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상봉, 백두대간 종주를 추억하며..

2017. 7. 6. 22:22山情無限/산행기(일반)




 설악산 상봉, 백두대간 종주를 추억하며..



일시 : 17. 6. 29 (목)

동행 : 악남악녀산악회 33명

화암사-수바위-성인대-상봉-화암재-(신선봉-화암재)-화암사






학생이 좋은 것은 방학이 있기 때문이다.

학기를 시작하면서부터 긴장이 조금씩 고조되다

기말시험 때가 되면 절정이 되었다가 마지막 답안지를 제출하는 순간 느끼는

해방감이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시험은 분명 사람을 구속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제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 자유를 누리며 수고한 나에게 보상을 해 주고 싶은데,

주말에 울산에서 개최되는 학술제가 예정되어 있어 멀리 떠나지는 못하고,

단풍을 보러 갔다가 사람에 질려 주말에는 가지 않겠다고한

다짐 때문에 그동안 그리움만 쌓았던 설악을 가 보기로 했다.

화암사에서 성인대-상봉-신선봉 거쳐오는 코스로 울산바위가 잘 조망되고

무엇보다 오래 전에 지났던 백두대간길을 걸으며 설악을 추억할 수 있어 좋은 코스다.

새벽 5시에 울산을 출발하여 자정 넘어 돌아오는 긴 여정이지만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훌훌 날려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이틀전 문수산을 오르며

워밍업까지 하고 그리운 설악으로 향한다.






숲길이 좋다.




들머리, 화암사 바로 앞 숲길 입구





습도도 높은데다 기온이 높아 헐떡이며 오른 수바위

수바위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사진 찍을 마음의 여유가 없다.




이어지는 편안하고 정겨운 숲길,

이런 길로만 이어지면 얼마나 좋겠냐만 성인대에서 상봉 오르는 길이 만만찮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잠깐의 위안이지만 즐겨야지..




성인대_상봉 갈림길

일단 성인대에서 울산바위를 조망하고 다시 돌아나와 화암사 방향으로 진행한다.




선인대봉인지 성인대봉인지?




산에 들면 사람도 산의 일부.




울산바위가 손에 잡힐듯.. 울산바위가 잘 조망되는 성인대




지나온 수바위도 보이고..





가야 할 상봉, 신선봉





숲길을 지나 월경




울산바위의 배웅을 받으며..




(1 ?)




발 아래로 미시령을 넘는 도로가 보인다.





장애물 경주하듯 암릉 통과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샘터. 물 맛이 꿀 맛이다.

수통에 물 가득 채우고 잠시 쉬었다 상봉을 향해 출발.

여기서부터 백두대간 길인데.. 이전에 새벽에 지나면서 못 보았는지

샘터를 만난 기억이 없다. 또한 산은 그대로인듯 하면서도 변한다.

이전에 걸었던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힘들게 오른 상봉..

9년에서 한 달 빠진다. 백두대간을 종주할 때

신새벽에 미시령에서 올라 이 자리에 섰던 기억이 희미하다.

그 땐 산행이 이처럼 힘들지 않았는데.. 세월이 무상하다.





고지가 저긴데.. 저 멀리 신선봉이 보인다.

조금 전까지는 숨이 턱까지 찼는데.. 숨 차던 것은 사라졌는데

  다리에 힘이 주이지 않는다. 신선봉까지 갔다 올 수 있으려나..






운무가 능선을 경계로 다툼을 벌이지만

비가 올 것 같지 않다. 어젯밤 늦게 본 일기예보는 오늘 정오 이후

설악산에 비가 내린다고 하던데.. 틀리는 것이 예보라지만

비라도 한 줄기 쏟아 졌으면 좋겠다.






북한의 국화인 함박꽃, 줄기가 꿩의 다리를 닮은 꿩의다리

 마음의 여유를 가지니 야생화와도 눈맞춤할 수 있어 좋다.




화암재에서..

신선봉 갔다 오는 사람들의 배낭을 지키며 망중한.

혼자였더라면 어떻게든 신선봉을 갔다 올텐데.. 일행까지 있으니

화암재에서 죽치고 있는 것도 외롭지 않다. 신선봉이 어디 가지도 않을테니

다음에 가면 될테고..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2 ?)






화암재에서 화암사 오는 내림길 찾기가 쉽지 않다.

중간에 개울을 따라 내려 올 때도 왼쪽으로 빠져야 하는 길을 잘 찾아야 하고,

이곳, 두번째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는 제일 오른쪽길로 들어서야 한다.




첨벙! 산행으로 데워진 몸을 식힌다.

산행의 피로를 싹 가시고,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물이 차가워서 오래 있기도 힘들 정도다.







길섶에는 달맞이꽃, 개망초, 큰까치수영까지..

누가 찾지도 않는 이런 곳에서도 꽃을 피우고 있으니 지구가 아름다운거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지구가 살만한 곳이 되듯 

그래서 야생화가 더 귀한 것이지.






화암사 경내에서 보는 수바위




숲은 좋은 물 저장고

극심한 가뭄에 수량이 줄긴 했어도 울창한 숲은

계곡에 물을 흘려 보내고 있다.




56번 미시령 길 위로 보이는 울산바위..


아직도 갈 길이 천리다. 속초에서 저녁을 먹고 신나게 달렸는데도

울산에 도착하니 1시, 20시간 넘게 걸렸으니 설악산 과연 멀기는 멀다.

오늘 금강산 1만 2000봉의 남쪽 마지막 봉우리인 신선봉에 가 보려 했는데

화암재에서 멈추는 바람에 금강산에 들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 되고 말았다.

금강산 남쪽 제일봉 신선봉이야 마음만 먹으면 오를 수 있지만,

무엇보다 남북이 화해하고, 교류가 이루어지고 금강산 관광도 열려

금강산 비로봉에 오를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