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외솔, 한글이 생명이다.

2015. 11. 11. 01:26여백/살아가는이야기

 

 

 

 

 

창작 뮤지컬 '외솔' 공연 초대권을 확보한

 민 선배가 학과 "카페"에 공지를 올렸다. 

 

"우리는 국어국문학과 학생이다.
무늬만이 아닌 뼈속까지 국어국문학과 학생이라면
이 공연을 눈여겨 보셔야 합니다."

 

선착순!

 

 

 

 

그렇찮아도 보러 갈 참이었는데.. 잘 되었다.

덕분에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제일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창작뮤지컬 '외솔 겨레의 등불 최현배'는

울산의 역사적인 인물을 소재로 울산의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창작 뮤지컬. 일제강점기 우리의 말과 글 연구에 삶을 바친 울산이 낳은

한글학자 외솔의 삶을 어떻게 담아 낼지 사뭇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2막 5장에 27곡의 넘버로 구성된 뮤직드라마 형식으로

박용하 극본.연출에 이광용(외솔 역), 서지유(외솔 부인),

김형묵(사이또), 곽명화(달래) 등 40여 명의 배우들이 출연.

1시간 50분간 진행된 공연은 외솔의 탄생부터 조선어학회 창립과 투옥,

한글 가로쓰기 연구, 우리말 큰사전 집필 등 한글과 관련한 사건 등을 담았는데

극이 시작되자 한글 자음과 모음을 엮어 만든 무대세트와 자모형상의 환한 등불,

결연한 의지를 담은 노랫말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기도 했지만

1막은 좀 지루하게 진행되었다.

 

2막은 달랐다. 1막이 밋밋한 서술형이었다면

2막은 장면 하나하나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을 더 해갔다.

감옥에 갇혀 죽음이 경각에 이른 위급한 상황에서도 적삼 안쪽에 한글을 가로로 써서 

다른 죄수들에게 '한글 가로쓰기'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장면에서는 '한글이 생명'이라며

목숨보다 한글을 중히 여기며 지켜 온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아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배우들의 열연이 진한 감동과 함께 숙연한 마음까지 들게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무대세트의 단조로움과 뮤지컬다운 웅장함이 좀 부족한 것 같았다.  

해외 라이센스 공연과 빅 프로덕션의 대작 뮤지컬이 판을 치는 공연계에서

울산의 예술가들이 이 정도로 훌륭한 작품을 제작했다는 것이 자랑스럽게도

느껴졌지만 관객의 입장은 또 다른 것. 내년에 중앙무대에 올릴 계획이라면

좀 보완할 부분은 보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가지 아쉬운 것은

막이 내리자 마자 관객들이 일어나서 나가기 바빴는데..

배우들에게 박수로 힘을 실어주고 커튼콜로 또다른 연출의 즐거움도

누리는 울산시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무대인사 몇 장면을 담아본다.

 

 

 

 

포토존에서 단체로 기념사진도 찍고..

 

 

 

 

 

 

 

주막으로 자리를 옮겨 오늘 뮤지컬 '외솔' 공연 참관 뒤풀이까지..

 

 

 

자정이 넘자, 갈 사람은 가고 아직도 할 이야기가 남은 사람은 남아

 한글을 이야기 하고, 끝도 없고 깊이도 알 수 없는 문학을 논하고 인생을 논한다.

오늘은 이래저래 하루가 즐겁고 의미있는 날이었다.

 

 

 

- 한글이 목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