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7구간 (임도삼거리에서 황장재까지)

2009. 7. 12. 16:07山情無限/낙동정맥(完)



낙동정맥 7구간 (임도삼거리에서 황장재까지)



○ 산행일자 : 2008. 5. 1(토) 07:50 ~ 17:10 (9시간 20분)
○ 산행날씨 : 박무, 햇살강함(최고기온 29도)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18.8k㎞           누적거리 : 122km
○ 산행코스 : 임도삼거리-봉화산-명동산-박짐고개-포도산삼거리-장구매기-화매재-시루봉-황장재
○ 소 재 지 : 경북 영양군 석보면 / 청송군 진보면 / 영덕군 영해면, 지품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5:10            집 나섬

07:20            청송군 진보면 황장재 도착

07:25~07:45      황장재에서 임도삼거리까지 이동(택시)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7:45~50         임도삼거리 도착/출발

08:11            봉화산(733m)

09:23            명동산(812.4m)

09:58~10:03      박점고개

10:33            포도산 삼거리

11:32            송전탑

12:21            삼각점(청송 23)

13:40            임도갈림길

14:52            화매재(330m)

16:42            시루봉(532m)

17:10            황장재(350m)

③ 복귀

17:30            황장재 출발

19:55            집에 도착


2. 산행기록



2번이나 빼먹은 바람에 오랫만에 나서는 낙동길이다.
3월달은 당직으로, 4월달은 회사 행사로, 그렇게 낙동길에 들지 못한 바람에
5월달 정기산행 전에 빠진 두 구간을 이어 놓아야 다음 구간 진행하는데 부담이
없을 것 같아 시간이 나는 오늘 한 구간이라도 이어놓기 위해 혼자 낙동길에
나서기로 했다. 누가 대신 가줄 수 없는 길 새벽 4시반에 일어나 간단하게
콘푸르스토로 요기를 하고 5시 10분 집을 나섰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신 기사님)

어제 전화로 8시에 황장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새벽길이라 생각보다
길도 안 막혀일찍 도착할 것 같아 약속시간을 당기기 위해 전화를 하여
7시 반에 황장재로 와 달라고 하고 약속 장소로 가는데 마음이 바빠서인지
황장재에 도착하니 7시 20분. 몇 분 후 택시 한 대가 도착했다. 박 기사님이었다.
7시 반까지 오려 했는데 먼저 와서 기다리려고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오셨단다.
감사하다. 7시 25분 곧바로 들머리 곰취농장 위 임도삼거리로 향한다.
생각보다 30분이나 일찍 산에 붙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

(박주환 기사님연락처 011-815-8057)





(곰취농장 출발, 봄이 되자 겨우내 얼었던 밭을 잘 갈아 놓았다)

택시를 타고 밭중간으로 난 길을 오르니 곰취농장 임도삼거리
지난번 이곳까지 왔을때는 밭이 온통 눈으로 덮혀 스키장 같았는데...
택시비가 보통 3만원인데 혼자라고 2만5천원만 받으신다.
담배라도 한값 사 피우시라며 2천원을 더 드리려니
안 받으시려는 것을 겨우 드렸다.

채비를 하고 밭 왼쪽으로 올라가니
왼쪽에서 시멘트가 포장된 임도가 올라온다.
임도길로 조금 내려가니 비탈에 시그널이 달려 있다.
임도를 따라 오르면 안된다.





(개별꽃, 오늘은 시작부터 눈길주기도 벅찰 정도로 야생화가 천지다)

봉화산 오르는 길 옆에 노란제비꽃을 비롯한 노랑무늬붓꽃, 양지꽃,
얼레지를 비롯한 야생화들이 온통 꽃밭을 이루고 있다. 숫자가 적어야 제대로
눈길을 주지... 일일이 다 눈길을 주고 종류별로 카메라에 담으려면 오늘 산행은
아예 포기해야할 것 같아 개별꽃에 눈길을 주고 카메라를 갖다대었는데...





(괴불주머니)





(쥐오줌풀)





(봉화산 정상 조금 지나 만난 돌무더기... 봉화대라기보다는...)

봉화산(733m)은 지형도상 명칭은 아니다.
능선상의 봉화대 역시 지형도상의 명칭이 아니고...
쌓아올린 돌무더기도 봉화대라기보다는 제를 지냈던 곳 같다.
봉화대를 지나자 한동안 급격히 고도를 낮춘다.





(양쪽의 식생이 확연히 다른 호젓한 능선길을 걷는다)





(벌깨덩굴)





(연두색 잎들이 햇살을 만나자 춤을 추며 일렁인다)





(당개지치)





(오늘 구간은 거리도 짧고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은데..., 그런데...)





(봄 숲은 조용한듯 하지만 생명의 축제가 한창이다)

고요한듯 하지만 숲속은 바쁘다.
길 옆으로는 야생화가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햇살을 머금은 반투명 연두색 나뭇잎은 현란하게 춤추는데
이름모를 산새들의 노래소리가 운치를 더한다.

한편,
이른 아침부터 수없이 쳐놓은 거미줄 때문에 기분이 반감되었지만
거미가 숲의 주인이다 생각하니 마음도 편해지고 귀찮은 것도 없어졌다.
그는 이 숲의 주인이고 나는 이 숲을 지나가는 나그네.
거미줄은 거미가 생업으로 쳐 놓은 그물 아닌가?
나그네가 주인이 쳐 놓은 그물을 걷으면서 귀찮아 하다니,
오히려 거미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등로에 아름답게 핀 산철쭉, 제철을 만난 것 같다)





(노루삼)





(노란꽃을 피운 피나물도 무리지어 반기고...)





(명동산 정상의 산불감시탑)





(가야할 길)

오늘 마루금은 영덕군과 영양군의 경계를 타고가다
태백시와 삼척군을 지나 울진군 통고산 조금 지난 지점에서 만난
힘들었기에 더 정이 들었던 영양군 구간과 작별하고 청송군을 만난다.

임도삼거리에서 명동산까지 남진하던 길은 5시 방향으로
틀었다가 다시 10시 방향으로 틀어 포도산 삼거리까지 이어간다.
그러다 다시 630.5봉까지 남진하던 길은 갔던 길을 되돌아 나오듯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화매재에 이르고 다시 시루봉까지 서진하다
날머리 황장재까지 남진하는데 지그재그로 W자 형상이다.





(명동산/明童山(812.2m) 정상의 표식에 박힌 탄피 그리고 ROKA)

오늘 구간중 최고봉.
사방 막힘이 없어 조망은 좋은데 정상석 하나도 없다.
이제 잎들이 나면서 숲에 들면 조망이 되지않아 위치파악도 어려운데
이렇게 사방이 시원하게 조망되는 곳이 있다니...





(벌써 봄 색깔로 옷 갈아입은 산)





(지나온 길, 갖가지 녹색이 들불처럼 번져간다)





(양지바른 곳에서 노란색을 한껏 자랑하는 노란제비꽃)





(제비꽃)





(노란무늬붓꽃)







(이제 막 움을 틔우는 나무들, 곧 녹색옷으로 갈아 입겠지...)





(고슴도치털같던 산등성도 연녹의 잎들이 여백을 채워가기 시작한다)





(박점고개, 햇살이 따갑다. 겨우 2시간 남짓 걸었는데 다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오늘 구간은 등로가 W자형으로 휘어 가는데 명동산에서 거의 남남동진하던 길이
급히 방향을 틀어 서진하면서 고도를 급격히 낮추어 임도가 있는 박점고개에 이른다.
임도 우측으로 내려서면 삼의교가 있는 박점마을로 연결된다.
마루금은 임도를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포도산사거리로 이어간다

삼의골중 제일 아래쪽에 있어 하삼의라 불리는데 하삼의에 있는
박점마을은 옛부터 나무바가지를 만들어 팔았다고 하여 바가지점이라
불리던 것이 박점이 되었다고 한다.





(둥굴레, 봄철에 어린 잎과 뿌리줄기를 식용한다)

6∼7월에 길이 15∼20mm의 녹색을 띤 흰꽃이 1∼2개씩 잎겨드랑이에 달리며,
작은꽃대는 밑부분에서 서로 합쳐진다. 수술은 6개이고 통부 위쪽에 붙으며
수술대에 잔 돌기가 있다. 꽃밥은 길이 4mm로서 수술대의 길이와 거의 같다.
열매는 장과로 둥글고 9∼10월에 검게 익는다. 한국,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한방에서는 뿌리줄기를 당뇨병, 심장쇠약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

잎 뒷면에 유리조각 같은 돌기가 있고 꽃의 길이가 2∼2.5cm인 것을 산둥굴레,
잎 뒷면 맥 위에 잔 돌기가 많고 꽃이 1∼4개씩 달리는 것을 큰둥굴레,
잎은 길이 16cm, 나비 5cm 정도이고 꽃이 4개씩 달리는 것을 맥도둥굴레,
전체가 크고 잎 뒷면에 털이 있으며 꽃이 2∼5개씩 달리는 것을 왕둥굴레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29)





(양지꽃)





(양지바른 묘지 위에 피어 있는 할미꽃)

할미꽃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 오는데...
옛날 세 딸을 둔 할머니(어머니)가 어느 날 시집간 딸들을 찾아갔다.
첫째와 둘째 딸은 부자였지만 성격이 야박해서 추운 겨울날 어머니를 가난한
셋째 딸 집으로 쫓아내었는데 집을 나선 할머니는 눈보라에 휘말려 길을 헤매다가
셋째 딸이 사는 마을 어귀에서 죽었다. 이를 슬퍼한 셋째 딸이 어머니를 양지바른
언덕에 고이 묻었는데, 이듬해 봄 무덤에서 할머니처럼 등이 굽은 꽃이 피었다.
이 때부터 사람들은 이 꽃을 할미꽃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전설이 아니더라도 할미꽃을 보면 할머니를 떠올리게 된다.
봄에 피는 자주색 꽃으로, 온 몸에 흰 털이 잔뜩 나 있는데다
꽃대가 굽어 꽃이 땅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히 보기가 힘들다.
꽃잎이 지고 나면 흰 털이 난 씨를 볼 수 있다. 흰 털이 난 모습이 마치
흰머리가 난 할아버지 같다고 해서 한자어로는 白豆翁(백두옹)이라고 한다.

주로 양지바른 묘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할미꽃은
사람 뼈에도 포함되어 있는 인산을 좋아하기 하는데 때문이라 한다.
옛날에 시골 어른들은 아이들이 할미꽃을 캐지 못하게 했는데
할미꽃 뿌리에 든 독에 아이들이 다칠까 봐 걱정하여서였다고.
자주색 꽃이 피는 식물 중에는 독이 든 것들이 많다고 한다.





(미역취)





(화마가 휩쓸고 간 황무지에도 새 생명이 돋아나고...)





(여정봉 /630m)

고도차없는 봉을 넘어 평산신공묘를 거쳐 W자의 두번째 꼭지점 여정봉에 오른다.
지형도상 명칭도, 정상석도 없는 봉인데 선답자의 산행기에 그리 표기되어 있다.
받침대가 땅에 묻힌 삼각점(청송 23)과 국토지리정보원의 삼각점 안내문이 있다.
(삼각점 : 11~19번까지는 1등, 21~29는 2등, 301~399는 3등, 401~499는 4등 삼각점)





(구슬붕이)





(쇠물푸레나무)





(조팝나무)





(사람도 보기 힘든 임도에 차가 나타나 먼지를 날리며 지나간다)





(숲속에서, 벌써 몇 번째 배낭을 베고 누웠다)

아침은 새벽 5시에 콘푸르스트 한 그릇,
점심도 잘 넘어가지 않아 겨우 반만 먹었다.
날씨가 무더워서 그런데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힘이 들고 피곤하면 쉬어 가는게 상책, 벌써 세번째다.
첫번째는 40분, 두번째는 30분, 이번에도 20분 배낭을 베고 누워 쉰다.
쉬고 나서 걸어도 이내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 쉬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기는 하지만 갈길이 먼데 얼마나 더 쉬어가야 할지
평소에는 잘 앉지도 않는 편인데 이렇게 누워서 쉬다니...

누워서 숲을 보니 나무들 틈사이로 구름이 떠가고
나무들은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하듯 규칙적으로 일렁인다.
굵은 나무는 느릿하게 조금 움직이는데 가는 어린 나무는
바쁘게 온 몸을 움직인다. 여기도 연륜탓인가?





(포산마을, 고랭지 채소밭)





(꽃핀 모습이 튀긴 좁쌀을 붙인것 처럼 보인다하여 조팝나무)





(임도는 마을로 내려가고, 마루금은 숲속으로 들어선다)

임도는 마을로 내려가고, 낙동 마루금은 좌측 산길로 든다.
당집에서 임도를 버리고 우측 마루금으로 들었는데 다시 길이 되돌아
나오듯 좌측으로 꺾더니 임도로 내려서는 바람에 지도를 정치시키기를 몇 번.
가던 길을 되돌아 나와 다시 확인하기를 또 몇 번. 임도 갈림길까지 마루금과 임도를
번갈아 타는 바람에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영양군의 빨강색 '산불예방'
리본이 낙동길과는 무관하게 걸려 있어 많이 헷갈렸다. 조망이라도 제대로
되면 위치확인이 되련만... 지도를 보고도 분간이 잘 안되는 지형이다.





(한걸음 한걸음이 납덩이 같이 무겁지만 가는 길은 꽃길이다)





(저멀리 황장재로 향하는 34번 도로가 어렴풋이 보인다)





(숲은 지금 옷갈아 입으며 변신하는 중)





(분꽃나무)





(산앵두)





(유난히 짙은 색을 가진 각시붓꽃)





(화매재 내려서기 직전)





(영덕군과 영양군 경계를 타는 낙동정맥은 911번 도로가 화매재를 넘는다)

숲길에서 벗어나 밭 옆 길로 화매재에 내려선다.
해가 머리 위에서 얼마나 따갑게 내리쬐는지 삼복더위도 저리가라할 지경이다.
화매재 길 가장자리에는 해발고도를 표지하지않은 수준점이 설치되어 있다.





(한입버섯)





(화매마을)







(화매재에서 황장재까지 4.2km, 고도차 200여 m, 그러나...)





(저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시루봉이기를 바래보지만...)

다리는 풀릴대로 풀려 한 발 한 발 내딛기가 힘이 든다.
이제 야트막한 봉우리도 겁난다. 몇 봉우리만 넘으면 될 것같았는데
고도표에는 분간도 안되는 봉우리들이 비 온뒤 죽순처럼 솟아 오른다.
힘들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 지금까지 그랬듯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누가 대신 가줄 수없는 길, 나에게 주어진 몫이기에
천근 만근 무거운 발걸음이지만 옮겨야 한다.





(가도가도 끝없는 길, 저 멀리 기를 죽이며 우뚝 서있는 시루봉)





(노루귀)

걷기에도 힘이 부치지만 처음 보는 녀석이라
쪼그리고 앉으니 앙징맞게도 녀석이 방긋 웃는다.
그래, 난 널 외면할 용기가 없었어.





(기어 오르다시피한 시루봉/532m)

시루봉 오르는 길이 왼쪽 사면으로 이어가길래 다행이다
싶었는데, 그길도 만만한 길이 아니다. 이 봉우리가 마지막일까 하고
있는 힘을 다해 오르면 앞에 또 다른 봉우리가 솟아나고... 그러기를 몇 번
드디어 우뚝솟은 봉우리가 저 만치에 나타났다.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다해
한발 한발 정말 힘들게 올랐다. 지난 2구간 때 면산 오르던 때와 비슷하다.
드디어 532봉에 오르고는 아무 생각없이 다섯번째로 배낭을 베고 누웠다.
이제 다 올랐으니 내려갈 일만 남았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힘들게 오른 532봉이 영양군과 작별하는 지점이다.
북쪽의 봉화군과 울진군, 동쪽의 영덕군과 울진군, 서쪽의 봉화군과 안동시,
남쪽의 청송군과 접해 있는 영양군은 경북에서도 가장 높은 지형을 이루고 있는데
북쪽의 일월산(1219m), 통고산(1066m), 동쪽의 백암산(1004m) 등 1000m가 넘는 고산들이
3면을 둘러싸고 있다. 울진군 통고산 조금 지난 937.7봉에서 시작되어 청송군
황장재 직전 532봉에서 끝나는 낙동정맥은 영양구간이 장장 90km나 된다.

한편, 낙동정맥이 가른 물길은 동쪽으로는 영덕을 거쳐 동해로 흘러들고
서쪽으로는 장수천, 장파천, 화매천, 장군천 등이 흘러 반변천을 형성한 뒤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들판은 이들 내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좁게 펼쳐져 있다.
산간내륙 지방이어서 기온의 연교차가 크고 지형의 기복이 심하며 일조시간이 짧아
연평균기온은 13.7℃일 정도로 낮고 연평균강수량은 940.7mm에 지나지 않는
고지대로 10월 초에는 북부 수비면과 청기면 일대에는 서리가 내린다.
특히 겨울이 다른 지방보다 길고 눈이 오랫동안 남아 있다.





(돌배나무)





(능선너머 우뚝솟은 봉우리가 다음구간 이어갈 대둔산)

백두대간 길이 그렇고 정맥 길이 그렇듯 쉽게 날머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산이 좋아 산에 들어 변심한듯 날머리에 내려서기만을 학수고대한다는 것이
조건없이 받아준 산에게 미안한 이율배반적인 행동같지만 보통 장시간 산행을 하고
지칠 때쯤이면 산에 더 머무르는 것 보다 날머리가 언제 나타날까 하는 기다림이
반가운 님 기다리는 것보다 더 한데 어쩌랴! 특히 오늘같이 초죽음이 되도록
찐한 산행을 한 날이면 더 없이 날머리가 기다려진다.
지형도나 고도표에는 급경사 내림길로 봉우리가 없을듯 한데도 막상 가보면
그기에는 또 다른 오름이 기다린다. 하긴 오르내림이 있으니 산이지...
터덜터덜 주먹만한 봉우리 두세개를 더 넘는다.





(차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황장재가 나타나고...)

지치고 힘들어도 포기하지않고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디딘 전진이 있었기에 눈 앞에 나타난 목적지.
산행이 무엇인가? 그것은 나와의 싸움이다.
오늘 힘들게 많은 봉우리들을 넘었지만
정작 넘고 넘은 것은 나 자신이었다.





(황장재로 내려서는 개구멍이 반긴다.)

이른 아침 차를 주차시키고 택시를 타고 들머리로 떠나
10시간에서 15분 모자라는 9시간 45분만에 다시 돌아 온 날머리 황장재
마지막 개구멍을 통과하면서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드디어 9시간 넘게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이다.

사실 오늘 구간은 평소 같으면 7시간 정도면 충분한 길이었다.
거리도 18.8km인데다 산의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아 쉽게 생각했는데...
항상 산에 들 적에는 겸허한 마음과 준비된 자세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하며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는 산행이 된 것 같아 감사하고
힘들었지만 아무사고 없이 무사히 완주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다음구간은 거리도 오늘보다 훨씬 길고 오르내림도 훨씬 심한
주왕산 구간인데 좀더 준비된 자세로 산에 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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