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2. 17:18ㆍ山情無限/낙남정맥(完)
낙남정맥 종주 (3구간:덕암공원 묘원에서 남산치까지)
○ 일 시 : 2006. 11. 5
○ 참 석 : 세월산방 33명
(여:한솔,한백,첫사랑,바위솔,러브송,산울림,도란도란
남:태풍,산그림자,늦손,청학,망각,하늘의백장미,구만,홀로바우,load,
호돌,옥필,지팡이,야호,박하,광야,파랑새,갱조개,도란도란 게스트,
포크박,선바위,만자로,뿡뿡이,물안개,쟁이,길가는사람,시나브로)
○ 코 스 : 덕암공원묘원-황새봉-불티재-장고개-냉정고개-용지봉-대암산-남산치-사파정동
○ 구간별 시간 (중간 그룹 기준)
09:35 덕암공원 묘원
10:08 황새봉
10:44 불티재
11:15 단고개 내림길(벌목지대)
11:28 장고개(남해안 고속도로)
11:55~12:25 감나무 밭 위 점심식사
12:40 냉정고개
13:06 용신재
13:49 용지봉 안부
14:20~40 용지봉
15:08 707봉
15:39~44 대암산
16:15 남산치
16:45 창원 사파정동
신복로타리에서 기다리던 세월님들을 마저 태우고 고속도로를 얼마나 달렸을까?
잔이 돌기 시작한다. 왠 잔? 지난 2구간 때 바위솔님이 산행 중 딴
영지로 끓인 순 진짜 영지물이다. 한 컵을 들이키니 씁쓰럼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좋다.
회장님은 도토리 묵 쑤느라 오늘 참석을 못한 것 같다고 하자 다음 4차를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한데...
도중에 버스가 뒷걸음도 치면서 지난번 날머리 덕암공원묘원에 닿으니 09:30
덕암 공원묘원 입구에서 차도를 따라 조금 내려오면
우측에 정맥길 임을 알리는 시그널이 달린 오솔길이 나타난다.
완만한 오름길은 왼쪽으로 꺾어 들어서는데 나무들이 이리저리 쓰러져 있는 잡목 숲이다.
정맥길은 이내 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면서 넓은 송림길로 변한다.
길섶에는 가을과 함께 왔던 가을꽃 구절초가 계절의 변화를 이기지 못한듯
시들해 지면서도 단아한 모습을 흐트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같다.
(황새봉(392m))
황새봉 직전에 산불감시 초소를 만나는데 문짝이 떨어져 나간데다
빨간 스프레이로 낙서를 해 놓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황새봉 정상엔 주변에 잡목이 많아 시야를 가린다.
청학님은 주요 지점마다 수첩에다 깨알 같은 글씨로 기록을 한다.
진행방향은 양동산성 방향이다.
억새밭을 헤치면서 지나니 소나무가 우거진데다 부드러운 흙길로
걷기에 편안한 길이 나타난다. 태풍대장은 내리막만 나오면 돌아서서 뒤로 걷는다.
무릎이 많이 안 좋은 것 같아 옆에서 보기도 안쓰러운데
백두대간도 꺼꾸로 탔다며 자랑일 것 같지 않은 자랑을 하면서...
가을이 깊어가자 자신의 위치에서 할 일을 다한 야생화들도 떠날 차비에 한창이다.
색깔도 곱거니와 짙은 보라색 향기를 자랑하던 꽃향유도 색을 잃고 있는듯하다.
이어지는 낙남길은 완만하면서도 운치있는 길이 이어져 산행의 즐거움이 더 한다.
(396봉/양동산성 갈림길)
시야가 확 트이는 공터에는 철봉을 비롯한 운동시설과 벤치도 설치되어 있다.
잘 꾸며놓은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하면서 주위를 살펴본다.
남해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이고 그 건너 낙남정맥 마루금이 펼쳐져 있어 마음이 설렌다.
'양동산성 1km. 내삼저수지 2.6km, 주촌양동' 이라고 이정표도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우측의 주촌/양동 방향으로 진행을 하면 된다.
예부터 외세의 침입이 얼마나 많았던지 지난 2차 구간에는 분산성,
이번 구간은 양동산성 옆을 지나가고, 다음 구간에는 진례산성을 거친다.
김해시 주촌면 양동리와 내삼리의 경계에 위치한 양동산성은
해발 331m의 산봉우리를 두른 산성으로 가야시대에 쌓았다는데,
둘레 약 800m, 성벽 높이 2.5m에 두께가 5m나 된다.
마을이름을 따라 양동산성, 내삼성, 가곡산성이라고도 불린다.
"구르몽"의 "낙엽"이 떠 오르는 낙엽쌓인 길이다.
...
오라.
우리도 언젠가 낙엽이 되리라.
오라.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은 우리를 휩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시몬, 나무 잎이 저버린 숲으로 가자.
이끼며 돌이며 오솔길을 덮은 낙엽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단풍이 낙엽되어 쌓인 운치있고 호젓한 정취에 취해 걷는데
갑자기 전방이 훤히 트인다. 바라보니 이게 왠일인가?
왼쪽 산비탈 울창한 송림이 다 쓰러져 있다.
아예 낙남정맥길에 소나무가 토막토막 잘려 시체되어 나뒹군다.
오른쪽 학성 저수지쪽은 온 산들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데
포크레인은 지금도 괭음을 내며 온 산을 파헤치고 있다.
눈 앞의 이익을 위해 저렇게 자연을 훼파하는 사람들이
여태 나무 몇 그루나 제대로 심고 가꾸었을까?
독일을 비롯한 지구상의 많은 나라들은 나무 한 그루도
제대로 자를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데 말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도 무참히 잘려 나가고...)
앞으로 정맥길과 대간길에서 훼파되어 신음하는 자연을 얼마나 더 봐야 할지?
심히, 우려된다. 지금 당장은 자연이 신음하는 것 같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 올 것을 왜 모르는가?
벌목지대를 지나면서 무거웠던 마음도 숲길로 들어서자
꽃보다도 아름다운 나뭇잎들이 애무하듯 스치는 바람결에 춤추며 위로를 한다.
직진방향으로 사잇길이 있는데 정맥길은 왼쪽으로 틀어야 한다.
억새 사이로 남해안 고속도로가 보이고 그 위를 질주하는 차들…,
이 길을 어떻게 건너야 하나? 절개지에서 왼쪽으로 틀어 수로를 따라 내려가다
고속도로 갓길로 내려선 다음, 냉정분기점 방향으로 200m 넘게 올라가서
고속도로밑 농로 턴널을 통과하면 된다.
길가에는 씀바귀, 쑥부쟁이가 아직도 제철인냥 지천이다.
단고개 이후 헷갈리기 쉬운 갈림길에서 알바를 한 후미가
아직 고속도로 건너편에 내려오고 있는데 아는지 모르는지 선두가 떠나려 하자
“후미가 고속도로를 건너지도 못했는데 기다리지 않고 그냥 가는 법이 어디 있냐”며
한백님 성화가 대단하다.
진영은 단감으로 유명한 지역 아닌가?
감나무 밭 사잇길로 지나는데 일손이 딸리는지 탐스럽게 익은 감이
이미 수확할 때를 놓친듯 나무에서 빨갛게 연시가 되어가고 있다.
감나무 밭을 지나 나타난 무덤가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점심을 먹었다.
냉정고개로 가는 길은 동네 뒷산보다도 순한 길이다.
(냉정고개에 서 있는 용지봉 산행안내판)
냉정고개에는 '여기서부터 진례면입니다' 라는 표지석이 있고
가야할 용지봉 들머리에 커다란 용지봉 산행안내판이 보인다.
이 지역에서는 용지봉이 꽤나 유명한 산인가 보다.
냉정고개는 김해와 진례를 잇는 1042번 지방도가 지난다.
(푸른 잎에 이렇게 아름다운 색이 숨어 있었다니...)
시멘트 포장 길을 따라 오르면 전투경찰대 정문이 나온다.
조금더 진행하면 좌측 산 속으로 많은 시그널과 함께 '용지봉 5.0km,
낙남정맥'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낙남정맥길을 잘 안내하고 있다.
낙남정맥 길로 들어서자 완만하던 길도 잠시,
곧 급한 오름길로 이어지는데 힘을 내라고 응원이라도 하는듯
꽃보다 아름다운 색으로 변신한 옷나무 잎들이 산들바람에 일렁이며 춤을 춘다.
오늘 구간에서 산행다운 산행을 해보는 유일한 구간이 아닌지.
20분 정도,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힘들여 오르니
용지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용신재)이 나타난다.
능선에 올라서자 다시 완만하면서도 걷기 편한 호젓한 길로 변하는데
길섶에는 구절초가 하얀 미소로 반겨 맞는다.
오늘은 이렇게 호젓한 길의 연속이어서 산행의 재미가 더 있다.
504봉을 지나 허릿길로 들어 서는데 나뭇잎을 뒤집는 서늘한 바람이 분다.
비가 오려나 보다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정맥길을 가로 지르는 임도를 지나 오르막을 오르는데
등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철없는 진달래가 몇 송이 피어 있다.
가을을 지나 겨울로 다가가는 이 때,
참을 수 없도록 꽃 피우고 싶었던 사정이야 있을테지만
조금 있으면 닥칠 북풍한설 어려움에 어떻게 맞설건가?
(용지봉 안부)
오면서 버스 안에서 이미 장미대장이 언급하여 예상한 바이긴 하지만
이른 시간에 여기까지 진행했으니 구간을 늘리는 것은 당연하나,
비가 오는 바람에 더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끊을 것인가 더 진행할 것인가?
오후 2시도 안된 시간, 여기서 끊기는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이 비에 산행을 그만둔다면 세월산방답지 않다는 여론에
모두들 우중산행 채비를 하고 용지봉으로 향한다.
용지봉을 오르다 되돌아 오는 산객들도 보이지만 큰 비가 오지않아 다행이다.
간간히 내리는 비에 땀을 식히며 억새밭 사잇길을 오르는데 길섶에는
쑥부쟁이, 개미취, 구절초가 조금은 본색이 바랬지만 비로 세수한
청초한 모습으로 반기는데 카메라가 배낭속에 있어 안타깝다.
(용지봉에서)
간간히 내리던 비는 용지봉 정상이 가까워지자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그쳤다.
운무에 묻혔던 산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숨었다 숨박꼭질 하듯한다.
(용지봉/743m)
20평 남짓한 정상에는 용제봉(龍蹄峰)이라 적힌 표지석과
예전에 헬기장인 듯 사방이 확 트인 공간은 사방이 조망된다.
키 작은 관목 몇 그루가 옹골차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용지봉은 낙남정맥과 남쪽의 불모산으로 치닫는 지맥이 만나는 정점이다.
아직 규명해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 낙남정맥의 끝이 신어산이 아닌
산경표상의 불모산을 지나 구지산(龜旨山), 분산(盆山)으로 떨어진다면
용지봉부터가 논란없는 낙남정맥길이 된다.
용지봉 정상에서 후미도...
(707봉과 멀리 대암산까지의 능선이 아기자기하다)
구름 사이로 나타나는 지나온 능선쪽이 멋진 그림으로 조망되고
가야 할 산줄기들도 아기자기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마산의 진산 무학산과 천주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용지봉은
맑은 날에는 진해만의 푸른 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다고 한다.
용지봉 아래 단풍이 유달리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가을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맑은 눈으로 보기 때문이 아닐런지.
태풍 후미대장 일행도 용지봉 증명사진을 찍고 707봉으로 향하는데
가는 길이 적당한 암릉과 오르내림과 억새, 단풍이 조화롭다.
비가 개이고 햇살이 비치자 용지봉 아래 골짝도 한동안 넋을 잃게 한다.
하늘 높은 곳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단풍나무
(707봉에서, 망각님도 바쁘시다)
송신탑과 억새 구간을 지나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707봉에 오른다.
“한아름산”또는“신정봉”이라고도 하는데 지도에“704m”로도 표기되어 있는
이 봉우리의 정확한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
(억새가 춤추는 사이로 대암산을 간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대암산을 향해 내려서니
억새밭 사이로 난 길이 구름 위를 걷는듯 황홀하기까지 하다.
역광을 받은 억새가 산들바람에 일렁이며 광채를 발하는 환상적인 모습,
이런 풍경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아
대암산 오르기를 멈추고 안부에서 잠시 산정에 젖어 본다.
(대암산/669m에서, 지나온 산과 호젓한 능선들)
하얀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처럼 일렁이는 억새밭,
조망을 즐기면서 오르다 보니 어느덧 대암산, 이름대로 큰 바위들이 즐비하다.
정상에는 넓은 공터에 분지형 진지(?)가 있고 둘레에는 성터 흔적이 있다.
박무로 멀리까지는 조망되지 않으나 오른쪽으로는 용지봉, 707봉이,
진행방향으로는 정병산을 비롯한 다음 구간에 이어갈 봉우들이 올망졸망하다.
왼쪽 아래에는 창원시내 아파트들이 성냥갑을 세워 놓은듯하다.
여기서 보면 정말 개미 한 마리보다도 적게 보이는 인간들이거늘
왜들 그렇게 붙으면 아웅다웅 거리며 사는지…
대암산에서 진행하는 길도 주변이 아기자기한 바위지대와
가끔 밧줄과 철사다리도 놓여 있다. 전망좋은 곳에는 벤치까지 놓여있어
창원주변 사람들이 즐겨 찾을 만한 곳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남산재 직전에 가파르게 내려서지만 이곳까지는 계속 전망도 좋고
아기자기한 등로가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대암산에서, 다음구간도 정말 멋진 길이 열릴 것 같다.)
대암산을 뒤로 하고 30여분 진행을 하니 내림길이 가팔라지고 미끄럽다.
내리막길을 다 내려서면 안부 삼거리. 좌측 창원 방면으로 뚜렷한 하산길이 있다.
우리가 하산할 남산치는 이곳에서 조금 더 진행을 해야 한다.
남산치(남산재)
잠시 후 장승목 두 기가 서 있는 안부4거리에 도착, 여기가 남산치다.
평지마을 쪽으로 내려 가려는데 남산치에서 기다리고 있던 바우대장 일행이
창원쪽 길로 내려 가라고 한다. 기다려 있다가 알려줘서 고맙다.
차량진입이 쉬운 창원쪽에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창원 사파정동)
잘 정비된 길을 따라 내려서니 저 아래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보인다.
드뎌 오늘 3구간 결승점에 들어서는 순간이다.
용지봉 안부에서 구간을 연장하여 멋진 길을 따라 남산치까지 진행한 것이
잘된 것 같기는 하지만 그만 날머리 조금 전에서 바위솔님이 다치는 바람에
구간을 늘려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하여 미안하기 그지없다.
큰 상처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과, 하루 빨리 쾌차하기를 기원드린다.
다음에 이어갈 올망졸망한 길이 벌써부터 기다려 진다.
종주대를 이끌고 가느라 수고가 많은 백장미 대장을 비롯한 바우대장, 태풍대장과
함께 수고한 모든 회원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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