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종주 (13구간 : 진주분기점에서 SK주유소까지)

2009. 7. 12. 17:34山情無限/낙남정맥(完)


 


낙남정맥 종주 (13구간 : 진주분기점에서 SK주유소까지)






         ○ 일 시 : 2008. 10. 11 (토)    (쾌청, 햇살 따가움)
         ○ 참 석 : 홀로
         ○ 코 스 : 진주분기점-실봉산-나동턴널-1049 지방도-유수교-2번국도-태봉산-SK주유소
         ○ 지 역 : 경남 진주시 축동면, 내동면
         ○ 거 리 : 15km (누계 : 172km)      ○ 소요시간 : 6시간 20분

         ○ 구간별 시간
                     07:30~10:00  이동 / 승용차(울산~진주분기점)

                     10:10        산행시작, 화원삼계탕 출발
                     10:50~11:00  실봉산(185m)
                     11:10        삼각점
                     11:40        도로
                     12:30        1049 지방도
                     12:40~13:05  감나무 단지 / 점심
                     13:55        유수교
                     14:55        2번국도
                     15:18        태봉산(190.2m)
                     16:19        솔티고개
                     16:30        날머리 SK주유소

                     16:40~55     승용차 회수 / 택시(SK주유소-진주분기점)
                     17:05~18:25  이동 / 승용차(진주분기점~의령)





오뉴월 엿가락 늘어지듯 늘어진 낙남정맥도
오늘 한 구간을 이어놓으면 이제 3구간. 올해가 가기 전에
백두대간에서 갈래친 지리산 영신봉까지 올라 보려하지만
여섯구간 남은 낙동정맥과 곧 시작할 호남정맥에 일정이 밀려 쉽지않다.
이번 구간은 조금 일찍 출발하여 길게 가려했는데 어제 처외조모님께서
별세를 하셔서 서울 갔다가 2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하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갈까말까 망설이다 7시 반 넘어 집을 나선다.
산행을 마치고 시골가서 추수를 하려고 하니 마음이 바쁘다.

이번 구간은 점점 고도를 낮추던 산줄기는 허리가 잘린채
그 위로 걸쳐진 유수교를 거쳐 가화강을 건너야 하는 가슴아픈 구간.
백두산에서부터 수백 수천갈래 이어져 온 이 땅의 산줄기가 끊어져,
백두대간과 정맥의 개념인 산자분수령을 송두리채 무너뜨린 낙남정맥
최대 훼손의 현장을 통과한다. 상처난 낙남정맥은 여기서부터 조금 더
숨을 고르며 진행하다 다시 힘차게 지리산 영신봉을 향해 치오른다.







(이번 구간 들머리, 쉽게 찾을 것 같았는데...)

들머리 진주분기점, 네비게이션을 찍으니 고속도로상이고,
화원삼계탕을 검색하니 나오지 않는다. 남해고속도로 문산IC에서 내렸는데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왔다갔다 하다 방향감각을 잃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할 수 없이 차에서 내려 콤파스를 놓고 방향을 잡고는 화개리 화동으로 나오니
주변이 눈에 익다. 10시에 화원삼계탕 앞에 도착하여 마을앞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행채비를 하니 10시 10분, 여태 대간과 정맥을 통틀어 오늘이 제일 늦은
시간 산에 든 것 같다. 벌써 중천에 뜬 태양의 햇살이 따갑다.






(햇살을 받아 봄꽃같이 화사한 모습의 양미역취)






(불씨, 곧 온 산을 불태울 불씨 하나가 꿈을 키우고 있는듯...)






(실봉산 체육공원, 누가 여기까지 운동하러 올까)






(지리산 천왕봉에서 중봉 밤머리재로 이어지는 왕등재능선... 웅석봉까지 펼쳐 보이고)

사실, 오늘 '산길따라종주산악회'에서 지리산 성삼재에서 구인월까지
바래봉능선을 거쳐 덕두능선을 타는 종주에 참여할까, 낙남정맥을 이어갈까
고심하다 하루빨리 정맥을 끝내고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길에 들어섰지만
이 시간 지리 주능선 뒤쪽에 펼쳐진 능선을 열심히 걷고 있을 산길따라 산님들의
모습이 보이는듯 하다. 시간내어 산길을 함께 걷고 싶지만 요즘 정맥에 빠져
함께하지 못함이 아쉽다. 벌써 오래되어 보고싶은 분들도 많은데...






(하늘은 캔바스)






(사뿐사뿐 낙엽을 밟으며...)

숲속에 들어 따가운 햇살은 피했는데도 날씨는 여름같이 무덥다.
재선충이 얼마나 심하게 휩쓸고 갔는지 수없이 쌓여있는 잘린 소나무
더미가 마음을 무겁게 하는데 그나마 단풍으로 물들고 있는 모습과
발 밑에 밟히며 사각거리는 낙엽이 운치를 더한다.






(임도 직전 실봉산 삼각점 / 1등 삼각점)






(임도 갈림길)






(가을은 때로는 선홍빛으로..., 때로는 하얗게 표백하듯...)






(나동턴널 위, 한참동안 길을 못찾아 헤맨 곳)

도로로 내려서기 직전 길이 갈렸다. 시그널을 따라 왼쪽길로 내려와서
보니 정맥길은 분명 고갯마루에서 왼쪽 능선을 이어가는 것 같아 보였다.
다시 고갯마루로 올라가다 왼쪽 절개지 아래에서 붙었는데 길이없다.
능선에 오르면 길이 나오겠지하고 숲을 헤치며 오르는데 우거진 수풀은
더 이상 진행을 허락않는다. 할 수 없어 다시 절개지를 따라 능선에 오르니
흐릿한 길이 나왔지만 정맥길은 아닌듯 하여 그제사 지도를 내어 확인하니
정맥은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농장쪽으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
지도를 확인하지 않은 탓에 여기서 한참 동안을 헤맸다.






(아스팔트 길을 걷다 숲으로 들었다가를 반복하면서 낙남길은 이어갔다)






(감나무 농장을 지나다가)






(가막살나무 열매)






(버드골의 평온한 모습)






(가을은 칡넝쿨에도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진주시 내동면 유수리와 사천시 축동면 탑리를 잇는 1049 지방도)









(가을은 마술사, 채색사... 이런 때깔은 어디서 오는걸까?)






(여름보다는 나을테지만 아직도 풀숲이 길을 막아 만만찮은 길)












(창백해진 쑥부쟁이와 산부추꽃,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미역취)

화신을 전하며 봄을 수 놓았던 봄꽃들이 그랬듯,
무더위와 거센 비바람속에서도 여름을 밝히던 여름꽃들이 그랬듯,
이 가을을 아름답게 장식하던 가을꽃들도 곧 가을과 함께 떠나가겠지.
계절이 오고 가듯, 아름다운 꽃들도 계절따라 피고 진다.
그들은 그들이 자리한 이 땅 한 구석을 아름답게 밝히다 가듯
나도 이 세상 한 구역만이라도 밝히다 갈 수 있었으면...






(밤나무 밭길을 걸으며... 낙엽이 푹신할 정도로 내려앉았다)






(아직 얼마나 더 헤쳐 나가야할지...)






(숲속에 나타난 홍수예경보 시스템)

남강댐의 수위를 조절하는 강수량을 측정하는 시설이라고 한다.
이후 대나무 숲길로 이어 내려서는데 원래 낙남정맥은 직진하여야 하지만
허리가 잘리는 바람에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유동마을로 내려선다






(유수교로 내려 서면서 뒤돌아 보니...)






(이쁘고 아름다운데... 무슨 꽃 ?)






(다리를 건너 정맥길을 가다니... 낙남정맥은 없다)

산자분수령을 우습게 만들어 버린 가화강 그 위를 넘는 유수교

"가화강이 낙남정맥을 동강낸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
일제 강점기인 당시 남강댐 축조 계획을 수립한 이후 댐의 남는 물을
사천만으로 보내기 위한 방수로를 만들면서 산줄기를 절단해버렸다.
분명 터널형태로 여수로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식생은 물론이고 야생동물의 이동이
70여년 동안 단절돼 있다." 경남일보 참조






(낙남정맥이 무참히 잘려 나간 모습)






(이 고운 색깔은 어디서 오는 걸까?)






(가을햇살은 단풍만 물들이는게 아니라 열매도 영글게 하고...)






(가지런하던 개망초 꽃잎도 헝컬어지기 시작하고...)






(마치 불쏘시개로 불을 지피듯... 곧 온 산이 불타오르겠지)






(길이가 377.9㎞가 되는 2번국도, 오늘은 2번 국도를 몇 번 넘나든다)

전남 신안군에서 부산까지 이어가는 전국 24개 동서노선 가운데 하나.
전남 강진군 군동면에서 18번국도, 경남 마산시 진동면에서 14번국도와 중복된다.
기점에서 서해안고속도로(고속국도 15), 1번국도와 이어진다.
강진군 성전면에서 13번, 강진읍에서 18번·23번, 보성군 보성읍에서
29번국도와 이어지고 벌교읍에서 15번, 순천시내에서 17번국도와 연결된다.

광양·동광양 IC에서 남해고속도로(고속국도 10)와 연결되고,
남해의 금호도를 지나 태인도에서 59번국도와 이어지며,
진월IC에서도 남해고속도로와 이어지고 섬진강휴게소가 있다.
경남 하동에서 섬진강을 따라 형성된 19번 도로와 만나고,
진성IC에서 남해고속도로와 연결된다.

진주시 내동면에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고속국도 35)가 지나며 진주시내에서
3번·33번국도와 만난다. 마산시 진전면에서 14번, 진동면에서 5번, 마산시내에서
진해선과 경전선이 만나고, 서마산 인터체인지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통해
중부내륙고속도로(고속국도 45)와 연결된다. 진해시에서 25번국도와 연결되며
남해 바닷가를 따라 가다가 낙동강하구둑을 지나 종점에 이른다.
종점 부산에서 7번 국도의 기점과 연결된다.






(주홍서나물도 딸을 시집보내듯 꽃술을 날리기 시작하고)






(성질급한 녀석들은 벌써 가을옷으로 갈아 입었다)






(돌무더기... 성터로 보이지는 않는데...)






(39)






(등로의 거미줄, 이 길로 사람이 지나간지 한참되었나 보다)






(숲 사이로 얼굴을 내민 진양호)






(세월의 흔적, 세월산방의 산님들이 지나간지도 벌써...)






(낙남길에는 유독 옻나무가 많다)









(마치 색색의 등불을 켜놓고 축하라도 하는듯... 조망이 없다고 아쉬울 것 없다)






(연평마을, 바닥까지 내려섰다가 다시 아가씨 젖가슴만한 봉우리를 오른다)

지그재그로 이어 가던 숲길이 우측으로 휘어져
185봉을 오르고 이어 연평마을 직전에 급하게 내려선다.









(가을꽃 구절초와 쑥부쟁이... 아직은 너들의 세상일테지만)






(솔티고개)






(날머리 SK주유소 앞, 다음구간 들머리를 확인하고 택시로...)

비탈길로 내려서니 옥녀봉 산행 안내도가 있고
진주시 내동면과 사천시 곤명면을 알리는 도로표지판과
양쪽으로 주유소가 보인다. 길을 건너 버스를 기다릴까 했는데
빈 택시가 1대 온다. 택시기사가 진주분기점을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쉽게 자동차를 회수할 수 있었다.

오늘, 200m이하의 마을뒷산같은 아기자기한 길이었지만
정맥꾼들 외에는 찾지않는데다 낙남길을 찾는 정맥꾼이 적어
길은 키보다 큰 잡풀과 잡목에 묻혀 진행을 어렵게 한데다
겨울준비하느라 쳐놓은 거미줄이 발길을 더디게 했다.
그래도 빼먹지 않고 늦게라도 나선 바람에 한구간을 더 이어놓아
지리산이 훤히 보이는 턱밑 진주를 넘어서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3구간만 더 가면 백두대간에서 갈래쳐 나온
낙남정맥 시발점 지리산 영신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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