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 나의 영원한 노스탤지어

2017. 5. 16. 23:15山情無限/영남알프스






신불산, 나의 영원한 노스탤지어



일시 : 17. 5. 13. 홀로

등억웰컴센터-홍류폭포-신불공룡능선-신불산-간월재-간월공룡능선 (원점회귀)






오늘 산행계획은 배내고개에서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거쳐 지산마을까지 걷는 것이었다.
큰 맘 먹고 날 잡았는데 배내골 가는 버스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그만둘까 하다

모처럼 찾아온 여유, 오늘 같은 날에 산에 가지 않으면 언제 산에 들 수 있겠나 싶어

마음 고쳐 먹고 주섬주섬 산행채비를 하여 늦은 시간 집을 나선다. 영남알프스야 어디로 가도
멋진 산길이 열려 있으니 일단 집을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어디로 갈까?
신불공룡능선으로 올라 신불산 거쳐 간월공룡능선을 걸어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잡았다.
수 없이 오르며 정이 든 신불산! 억새 피면 억새꽃 보러 오르고, 눈 오면 눈꽃
보려고,

구름이 낮게 드리우면 구름바다를 보려고, 텐트를 때리는 빗소리가 좋아 빗소리 들으려

 봄비 오는 날 오르고,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빛 보려고 박배낭을 메고 오르던 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르던 산. 고독하고 힘들 때 더 찾았던 산. 어머니 품 같이
안온한 산, 그러나 근래에 너무 수난을 당하는 것 같아 안스런 마음이 드는 산.
자주 찾지 못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산.
추억을 새기며 걸어 보리라.






들머리, 올 때마다 모습이 변하는 것 같다.






홍류폭포.. 어제 비가 왔지만 폭포에 힘을 실어 줄 정도는 안 되었나 보다.
수량이 적이 가느다란 물줄기가 성이 안 차서 장노출로 물방을 잡아 본다.





걸음은 납덩이를 단듯 무겁지만 마음 다잡고 오른다.
쉬지 않고 752봉까지 오르는 것이 목표였는데 조금 더 걸어 조망바위까지 올랐다.
오랜만에 나섰지만 잘 견딘 것 같다. 조망바위에 오르니 마치 연록의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섬 같다. 스치는 바람도 싱그럽고 풋풋하다
머리 위 공룡능선은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그래, 조금만 더 즐기다 가마..






능선길로 들지 않고 연두색 잎이 찬란한 숲길을 걸었다.
능선길의 조망도 좋지만 생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연두색의 숲도 좋다.
숲길은 마음의 평화를 주고 안구정화도 시켜준다. 이따금씩 잎 사이로 뚫고 나온
빛이 보석처럼 빛난다.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며 도취되어 오르는데
벌써 능선으로 합류하라고 밧줄이 나타났다.








공룡능선이 시작되는 초입 암봉 전망대에서의 망중한
코 앞 삼봉능선의 남근바위와 사자바위에 눈 길이 닿자 실없는 웃음이 나온다.
신불재 방향으로 눈을 돌리니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그 정부 각료들 같은
지난 가을 억새가 아직도 신불평원을 철 지난 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신불재 너머로 보이는
채이등, 죽바우등은 꼭 숨바꼭질하다 고개를 내민듯한 형상이다.
고개를 더 돌리면 갈 길도 조망된다.







네 발로 엉금엉금,
이제 시작인데 공룡능선을 다 넘을 수 있으려나..
한편으로는 겁 없이 성큼성큼 걷는 이들 보다는
안전하게 통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곳에 또 고속도로를 낼 모양이다.
이러면 안 되는데.. 꼭 필요하다면 쇠줄이나 발판 정도만 설치해도 될 텐데..
제발 탁상행정하지 말고 산악선진국에서 산길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한 번이라도 보고 와라.
바위에 철심을 박고 시멘트로 떡칠하고 그 위에 산책길보다 편한 데크를 깔면
이것이 자연파괴 아니고 무엇인가?






등산 / 권경업


오르는 것이 아니라네
내려오는 것이네
굽이굽이, 두고 온 사연만큼
해거름 길어지는 산 그리메
막소주 몇 잔, 목젖 쩌르르 삼키듯
그렇게 마시는 것이네
거기 묵김치 같은 인생 몇 쪽
우적우적 씹는 것이네
지나 보면 세상사 다 그립듯
돌아 보이는 능선길
그게 즐거움이거든








조금 전까지 맑던 하늘에 구름이 밀려 와 몽환적 모습을 연출한다.
비를 몰고 온 구름 같지는 않고.. 따가운 햇살까지 막아 주니 좋다.







아마 오늘 공룡능선의 주인공은 이 꼬마 친구들 아닐까?
몇 살이냐고 물으니 여섯 살이라고 한다. 세살 터울의 3총사 그들은 대단했다.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인 언니 오빠도 대단한데 동생바람에 빛을 바랜 것 같다.
중간 험로에 우회길을 알려 주었지만 되돌아 와 주능선을 거뜬히 넘었다.
하긴 10여 년 전 겨울 지리산을 종주하던 순천서 온 경진이라는 아이를 만났는데
4살 때부터 지리산을 종주했다고 하여 아직도 그 다부진 모습이 기억에 생생한데
오늘은 다부진 6살 클라이머를 공룡능선에서 만났다.
고미영 같은 훌륭한 여성 산악인이 될 것 같다.






인생에 어려움과 고난만 있는 것이 아니듯
암릉길이라고 험준하고 거친 바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어여쁜 님의 얼굴같이 환하게 반겨주는 꽃들..
꽃길은 아니지만 꽃이 있어 더 아름다운 길





신불산 정상은 폐허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황량한 시내 같기도 하다.
케룬은 저렇게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산꾼들이 오며 가며 돌 하나씩 보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국민의 세금 몇 백만 원을 들여 저렇게 쌓은 것은 한복입고 베레모 쓴 격이다.
또 정상석은 어떻고.. 이전에 있던 정상석은 어떻게 하고 주변 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키보다 큰 정상석을 세우다니.. 돈이 남아돌지..






자연은 자연 그대로 있을 때가 더 아름답다.
지자체는 함부로 자연을 훼손할 권리가 없다.
자연은 우리 모두의 공공재다.






인간은 하잘 것 없는 오만으로 자연을 훼파하지 마라
자연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간월재,
올해도 고출력 앰프와 스피커를 틀고 연주회를 할 참인가?
신불산 꼭대기, 간월산 꼭대기에서도 소리가 울릴 정도로 소란스런 행사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자연파괴행위다. 산에서는 제 아무리 잘 하는 연주라 해도

솔바람 소리, 계곡 소리, 산새 소리 보다 자연스럽고 아름답지  않다.

이제는 자연의 주인을 위해 하물며

 야호! 하며 소리치지도 않는데..





간월재 억새 위로 보이는 간월 공룡능선.. 오늘은 저 길도 걸어야지
저기 소나무 아래 특급 조망처에서 조망을 즐길 생각을 하니 괜히 들뜬다.







병꽃나무, 노랑땅나리(?), 그리고, 이름모를 꽃..
언제 이름도 모르는 노란 꽃이 이렇게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지





간월재 샘터에 비친 나의 모습,
무슨.. 나르시소스라고
오늘 산행 중 유일한 모습인 것 같다.






버들강아지, 쥐오줌풀
버들강아지는 솜털 벗는다고 한창이다.






샘터에서 시원한 물 한 바가지 드리키고, 임도로 올라

간월재 휴게소 뒷길로 난 간월산 오르는 길







( 간월산 규화목(permineraized wood, 硅化木) )
규화목은 화산활동이나 홍수 등 강한 힘에 의하여 파괴된 목재조식이 산소가 없는
수중환경으로 이동하여 매돌된 후, 지하수에 용해되어 있던 다양한 무기물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목재조직의 세포내강 또는 세포간극에 물리·화학적으로 침적 또는 치환되어 형성된다.
간월산 규화목은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의 '한국의 지질 다양성'울산지역 조사 중
발견되었으며, 해부학적 조직 분석결과 나자식물(침엽수) 목재의 특징이 관찰되었다.
생존 당시의 모습 그대로 매몰-보전된 현지성 화석으로 생육 기간 중의
환경조건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 한반도 및 울산의 중생대 식물상과
고환경 연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간월공룡능선 너머 저 아래 등억리가 아스라하다.





간월공룡능선의 신고식은 초입에 걸린 긴 밧줄을 타고
  내려서는 것이다. 물론 오름길일 경우는 졸업식일 테고..








특급 조망처에서 조망의 즐거움
전면으로는 험준한 신불공룡릉에서 이어진 신불산이 보이고,
눈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간월재 억새밭이 한 눈에 들어오고
계속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머리 위로 간월능선이 보인다.






송화, 팥배나무
송화(松花)는 봄철에 소나무에서 나오는 꽃가루를 말하는 것으로,
곤충을 이용한 꽃과는 달리 바람을 이용해 수분하는 풍매화인 소나무는

대량의 꽃가루를 만들어 내어 바람에 날려 보내서 수분을 시도한다고 한다.

송화는 두 개의 큰 공기주머니가 있어 바람에 잘 날아 다닐 수 있다.

노랗고 연두빛이 나는 고운 가루를 조심해야 하지만
이 송화를 모아 술이나 면에 섞어 먹기도 한다.






들고양이 같이 까탈스러운 밧줄 구간의 마지막 밧줄을 타고 내린다.
신불공룡능선이 조망과 땅위로 불쑥 솟은 암릉 타는 재미를 준다면,
간월공룡능선은 숲 사이로 숨은 바위에 걸린 수 없이 많은 밧줄을 타고 내린다.
신불공룡능선은 돌풍이나 미끄러짐을 조심해야 하고,
간월공룡능선은 밧줄 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거친 암릉길이 끝나면 정말 걷기 좋은 호젓하고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아 이 길이 참 좋다며 나름의 풍취에 접어들 때쯤이면 아쉽게도 임도길이 나온다.
더도 말고 이런 길을 30분만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올 때마다 매번 한다.
이제 등억까지는 1km도 채 남지 않았다.





이 길도 폭신한 흙길이라 느낌이 좋지만 경사가 심하다.
눈이 쌓이고 땅이 얼거나, 비라도 내리면 미끄럼 타기 일쑤인 길.

 내려서기도 힘들지만 오르기는 더 힘든 길





산행 종료 직전 차가운 개울물로 땀을 훔쳐내니
몸이 가뿐하고 상쾌하다. 생각했던 것 보다 힘들지 않아 기분도 좋다.
산에 들면 이렇게 좋은 것을.. 집만 나서면 되는 것을..






클라이밍센터와 별도로 그 옆에 새로운 암벽장이 생겼다.

등억지구 복합웰컴센터가 들어서면서 개발이 한창인데.. 이 곳과

산악레저시설을 연계한다는데 우려되는 부분도 많다.





( 오늘 걸은 길 )


산은 같은 산인데 오를 때마다 길이 낯설다.

언제 생겼는지 모르게 침목이 깔리고, 철계단이 들어 서고,

필요 이상으로 데크가 깔리고 있다. 산은 그냥 자연 그대로의 산으로 놔 두던지

안전을 위한 장치를 하더라도 자연친화적으로 해야지 산을 너무 훼파하는 것 같다.
아직도 신불산에 케이블 카를 설치하려는 시도가 집요한데
신불산에 케이블 카가 설치되면 

영남알프스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보도에 의하면 신불산 케이블 카를 설치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작성 과정에서 내용을 조작하고, 찬성여론 조작을 위해 계획적이고

직적으로 개입한 것이 드러나 지자체장과 담당 공무원 다수가 고발을 당했다고 한다.

환경파괴가 불을 보듯 뻔하고, 시민이 반대하는데 왜 케이블 카를 설치하려 목 매는 것일까?

케이블 카를 놓으면 이득 보는 사람이 누구일지 정말 궁금하다.

자연은 후손으로 부터 빌려 쓰고 있는 것, 훼손하지 말고

 잘 보존하여 우리의 후손들에게 온전히 물려 주어야 한다.

 잘 한 산행의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이 옥의 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