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석대 능선, 산에 들긴 들었는데 산행이라고 하기엔..

2017. 3. 5. 22:45山情無限/영남알프스



산에 들긴 들었는데 산행이라고 하기엔..


17. 3. 4





작년 7월 매월당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용장골을 오르며

가끔씩 산행을 하자고 의기투합(?)했지만 그 가끔이 1년이 다 된 오늘 성사되었다.

처음 생각은 산행다운 산행을 해보려 했는데.. 그동안 산행을 한 번도 못했다면서

 컨디션도 안 좋다면서.. 물건 값 흥정하듯 깎으니 도리가 없다. 입석대로 낙찰..

성에 차지 않지만 어쩌겠나.. 이 마저도 안 나서면

정말 1년을 채울지도 모르겠는데..





 맞춤이다. 들머리 코 앞에 주차하고 입산.

오랜만의 산행이라 조금 걷고 싶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나선 것만도 고마운 일.. 가까우면서 오르기 쉽고 산에 든 기분을

낼 수 있는 곳 입석대 능선..







5분이나 걸렸나 모르겠다.

그래도 조망은 멋지다. 구불구불 배냇골 가는 길도

조망되는 전망대에서 한참을 머물었다.







입석, 산에 든지 10분 만에 오른 입석

얼마만의 산행인데.. 인증사진은 남겨야지

입석은 보는 방향에 따라서 모양이 많이 달라 보인다.






유장(?)한 입석대 능선,

의연한 산하..





잘 생긴 소나무

이런 나무가 이 산정에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가

  돈 많은 집 정원에 있지않고..



산에 든지 20분 만에 산에 든 기념으로

 족발을 먹었는데 1시간도 안 되어 점심까지 먹었으니..

오늘은 식도락을 위해 산에 든 것 같다.

봄기운이 완연한데 아직 화신은 없다.

제비꽃 생강꽃도 아직 멀었다.





호젓한 길, 땅이 질긴 하지만..





변신을 준비하는 눈부신 나목들

겨울을 이긴 개선장군같은 연두색과 꽃들을 기다리며..






가을은 산정에서 내려오고, 봄은 강에서 올라 오는 것

산정에서 만나지 못했던 화신은 턱밑, 집 앞 공원에 벌써 와 있었다.

마치 찌르찌르와 미찌르가 처마 밑에서 희망이라는

파랑새를 찾았듯..


*  *  *  *  *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 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봄 / 이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