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2. 17:23ㆍ山情無限/낙남정맥(完)
낙남정맥 종주 (6구간 : 마재고개에서 한치까지)
○ 일 시 : 2007. 2. 4 (맑음, 박무)
○ 참 석 : 세월산방 28명
○ 코 스 : 마재고개-무학산-만날고개-대곡산-바람재-대산-광려산-한치
○ 거 리 : 15.9km (누계 : 79.2km) ○ 소요시간 : 6시간 50분
○ 구간별 시간 (중간그룹 기준)
09:15 들머리, 마재고개
09:45 중리 갈림길
10:21 시루봉(661m)
10:55~11:00 무학산(761.4m)
11:10~50 안개샘 휴게소 / 점심
12:16 대곡산(516.1m)
12:48~58 바람재
13:20 569봉
13:55~14:10 대산(608m)
15:10~15 광려산(752m)
15:38 삿갓봉(720.1m)
16:05 날머리, 한치
어제는 백두대간 길 죽령에서 고치령 구간을 갔다왔다.
올해 백두대간 다음 날 낙남정맥 가는 날이 2번 있는데
그 중 한 번이 오늘이고, 두번째가 다음 달이다.
매서운 소백산 칼바람과 무릎까지 차는 눈길을 헤치면서도
다음 날 낙남정맥 갈 것이 신경쓰여 무리하지 않았지만
새벽밥 먹고 나서는 길이 부담스럽다.
출근하는 날보다 바쁘게 배낭을 챙겨 신복로타리에 가니
완전 북새통이다. 날이 풀려 그런지 지난 달보다 더 복잡하다.
정류장은 관광버스들로 가득차 정작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는
제 자리를 뺏기고 밀려나 제대로 주차를 못하는 상태다.
그 북새통 가운데 세월산방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지난번에 길을 건너 놓을 걸... 도로를 2개나 건너 들머리로 간다)
오는 길 진영휴게소에 들렀다가 도착한 마재고개
만자로님의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을 하고,
산불감시하는 아저씨의 배웅을 받으며 출발!
마재고개는 도로가 복잡하다.
5번도로 신호등을 건너서 남해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건너
우측으로 30여m 올라가 1004번 도로를 횡단하여
건너편에 시멘트 방벽 위쪽으로 오른다.
(홀로바우님과 지존님, 듬직한 세월의 산행대장들이다. )
큼직한 등산안내도 우측에 이정표가 있다. 무학산 정상까지 3.9km
(이 시간 송림길을 걷는 멋 또한 좋다.)
어제 대간갔다 온 여독인지 다리가 묵직하다.
오늘은 무리하지 않으려 쉬엄쉬엄 가고 있는데
얼마전까지 선두에서 내달리던 *님이 자꾸 뒤처진다.
정겨운 송림 사이로 완만하면서도 잘 닦여진 길이 이어진다.
시루바위 가는 갈림길, 시루봉(661m)에서 잠깐 쉬었다가
벌써 한참 전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을 선두를 쫓아
무학산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마산의 진산 무학산에서...)
태극기가 휘날리는 무학산 정상에 올라서니 마산 앞바다와
마산 시가지가 펼쳐지고, 돝섬과 마창대교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박무로 썩 좋지는 않아도 가까운 곳 조망하기는 충분하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후미 오기만 기다렸다는듯 딸랑 단체 사진 한 장 찍고는
바로 출발이다. 꽤 오랜 시간 기다린 것 같긴하다.
(저 아래 시루봉도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꼬마 숙녀 산객, 가족끼리 산을 찾은 것 같다)
정상은 분잡하고, 정상석 차지하기는 더 어렵다.
기다리다 전화위복이랄까 꼬마 아가씨들을 담았다.
날씨가 풀리니 가족끼리 산행을 하는 모습도 많이 띄는데
오늘 무학산에 오른 제일 나이 어린 산객이 아닐지?
(무학산, 배경을 넣어 보려했으나 밀려드는 산객들 때문에...)
무학산 정상석 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무학산은 "학이 춤추듯 날개짓을 하며 날아가는 모습"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학봉은 학의 머리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봄에는 진달래 군락이 절경을 이룬다고 한다.
(선두는 벌써 앞의 학봉을 오르고 있다.)
무학산과 대곡산 사이에 안부에서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평상도 여러 개 있고 조금 내려가면 안개샘도 있어
식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우리가 전세낸 듯 하다.
(가야할 능선, 올록볼록 오르내림이 심하다)
박무로 희미하지만 가야할 능선과 산들이 나타난다.
대간길이나 정맥길이 힘든 것은 거리도 거리려니와
빨래판같이 늘어선 봉우리들을 계속 오르내리기 때문인데
특히, 산행이 끝날 즈음 고도차가 큰 봉우리를 올라야 할 경우
힘을 써 보기도 전에 기부터 질려 버린다.
오늘도 만만찮은 것 같다.
(대곡산 가는 길 전망 바위에서 본 마산만)
노산의 '내고향 남쪽바다...'가 생각나는 마산 앞바다
(대곡산의 청학님)
점심을 먹고 나니 늘어졌던 몸도 페이스를 찾아간다.
몸을 풀려고 속도를 내었더니 선두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대곡산 정상석은 뿌리가 뽑힌채 자리를 못잡는 것 같다.
(청미래덩쿨 열매는 계절감각까지 무디게 한다.)
(쌀재고개, 오늘 올랐던 고도를 다 까먹어 버렸다.)
761m(무학산)까지 올랐다가 대곡산까지 오면서 조금씩 까먹더니
대곡산에서 우측으로 꺾인 등로는 쌀재까지 곤두박질하듯 내려선다.
가파른데다 가뭄으로 길이 미끄럽다. 또 먼지는 얼마나 나는지?
쌀재까지 오면서 벌어놓은 고도를 완전히 다 까먹어 버렸다.
(일반 등산로는 오른쪽 길, 낙남길은 왼쪽 가파른 비탈길)
(아래바람재에서 숨을 고르고...)
이율배반적인 것은... 산행하면서 오르내리는 것이 당연하건만
오름을 피하고 들길같이 평탄한 쉬운 길을 원하기도 한다.
그럴 것 같으면 왜 산에 오냐?
버티고 있는 된비알 길 대산을 오르기 위해
바람재에서 휴식하며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다.
(바람재에서 바라본 마산 우산동 방향, 현동 내서간 5번도로)
(봄 꽃필 때 와 보고 싶은 마음이...)
진달래 군락지, 온 산에 키보다 큰 진달래 나무가 빽빽하다.
진달래 숲 샛길로 오른다고 얼마나 긁혔는지? 진달래 만발하고 두견새 울때 오면 참 좋겠다.
(겨울의 한 가운데 느끼는 가을풍경)
이제 계절의 경계가 불분명해 지는 것 같다.
양지바른 곳은 겨울의 흔적을 찾기도 어렵다.
(홀로바우 대장)
( 광산 / 匡山 )
(광산에서의 감천리 방향 조망, 감천저수지가 보인다.)
(능선을 따라가다 솟아 오르는 대산)
(대산 정상의 세월 산객들)
( 대산 / 727m )
잡목과 억새, 싸리나무 숲을 헤치고 힘들게 오르니 대산이다.
대산에서도 조망이 좋다. 지나온 대곡산 무학산이 한 눈에 들어오고
가야할 방향으로는 광려산과 상투봉을 비롯한 주위의 산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광려산 가는 길, 길이 제법 거칠어 지기 시작한다.)
대산에서 광려산 가는 길은 제법 까다로운 암릉길이 몇 군데 나온다.
암릉을 타기도 하고 우회도 하고 오르내림이 몇 번 계속된다
(가는 길을 가로 막는 잡목을 헤치고...)
(돌아가는 암릉길도 나타나고...)
(클라이밍하듯 바윗길로도 오르고...)
(터잡고 앉은 신령님은 바위와 하나가 된듯...)
(광려산 정상은 맞는데... 광려산 높이는 752m다)
도상에 표기된 광려산은 삿갓봉이고, 752봉이 광려산이다.
지도에는 한치고개로 갈라지는 곳을 광려산(720m)이라 표기하고 있다.
752봉으로 나와있는 봉우리에 광려산 정상표시를 한 것은 맞으나
720m로 기재한 것은 잘못된 것 같다.
(광려산 정상의 미야님, 산행수준이 일취월장이다.)
날씨가 맑으면 광려산 정상에서 여항산 너머로
지리산 천왕봉이 조망되고 창녕의 화왕산, 의령의 자굴산,
합천의 가야산과 달성의 비슬산까지 조망된다고 한다.
(한치고개로 내려서는 갈림길)
삿갓재에서 한치고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고 끝이 없다.
산행 후반 체력이 소진되었을 때 만나는 가파른 내리막길은
특별히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가뭄으로 길이 건조해
미끄럽고 먼지가 일어 바로 뒤따라 갈 수 없을 정도다.
(가파른 길을 얼마나 내려 왔을까? 언제 그랬느냐듯 순하면서 호젓한 길로 변한다.)
(드뎌 오늘 산행 날머리 한치고개)
6시간 50분을 걸어 또 한 구간을 마쳤다.
솔직히 산이 좋아 산을 타면서도 어떨 때는
산행을 끝내는 맛 때문에 산을 오르는 것 같다.
(다음 구간 들머리, 여항산 오르는 길목)
(이방실 장군 유적비)
아라가야의 옛터인 함안은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형상.
풍수지리상 임금이 있는 북쪽으로 물이 거슬러 올라가는 지세는
왕조 때 명당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불경스런 땅으로 여겨졌다.
함안사람들은 자연적인 지세마저 바꾸었는데...
예를들면 함안 제1봉인 여항산(艅航山)에서 찾을 수 있다.
여항산(770m)은 남해를 가로막고 험준하게 솟아 있지만
'산이 낮아 오히려 배를 저어 쉽게 넘어 가리라'는 뜻
여항산 맞은 편 넓은 평야는 대산으로
'마땅히 산이 있어야 할 자리'라고 이름지었다.
서북 평야지대의 지명도 모두 뫼산자를 붙여
'대산' '남산' '죽산'으로 부른다.
이처럼 함안은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나라와 임금을 숭상하는 충절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함안 사람 중 고려말 충렬공 이방실장군이 대표적인 예.
공민왕 때 20만 무리를 이끌고 수도 개성으로 침략해 온
홍건적의 난을 평정한 3원수(이방실,안우,김득배)중 한 사람.
함안사람들이 을지문덕과 이충무공에 필적하는 인물로 받드는
그는 충렬왕 24년(1298)에 지금의 여항면 내곡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나이 47세 때 원나라로 볼모로 끌려간 충목왕을
뛰어난 지모와 무용으로 보필한 공으로 중랑장(정5품)에 올랐다.
그 후 호군과 도지휘사로 영전돼 무장생활을 하다가
홍건적이 국경을 수시로 침탈하자 그 때마다 물리쳤다.
말년에 대역죄의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했지만
조선조에 고려왕조를 지킨 16인의 공신으로 신원돼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숭의전에 위패가 모셔졌다.
함안 이씨 중시조인 장군의 신도비는 군북면 소포리에 위치해 있으며
낙남정맥이 지나는 한치 마루에 태역비가 세워져 있다
(마산으로 연결되는 79번 도로, 마산까지는 60리)
(진고개 휴게소)
한치고개에는 넓직한 진고개 휴게소가 있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시원한 물로 땀을 닦아 낼 수 있어 좋다.
후미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마산까지 왔으니 자연스럽게
그 유명한 "마산 아구찜"으로 이어지고... 저녁으로 아구찜을 먹고
가자는데까지 이르고 각자 수소문 해 보지만 그 소문난 할매집을 찾지 못해
그냥 함안 가야에서 감자탕으로 대신하고 울산으로 향했다.
어제 백두대간을 타고 오늘 낙남정맥 길이 부담되었는데
무거웠던 몸도 이내 페이스를 찾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앞에서 길 끄느라 수고한 장미대장을 비롯한 대장들과
즐겁게 한 구간을 마칠 수 있도록 애쓰고 수고한
세월 산방 산객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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