벽 아래로 날아간다.
험준한 암릉구간.. 등로 아래로 떨어지면서 공중에서 완전히
한바퀴 돌았다. 앞이 캄캄해지면서 큰일 났구나 싶었다.
정신을 차리고는 누가 볼까봐 벌떡 일어서는데 무릎이 결리고
아프기는 했지만 똑바로 설 수가 있었다. 카메라도 깨지지 않았고
특별히 아픈데가 없는 것 같다. 주변을 돌아보니 온통 뾰족한
바위 투성이. 이런 곳에서 넘어지다니 정말 아찔한 상황이었다.
일부러 진달래밭에 뛰어 내리려 해도 어려운 상황인데
진달래밭에 떨어지다니.. 감사하고 감사한 마음뿐..
무릎에 통증이 좀 있지만 걸을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의아한듯 놀라는 모습
(절뚝거리며 일행을 따라 잡았다)
(뒤돌아 본 서봉)
아픈 다리를 끌고 어떻데 저길 넘어왔지..
무릎이 점점 부어 오른다.
(오르막을 오르려니 다친 다리가 구부러지지 않는다)
(무릎은 점점 부어 오르고.. 걷기가 힘들어진다)
걸음이 더뎌 일행들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점점 뒤쳐진다. 끝까지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소재까지라도 갔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완도방향)
높지도 않은 야트막한 400m급 산이 만들어 낸
풍경치고는 과히 일색이다.
(55)
(잠시 휴식하며 뒤돌아 본 암릉)
장비의 장팔사모가 그리 뾰족했을까?
하얀 암릉들은 창끝같이 솟아 있다.
(피보다 붉은 동백꽃, 동백군락지를 지나)
참 역설적이게도 꽃이 져야 봄이 온다니 말이다.
동백(冬柏)은 겨우내 키운 꽃을 훈훈한 갯바람이 불면 봉오리째 떨어뜨린다.
피보다 붉은 동백은 땅의 냉기를 지우고 머뭇대던 봄도 그제야 완연해진다.
그러니 꽃이 진다고 계절을 탓할 일은 아닌 것이지.
(점점 부어 오르는 무릎..)
무릎이 야구공만하게 부어 올라 바지가 꽉 끼일정도.. 살짝
스치기만 해도 아프고 다리가 굽혀지지도 않아 보통 힘든 걸음이 아닌데
펼쳐지는 전경은 공룡능선같은 암릉들.. 평소같았으면 얼마나 신났을까만
지금 절대절명의 과제는 저 암릉들을 어떻게 넘느냐다.
무릎보호대로 동여매고, 암릉이지만 스틱을 꺼내어
조심조심 내려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작천소령에서
넘어오는 산객들이 없어 교행을 하지 않으니 다행이다.
걱정하는 일행들을 먼저 보낸다
(63)
(뾰족 뾰족한 암릉에는 이슬을 먹고 자라는 소나무가..)
생명은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
(배산임수)
(어느 봉우리를 첨봉이라 하는지.. 이정표가 가르키는 봉우리는..)
(70)
(산길에서 박배낭 멘 산꾼만 보면 무조건 멋있어 보인다)
(72)
(주작산 가는 길의 암릉)
아! 저 멋진 암릉이 부담스럽게 여겨질 때도 있다니..
(산자고)
(주작산 턱밑)
점점 걷기가 불편해진다.
(오소재 가는 주작산 남릉 암릉구간)
두륜산까지는 못가도 저 암릉구간은 걸어야 하는데..
(주작산 / 朱雀山, 430m))
전남 강진군 신전면과 해남군 경계에 있는 산.
산세가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하다 해서
주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주작산 봉우리는 주작의 머리이고,
머리에서 남동쪽 오소재에 이르는 긴 능선은 오른쪽 날개이며,
또 머리에서 북동쪽의 덕룡산에 이르는 긴 능선은
왼쪽 날개라고.. 긴 바위능선이 많고 정상에 서면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작산 남릉 암릉구간 너머로 두륜산이 보인다)
(작천소령)
(기를 꺾는 이정표)
오히려 잘 되었다. 오소재까지 가봐야겠다고 했는데
이정표를 보니 7.1km, 정상적인 걸음으로도 3시간 가까운 거리
이 다리로는 무리다. 무리하지 말자. 택시를 불러야겠다.
(반가운 전화번호들..)
얼른 전화를 했다.
일단 버스가 있는 오소재로 가야겠다.
10분만에 택시가 왔다.
(오늘 못가면 다음에 가지 뭘)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기맥중 땅끝기맥을 비롯한 몇 기맥은 꼭 가보고 싶다.
그 때가 언제일지.. 맘 먹은지는 꽤 오래 되었건만
시동이 잘 안 걸린다.
(택시타고 오소재 가는 길)
(오소재, 주작산 등산로 안내도)
(오소재에서..)
(버스로 이동한 날머리 대흥사 앞에서..)
대흥사에 있다는 추사 김정희의
'무량수각' 편액을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두륜산 등산안내도)
(종주팀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맛집 강진 수인관, 역시 음식은 전라도 음식)
강진 여행에서 들린 수인관의 돼지불고기 백반
남도의 맛과 정성이 담긴 정갈한 밥상이다.
시골에 이런 맛집이 있다니..
(아쉬운 오늘 종주코스..)
생각지 않은 사고로 중간에서 내려서긴 했지만
절뚝거리면서도 감사가 넘쳤던 산행이었다. 그 때 상황을
아무리 되새겨 봐도 이렇게 무사하다는 것은 때를 따라 도우시는 도움의
두륜산 종주는 다음 땅끝기맥에서 만나야 할 것 같다.
당분간은 무리하지 말고 근신하며 기다려야겠고
앞으로 산에서 조심하고 겸손해야겠다.
오는 길 강진의 병영 5일시장 안에 있는
수인관에서 맛있는 남도 음식을 맛본 것은
산행의 덤이고 여정의 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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