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라, 암벽에 꽃피운 나바테 문명
2014. 6. 23. 21:37ㆍ여행/여행기
(영원의 절반만큼 오래된, 장밋빛 같은 붉은 도시)
○ 2014. 2. 17 날씨 : 아침/쌀쌀, 낮/더움
○ 요르단 / 와디무사 페트라
어제 이스라엘에서 요르단 입국할 때 국경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요르단 수도 암만까지는 깜깜한 밤에 이동해야만 했다.
그 바람에 주변풍광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 도착.
제법 긴 시간 험준한 꼬불꼬불한 산길을 통과하여 왔다는 느낌만 있을뿐..
호텔에 도착하니 10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몸도 마음도 쳐진다.
여행의 막바지 시점이라 여독이 쌓인 것도 있겠지만 며칠전 지나온 바로
그 이집트 국경 타바에서 폭탄테러로 인해 한국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과 요르단 국경에서 오래 지체한 탓인듯..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는 맑은데 제법 쌀쌀하다.
오늘은 페트라 가는 날, 암만에서 당일로 갔다 오는 일정.
어제는 어제고 또 다시 새날은 왔다. 5시 반에 일어나 준비한다.
페트라를 갔다 오는 것이지만 가는 길에 세례요한이 참수당한 헤롯왕의
여름궁전이었던 마케루스에 들렸다가 왕의 대로를 따라 가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할 때 건넜던 아르논강 하류 험준한 아르논 계곡과
모세의 므리바샘에도 들렸다 페트라를 둘러보고 되돌아 오는 여정.
암만에서 페트라까지는 250km 정도의 거리여서 쭉 뻗은
사막대로로 곧장 가면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인데
꼬불꼬불한 왕의대로로 이동하면서 유적지 몇 곳을 거쳐가니
오늘도 늦은 밤이 되어야 숙소로 돌아올 수 있을듯..
요르단의 보물로 불리는 페트라는
이집트 피라미드와 함께 황량한 사막에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대표적인 유적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마지막 성배'의
촬영 장소로 알려진 곳이자 뉴욕 타임지에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중
1순위로 선정한 곳이기도 한 붉은 바위에 화려한 삶의 꽃을 피운 페트라.
그런 이유로 유네스코에서는 이 곳을 198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아랍 유목민 문화를 관리,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페트라가 가까워진 것 같다)
창밖에 거대한 암릉이 나타났다.
페트라를 품고 있는 암릉으로 이뤄진 산맥이다.
(페트라에 도착하니 거의 3시가 다 되었다)
7시도 되기 전에 암만의 숙소를 출발하여,
헤롯왕의 여름궁전이자 세례요한이 참수당한 순교지
마케루스에 들렸다가 왕의 대로(King's Highway)로 아르논강의 하류
요르단의 그랜드캐넌 아른 계곡 거쳐 와디무사의 모세의 샘이라고도 하는
므리바샘도 들리다 보니 벌써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한 페트라.
금강산도 식후경. 점심을 먹고나니 벌써 3시가 다 되었다.
(입장권과 페트라 트래킹 안내지도)
페트라 입장료는 50 JD(디나르). 우리 돈 약 72,000원
페트라를 제대로 보려면 2박 3일은 봐야 한다는데..
(입구에서 반갑게 맞는 사람은 마차꾼들..)
(이쯤이야.. 걷는게 주특기 이기도 하고..)
낙타는 한 번 타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하지만
낙타가 너무 힘들어 할 것 같아서..
나까지 괴롭히면 안되겠지..
(Djinn Blocks)
진 블록(Djinn blocks)이라 불리는 이곳은
양쪽에 무덤이 늘어선 무덤길이자 페트라 유적지의 입구.
처음엔 물을 저장하는 저수지로 알려졌다가
후에 무덤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바위를 깎아 조각한..)
주변 바위에 뚫려 있는 구멍들은 무덤으로,
여기 모벨리스크 무덤과 트리클리니움 무덤이라고 한다.
2층 형태로 1층이 트리클리니움 무덤이고 2층이 오벨리스크 무덤..
무덤 이름은 아마 무덤 주인의 이름이 아니라
무덤의 형태를 보고 부르는 이름인듯..
(무덤위에 오벨리스크가 있어서 오벨리스크 무덤..)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긴 하지만 나바테아인들의 솜씨는
정말 대단한 듯!! 오벨리스크(obelisk)는 고대 이집트의
신전이나 능묘에 태양 숭배의 상징으로 세워졌던 것..
그래서 이집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시크[The Siq, 협곡],)
무덤길을 따라 걷다보면 나타나는 시크 협곡.
지각변동으로 생겨난 협곡이 한 도시로 들어가는
천혜의 입구가 되었다고 한다.
페트라를 만나기 위해 시크로 들어선다.
(홍수 조절 댐과 수로)
바위벽 아래로는 수로가 있고 인공적인 담벽은
옛날 물을 모으는 댐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시크를 걷는 길은 환상 여행)
거대한 협곡 사이로 난 1.2km의 시크는
마치 강물이 흐르듯 굽이치며 끊어질듯 이어간다.
넓은 바위 틈새가 2미터까지 좁아지기도 하고,
200미터까지 높이 솟구치기도 하는데 이 신비로운 길이
지각변동에 의해 바위가 갈라지면서 만들어진 길이라니..
자연이 만든 완벽한 요새 시크가 품고있는 둥지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구불구불한 바위틈새 길인 시크는
과연 페트라의 미모에 걸맞은 신비로운 입구.
꼭 스필버그의 환상적인 영화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랄까!
(조형물도 있고 자연적인 형상도 보이고..)
(페트라가 위치한 지역 이름은 '와디 무사')
'와디무사'(모세의 계곡)라는 지명은 구약과 관련있고..
AD 106년 로마의 트라야누스 황제에게 정복됐고 6세기 일어난 지진으로
도시가 멸망하면서 폐허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역사속에 뭍혀 버렸던 페트라!
스위스의 젊은 탐험가 부르크하르트가 탐험하며
다마스쿠스에서 카이로로 향하던 중 페트라에 엄청난 유적이
숨겨져 있다는 말을 듣고 아랍인으로 변장한 후 이곳을 찾아 나서
1812년 드디어 그는 묻혀져 잊혀진 역사 웅장한 모습의 나바티안의
사막속 바위 도시를 발견하였고, 그는 여행기를 통해
페트라를 유럽에 알리면서 되살아 나게 되었다.
(점입가경!)
좁은 통로로 이루어진 협곡 시크(Siq)
1.2 Km 길이의 협곡에 시종 압도당하며 걷는다.
통로 옆으로는 바위를 파서 만든 상수도용 수로도 보이는데
물은 수 Km 떨어진 곳에서 끌어왔다고 한다.
(시크 사이로 보이는 알 카즈네)
시크 틈새로 빼꼼이 드러낸 알 카즈네의 모습이 장관이다.
영국의 시인 존 윌리엄 버건(John William Burgon)이
'영원의 절반만큼 오래된, 장미빛 같은 붉은 도시'라고 노래한 곳.
나바테아인이 건설한 사막 가운데 바위를 깎아 만든 도시 페트라.
나바테아인은 BC 7C부터 BC 2C까지 시리아와 아라비아반도 등지에서 활약한
아랍계 유목민들로 이들은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붉은 사암 덩어리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위 틈새에 도시를 건설하여 일세를 풍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아라비아, 페니키아 등의 교차지점에 위치하여 선사시대부터
사막의 대상로를 지배하여 번영을 누렸던 캐러밴 도시 페트라!
협소한 통로와 협곡으로 둘러싸인 바위산을 깎아 조성한
페트라의 건물들은 대부분 암벽을 파서 만들어졌다.
('보물창고'라는 뜻의 '알 카즈네(Al Khazneh)')
새벽이 캄캄함의 절정에서 나타나듯
긴 협곡이 점점 좁아지더니 드디어 그 끝에서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붉은 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모습의 알카즈네는 1.2km 좁고 신비로운
'시크(Siq, 협곡)'가 끝나는 지점에 웅장한 모습으로 숨어 있었다.
알 카즈네는 BC 1세기 무렵에 건설한 나바테아(Nabatea) 왕
아레타스 3세(Aretas Ⅲ)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높이 43m, 너비 약 30m 규모의 2층 신전 형태의 건축물.
경이로움 그 자체..절로 감탄사가 틔어 나온다.
알 카즈네.. 1층 부분은 6개의 코린트식 기둥이 세워져 있는데,
1층 중앙 기둥 좌우에는 제우스 신의 쌍둥이 아들인 카스토르(Castor)와
폴룩스(Pollux) 기마상을.. 맨 위쪽에는 파손된 채로 있는 독수리상 2개가 있고
2층 중앙의 원형으로 만든 톨로스(tholos)에는‘알 우자(Al Uzza, 풍요의 여신)'이
조각되어 있다. 이 거대한 기둥들과 다양하고 정교한 조각 장식들은 따로 만들어
세운 것이 아니라 사암 절벽을 파고 다듬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내부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는 사각 모양의 방이 있고 그 안쪽으로는 여러 개의
작은 방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뚫려 있다.
'보물창고'라는 뜻의 '알 카즈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서는 해리슨 포드가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썼다는 성배를 찾기 위해 들어간 사원으로 나온다.
(41)
(바위산, 바위산을 깎아 만든 귀족들의 무덤)
(무덤, 무덤 속은 공통적으로 텅 비어 있었다)
페트라에는 왕실의 무덤을 비롯해 수많은 무덤들이 남아있는데
살아 생전의 지위와 재력에 따라 무덤의 크기와 모양은 천양지차.
(51)
(54)
(??, 원석에서 채취한 안료같기도 하고..)
특이해서 카메라에 담기는 담았는데.. 뭔지 궁금??
(쌓거나 붙힌 것 하나없는 one piece 부조물)
바위를 떡 주무르듯.. 아니 떡도 저렇게는 못하겠지..
어떤 방법으로..?? 의문투성이다.
(더 깊은 곳의 보지못한 다른 모습들 (빌려온 사진들))
일행들은 Treasury에서 돌아 갔지만
Royal Tombe까지는 가 봤다. Royal Tombe에서
제일 마지막에 있는 Monastery까지는 빨리 걸어도 20분
왕복 40분이 필요한데.. 그건 무리여서 더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보지 못하고 돌아 나왔다 다음에 페트라를
가시는 분들은 꼭 Monastery까지 가 보시기를..
(휴식중인 낙타와 힘겨워 보이는 당나귀)
당나귀는 애처로워 보이건만
당나귀를 탄 당나귀보다 덩치 큰 사람은 아랑곳없다.
몰이꾼이야 돈만 챙기면 되고..
(돌아 나오면서 다시 본 '보물창고'라는 뜻의 알 카즈네)
'카즈네(Khazneh)'란 베두인들의 말로도 '보물창고'.
사막 유목민인 베두인족들에게 이집트의 파라오가
이곳에 보물을 숨겨 놓았다는 전설에서 비롯되다고 하는데
그냥 알 카즈네 그 자체로도 대단한 보물이다.
기둥과 벽을 세우지 않고
오직 바위를 정교하게 다듬고 파내서 만든
'알 카즈네'는 요르단의 문화 아이콘.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할 운명 앞에서
사랑하는 연인의 손을 놓지 못하는 애절함 같다고나 할까
돌아서서 보고 또 본다
(갔던 길로 되돌아 나오지만 느낌이 색다른 협곡)
(들어올 때 봤던 오벨리스크가 있는 길을 따라..)
(페트라, 와디무사 동네와 식당, 상점의 모습)
(하루를 밝혔던 태양은..)
노을로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며 지려한다.
아침에는 쌀쌀했으나 낮에는 뙤약볕이 따가울 정도로 더웠지만
청명한 날씨여서 좋았고, 이렇게 하루를 운행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까지 아름답게 하늘을 물들이는 모습이 보기좋다.
늘 아름답게 물드는 노을을 볼 때면 나의 마지막 모습도
주변을 한 뼘이라도 아름답게 물들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바테아인들이 사막 가운데 바위산을 깎아 문화를 꽃피운
페트라. 유네스코 7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으로,
BC 7C ~ AD 2C까지의 '반석'이라는 뜻을 가지고 역사속에 존재했던 고대도시.
교역 중심의 요새도시였으나 6세기에 있었던 큰 지진으로 인하여 땅속으로
사라졌다가 1812년에 발견되어 아직까지도 발굴이 진행중인 페트라.
500여 개의 무덤을 포함해 800여 개의 유적이 산재해 있는 페트라.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모든 것이 쌓아 만든 것이 아니라 바위산을
절벽 위에서부터 깎아내려 만든 건축물들..
나바테아인들은 이렇게 불후의 문명유산을 남기면서
유감스럽게도 역사 기록을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당시 아람(Aramic) 문자를 사용하였으며 지금까지 약 4000점에
달하는 나바테아인들의 문자 기록이 수집되었으나 아주 단편적이어서
그들의 역사와 관계된 된 내용은 거의 없다고 한다.
고도의 문명을 이룩했던 나바테아인들이 문자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역사와 종교 및 문학과 사상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는 것 또한 바위산을 깎아 만든 독특한 건축물 만큼이나
불가사의 한 일. 꼭 풀어야 할 비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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