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약산, 얼음꽃을 피운 가지에도 물이 오르고..

2016. 2. 15. 01:07山情無限/영남알프스




재약산, 얼음꽃을 피운 가지에도 물이 오르고.. 

○ 2016. 2. 10    날씨 : 쾌청
○ 주암마을-심종태바위-재약산-천황산-샘물산장-주암마을
○ 악남악녀 25명





오늘 산행은
다음 주에 갈 소백산 산행 워밍업 차원이고,
오늘 산행을 위해서는 어제 문수산을 한 바퀴 돌고 왔다.
평소 공부 안한 학생이 시험 며칠 앞두고 몰아치기 공부를 하듯
 겨울 소백산을 가 보고 싶은 욕심에 덜렁 신청은 했지만 
몸이 마음을 따라 주지 않을 것 같아 벼락치기 공부하듯 
주어진 시간이 짧지만 그동안에 페이스를 끌어 올려야 한다.
오늘 산행이 다행인 것은 산행 시간도 길지 않고,
험한 길도 아니고, 더군다나  "설 명절 때 배에 낀 기름제거" 산행이라니
테마까지 딱 어울린다. 언제부턴가 머리 속에서만 존재하는 산이 되어 가면서
산에 드는 것이 내심 겁 나기 시작했다. 공부 안한 학생이 시험을 겁 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일까! 올해는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기다리는 학생같이 
산행이 기다려지는 그런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심 3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카메라맨들이 많아 찍혀 보면서 찍는 사람들을 찍어 본다..






이런 곳에 어떻게 사는지 싶다.

울산은 날이 좀 풀린 것 같지만 주암 마을에 드니 한기가 느껴진다.

두꺼비 대장.. 기온도 차고 날씨도 좋으니 주암 계곡으로 오르려던 계획을 바꿔

주계바위 능선으로 코스 변경한다며 길을 열어 간다.






지난해 12월 10일 이마에 땀도 맺히지 않게 다녀온 토함산 이후 

딱 2달만의 산행이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다. 올해는 산행을 좀 해야겠다고

다짐해 보지만, 그런 다짐이 초반부터 펼쳐진 된비알 길에 당장 무슨 도움이 될까?

산행을 게을리 한 것은 지구의 중력까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조금 걸으면 좀 나아지려나..




힘이 들어도 산에 든 것은 잘한 일이다.

된비알에서 잠시 뒤돌아보니 머지않아 움을 틔울 가지들이

제멋대로 뻗어 있는 것 같았는데 해를 해를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린다.

수 천 수 만 갈래의 나무가지같이 

수없이 엉클린 우리의 마음도 가운데 서면 

정리, 정돈되어 방향성을 가지지 않을까!





아무렴!

한 여름 계곡산행도 아니고, 빙벽 탈 것도 아닐 바에야

계곡보다는 암릉도 타고 시원한 조망에 가슴까지 탁 트이는 

이런 길이 좋지..

 




의지의 한국인 뽀대뽀 아우

국공연산 200km 종주 등 초인적인 종주 소식은 간간히 들었지만

 만나기는 정말 오랫만이구려.. 그 사이 닉네임까지 바꾸고..

자기 자신을 이기고, 자신을 넘는 자가 제일 강한 자라지

안전산행하며 오래 오래 산사랑을 이어가시게나..





공주님을 여기서 만났네요.. 반가워요.








주암 계곡과 가야할 능선





주계바위






뒤돌아 본 능선..

능선끝에 심종태 바위(주계바위)도 보이고,

멀리 배내고개.. 그 뒤로 가지산까지 펼쳐 보인다.






눈길을 걷는다.

1월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 울산사람 1/3이나

가지산 눈 구경을 다녀 올 정도로 영남알프스에 눈이 많이 내렸다더니..

얼마나 많이 내렸으면.. 아직까지 잔설이 남아 때 놓친 산객을 반겨준다.

이번 겨울은 심설산행 한 번 못해보고 보내야 할 것 같지만

이게 어딘가!










죽전 휴게소에서.. 점심도 해결하고..

떠나기 직전 한 컷..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들..






재약산 방향 이정표를 잡고 선 학산님의 미소는

백만불 짜리..

 











선물 / 권오삼


추운 겨울 지나면
누가 해마다
택배로 보내 주는 선물
"새봄"
상자를 뜯고 포장지를 벗기면
하나같이 예쁘고 눈부신 것 뿐
잎눈, 꽃눈, 새싹, 하늘, 햇빛, 구름, 비, 바람
빛깔도 모양도 무늬도 향기도
전에 것이 아닌 새것, 신제품
올해도
올 때가 되었는데 하며
택배 오길 기다립니다.








재약산 정상에서..






빙벽, 돌아 나오면서 한 번 더..








천황재를 지나..

여기도 영알의 좋은 야영지 중의 하나!









포토 존에서..

투혼님과 카리스마 대단한 두꺼비 대장!

뒤따르기도 바빠 사진을 많이 담지 못했지만






단체 인증..

오늘의 산행 목적은 "설 명절 배에 낀 기름제거"라며

연휴라 참석자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두꺼비 대장이 공지를 올렸는데

예상 밖.. 배에 기름제거 할 회원이 많았던 탓인지 25명이나 참석하여

승용차가 무려 5대나 동원되었다.








지나온 재약산, 저 아래 샘물산장도 보이고..









건너편 간월재, 응달에는 아직도 눈이 하얀 신불산..

에덴벨리 스키장도 당겨보고..








산 첩첩, 춤추는 산 너울

 청명할 때는 지리산도 조망되고,

 능선 12겹이 보이는 특급 조망처














잔설이 남아 있고, 가지에는 빙화가 피어 있는,

나무들도 속으로 물을 열심히 빨아 올리며 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고로쇠나무같이 갈참나무, 수줍은 듯 다소곳한 함박웃음이 피어나는

함박나무도.. 늘푸른 소나무도 더욱 힘차게..






땅이 많이 질척거렸다.

재약산 오름길은 아직 잔설이 있어 걷는데 불편이 없었지만

천황산에서 샘물산장 내림길은 눈이 녹아 길이 많이 질척거렸다.

등로가 질척거리고, 나무들도 벌써 푸른빛이 감돈다.

봄이 이미 코앞에 앞다는 증거다.





샘물산장, 사장만큼이나 보는 사람들도 안타깝다.

좀 더 활용을 잘 했으면 좋겠다






여기서 주암 마을 방향으로..






얼음은 물의 저금통, 아니 은행

공기 중의 수분을 모아 상고대를 피우고,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을 쌓아 고드름을  만들기도 하고,

조그만 물줄기의 물도 모으고 얼려 빙벽을 만든다.

 학산님과 먼길님.. 학산님은 그렇게 좋을까!





산행 뒤풀이는 7호점에서..

사장님! 장사를 그렇게 해도 남는 것이 있는지요?

혹시 가지산, 배냇골 갔다가 요기할 일이라도 있으면 석남사 앞 상가

7호점에 한 번 가 보시라.. 후덕한 인심에 감동받을 것이다.





오늘 걸은 길 (붉은 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