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2. 17:40ㆍ山情無限/낙남정맥(完)
낙남정맥 종주 (16구간 : 고운동재에서 영신봉까지)
○ 일 시 : 2009. 1. 3 (토) (쾌청, 온난함)
○ 참 석 : 홀로
○ 코 스 : 고운동재-묵계재-외삼신봉-삼신봉-한벗샘-석문-대성리갈림길-음양수-영신봉
○ 지 역 : 경남 산청군 시천면 / 하동군 창암면, 화개면
○ 거 리 : 13.4km ( +7.3km ) (누계 : 226.4km)
○ 소요시간 : 7시간 20분 ( + 2시간 49분)
○ 구간별 시간
04:10~06:55 이동 / 승용차(울산~거림)
07:45~07:55 이동 / 택시(거림~고운동재)
07:58 산행시작, 고운동재 출발
09:08 묵계재(815m)
09:28 외삼신봉(1288.4m)
10:23 삼신봉(1284m)
11:30 한벗샘 갈림길
12:26 석문
13:45 대성리 갈림길
14:47 음양수
15:18~48 영신봉(1652m)
16:00~15 세석대피소
18:07 날머리 거림
18:25~45 두지바구 / 식사
18:50~21:15 이동 / 승용차(거림~울산)
06. 7월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을 지날 때쯤 내가 살아온 터전을 감싸는
울타리 낙동정맥과 낙남정맥을 따라 걸어봤으면 하는 꿈을 꾸었다.
낙동정맥부터 걸어보려 했는데 마침 "세월" 산방에서 낙남정맥길을
가기로 하여 9월 첫주 김해 상동 매리에서 출발하여 동신어산을 오른 후
마산 무학산까지 함께가던 길을 사정상 함안 여항산 구간부터 이곳까지
홀로걸어 오늘 그 시작점이자 종점인 영신봉에서 끝내려 한다.
새벽 4시, 설레는 맘으로 집을 나서 지리산 거림을 향해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지나간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낙남정맥은 남해고속도로와
2번국도를 수없이 교차하며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마치 복습하듯
떠오르는 순간순간의 장면들이 새롭고 느끼는 감회가 더하다.
동신어산에서 바라본 굽이치는 낙동강과 금정산을 지나는 낙동정맥,
바둑판같이 잘 정돈된 창원시가 모습, 한치 앞을 분간 못할 짙은 구름속에서
일급 조망처 여항산에 올라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일, 수없이 나타나는 묘지들,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온 산이 모기사육장이 되어버린 생지옥을 지나던 일,
마구 깎이고 파헤쳐지는 정맥의 등줄기가 가슴아프게 하더니 드디어는 가화강에서
아예 낙남의 줄기가 잘려버린 모습을 보며 가슴아파 하던 일, 과수원 농장과 끝없이
이어지던 철조망들, 장애물 경기하듯 쓰러진 나무 밑을 수도없이 큰절까지하며
기어서 통과하고, 여름복장으로 가시덤불을 지나느라 고군분투하던 일,
참, 지난구간 마음졸이며 통과한 지리산 산죽숲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매미소리도 정겨웠고, 청초한 풀 한포기에서도 생명의 신비를 느끼고,
빗물로 해말갛게 세수하고 반겨주는 야생화 한송이도 힘이 되었고,
노랗게 물들어 가는 단풍 한 잎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바위에 걸린 소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면서 자신을 뒤돌아 보게 했고,
하늘을 떠가는 구름 한줄기도 고독한 산객을 행복하게 했다.
(두지바구산장 식당에 주차를 시키고...)
(벌써 해가 뜨려고 낙남정맥 마루금 위 하늘을 붉게 물들인다.)
거림에서 고운동재가는 차편을 7시에 이용하기로 한 터라
약속시간을 지키려 4시에 집을 나서 새벽공기를 가르며 달려왔건만
20분간 10번이 넘게 전화를 해도 전화를 안받는다. 할 수 없이
핸드폰을 뒤져 덕산택시를 다시 부르는 바람에 구렁이 알같은 시간
50분을 거림에서 허비하고 말았다. 새벽부터 졸음을 무릅쓰고
달려온 것이 아깝기도 하고, 이러다가 늦은 시간에 고운동재를
들어서다 공단직원이라도 만날까봐 신경도 쓰인다.
벌써 동쪽하늘에는 해가 떠 오르려 한다.
(겨우 해뜨기 직전 철문을 들어섰다)
꼬불꼬불한 길로 고운동재에 오르니 RV 1대가 주차되어 있다.
혹시...? 다행이다. 철조망 샛문도 활짝 열려있다.
낙남길은 철문을 들어서서 바로 왼쪽 철망을 끼고 따라야 한다.
(오늘 구간중 고운동재에서 삼신봉 직전까지는 통제구간이다)
(누가 볼세라 재빨리 마루금에 붙어 뒤돌아 보니...)
현재시간 7시 58분,
주변을 살핀 후 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종군기자 전쟁사진찍듯 셔트를 누르면서 얼른 숲으로 들어섰다.
숲에 들어서자 등뒤에서 햇살이 비친다.
오늘 일출사진도 기대 했는데 시간을 너무 허비했다.
도망치듯 숲으로 들은 탓에 이제사 한 숨 돌리고 제대로
산행채비를 하여 목적지 영신봉으로 향하는데...
(그 악명(?)높은 지리산 산죽이 모습을 드러낸다)
지레 긴장했지만 여기 산죽은 애교로 봐줄만 하다.
등로는 제법 뚜렷한 편이다.
(무명봉 원형 삼각점?)
(겨울산행은 산의 본모습을 볼 수 있어 좋고 조망이 좋아 또한 즐겁다)
낙엽이 두텁게 내려앉은 길로 이어가는 낙남길은
키를 넘는 산죽숲을 지나 나무가지 사이로 천왕봉이 훤히
조망되는 원형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키를 넘는 산죽숲, 그나마 턴널이 되어있어 다행이다)
(묵계재, 헬기장이라지만...)
산죽숲 속으로 오르내리다 급경사 산죽숲 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서니 숨통이 터지는 묵계재 헬기장이다.
낙남정맥 고운동재-외삼신봉 구간의 산죽길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과연 대단한 산죽길이다.
사방이 산죽숲으로 둘러싸인 묵계재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삼신봉 터널입구로 통하고,
오른쪽 희미한 길로 내려서면 '내대리' 다
(출입금지구역인데 산죽숲을 잘 정비해 놓았다)
묵계재에서 외삼신봉 오르는 길은 가파른데다
산죽까지 울창하여 얼굴과 목을 활퀴며 고군분투하는데
어느 순간 산죽숲을 정비하여 길을 내어 놓았다.
통제구역이라면서 산죽길을 정비(?)해 놓다니...
(하늘이 열리고 조망도 트이는 제법 넓직한 봉우리)
(일출봉과 제석봉, 천왕봉이 손에 잡힐듯 다가왔다)
산죽이 정비된 길로 조그만 봉우리에 올라서니
나뭇가지 사이로 제석봉과 천왕봉, 중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어 코가 땅에 닿을듯이 오르니 공터가 있는 봉우리이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나니 또 봉우리 하나가 일어선다)
예상보다 늦게 산에 든 바람에 마음이 바빠 속도를
내었더니 조금 전 어렴풋이 들리던 소리가 제법 가까이 들린다.
아마 지금 낙남길을 가고 있는 산객들인가 보다.
"세월" 산방 낙남팀에서 떨어져 나온 후로 낙남길에서 산객을 만난
기억이라고는 같은 방향은 한 사람도 없고 마주오는 산꾼은 딱 한 사람,
지난해 4월 추계재-부련이재 구간을 아내와 함께한 건 기념비적인 일.
기대감에 부풀어 발길을 재촉해 본다.
(오늘 낙남졸입 산행길이라 한다. 응원부대까지 동행하고서...)
능선에 올라 한무리의 산객을 만났다.
"반갑습니다"며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그 중 한 분이
"혹시 '공감' 블로그 운영하시는 분 아니십니까?"며 묻는다.
"공감을 아세요?" 했더니 블로그에 가끔 들린다며 "무한질주"라고
소개한다. 나는 얼굴을 몰라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렇게 먼저 알아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무한질주'님도 오늘 낙남정맥 졸업하러
영신봉을 오르는 길인데 일행은 졸업축하객이라고 한다.
여태 낙남길에서 산꾼을 만나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종점 직전에서 '무한질주'님과 일행을 만나다니...
(외삼신봉 오르기 직전의 바윗길)
'무한질주'님 일행과 같이 영신봉까지 오르고 싶었지만
갈길이 바빠 먼저 길을 나선다. 평탄한 능선을 지나 큰 바위지대를
우측으로 에둘러 가던 길은 높다란 암벽에서 가로막히지만
밧줄을 잡고 오르니 일망무제, 특급 조망대 외삼신봉이다.
(정골 묵계리 방향, 청학동은 1073봉 능선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산과 해무가 어우러져 멋진 품경을 연출하고 있는 남해 방향)
(용트림하듯한 낙남정맥을 뒤돌아 보니 우뚝솟은 902봉도 손에 잡힐듯하고...)
(특급 조망처 외삼신봉(1288.4m))
일망무제 거리낄 것 없는 특급 조망처 외삼신봉에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사방팔방의 조망을 즐기며 '무한질주'님 일행을
기다려보지만 휴식중인지 소리는 들리는데 보이지 않는다.
외삼신봉은 삼신봉보다 조망이 더 좋은 것 같다.
지나온 낙남길이 아득하고 장쾌한 지리산 주능선이 물결치듯 하며,
삼신봉에서 내삼신봉-관음봉-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그림같다.
가야할 영신봉은 물론 촛대봉, 일출봉, 제석봉, 천왕봉까지
손에 잡힐듯 가까이 보이고 발아래 정골, 묵계마을이 훤하고
그 너머 구름속 호남정맥 광양의 백운산, 남해까지 조망된다.
(다시 뒤돌아보니 아득게 보이는 구간 모두가 산죽숲을 헤치고 온 능선이다)
(마치 바다에 파도가 이는듯... 하늘을 떠가는 구름인듯...)
(갈길을 조망해 보고..., 우측 봉우리가 낙남정맥으로 분기되는 영신봉)
(남해방향은 바다와 산과 해무와 햇살이 한 폭의 그림같이 조화롭고...)
(드디어 해방감이... 통제구간을 무사히 벗어났다.)
황홀한 조망을 뒤로하고 외삼신봉을 내려서니 산죽길과
순한 길이 교대로 나타난다. 산죽숲 내리막을 내달리니 청학동 삼거리.
금줄을 무사히 넘어선다. 후유~ 이제는 해방이다.
여기서부터는 길도 넓고 산객들도 많다.
이곳에서 삼신봉 삼거리-세석까지의 남부능선 구간은
설명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길이다.
(쌍계사, 청학동, 세석대피소 갈림길)
(삼신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의 위용)
(할 수없이 뒷쪽에서 찍었더니 역광이어서 글자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삼신봉에는 진주에서 온 'ㅎ산악회'가 정상을 가득 메우고
시산제를 지내고 있다. 엄숙하게 시산제를 지내고 있는데 이리저리
옮겨 다닐 수도 없고 정상사진도 찍을 형편이 못된다.
정상석 뒷쪽으로 가서 조망하니 노고단에서부터 천왕봉까지
장쾌한 지리산 100리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과연 지리산이다!
오늘도 날씨가 이렇게 좋다. 정말 감사한 일은 100리 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북쪽 마천의 삼정산과 남쪽 이곳 삼신산을 6번 올라
1번을 제외한 5번이나 남북에서 100리 주능선을 조망했으니
이 얼마나 큰 행운이며 가슴벅찬 일인가?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주능선이 한 눈에...,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삼신봉을 내려서기 직전 다시한번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고사목지대)
삼신봉을 전세내었는지 시산제는 끝날줄 모른다.
20여분 지체하다 삼신봉을 내려서 남부능선을 오른다.
사실, 삼신봉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상행이든 하행이든 7.5km 거리에
고도차가 400여 m밖에 안되는데다 길이 정비되어 있고 길이 아기자기
변화가 많은데다 조망도 잘 트이니 정말 멋진 길이다.
고사목 지대를 지나 한참을 더가다 바위봉 부근에서 라면을 끓여
점심을 해결하고는 다시 영신봉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한벗샘 갈림길)
(영신봉과 세석대피소를 코 앞에 두고... 천왕봉이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조망바위에 올라 남부능선을 뒤돌아 보니 참 아기자기하다는 생각이...)
(촛대봉과 오늘 목표지점 영신봉이 한 눈에 들어왔다)
(석문)
(남부군의 비극이 점철된 대성골, 의신방향)
(대성리 갈림길)
대성동을 오르는 코스는 등산로의 정비상태나 난이도로 볼 때
지리산 주능선으로 오르는 코스 가운데 가장 험난한 코스에 속한다.
조선시대 유몽인, 이륙, 김일손 같은 선비들이 천왕봉을 구경하고 세석고원의
영신사로 이동했다가 쌍계사로 하산할 때 대부분 대성동 길을 이용했다는
문헌을 남겼는데 이로 보아 조선시대 이전부터 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옛 선비들의 힘든 여정이 녹아있는 대성동을 오르는 이 코스는
6.25 전쟁 때는 빨치산들이 생매장당한 비극의 장소이기도 하다.
(주능선 노고단 반야봉 방향)
(흔적만 남아있던 눈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삼신봉을 지나면서 드문드문 잔설로만 모습을 보이던 눈이
정상이 가까워지자 응달에는 뽀드득 뽀드득 할 정도로 제법 두껍게 쌓여 있다.
(음양수, 많이 가물기는 가물었는지 물줄기가 힘이없다)
여기서 영신봉을 오르는 길은 음양수샘 바위 왼쪽으로 오르거나
아니면 오른쪽으로 조금 더 진행하여 왼쪽으로 들어가는 길,
그리고, 세석대피소를 거쳐 우회하여 오르는 코스가 있다.
(다시 모험을... 이 구간은 세석대피소에서도 빤히 보여 위험하다)
(민족의 비극을 간직하고 있는 대성골, 지리산은 산이상의 산이다.)
(도상거리 230km 이상을 걸어 이제 약 250m만 더 오르면...)
(주능선상에 서 있는 영신봉 이정표)
('곰출현주의' 현수막이 지키고 있는 영신봉 오르는 길)
(드디어 영신봉(1652m), 영신봉에는 그 흔한 표지석 하나 없다)
감격스런 순간이다.
햇수로 4년, 3일을 넘기는 바람에 1년을 더 보내고
드디어 16차에 걸쳐 백두대간에서 분기되는 낙남정맥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인 영신봉에 올랐다. 김해 매리 낙동강변에서 출발하여 창원과 마산,
함안, 고성, 진주, 사천, 하동, 산청을 지나는 동안 한 걸음도 건너뛰지 않고
누가 한 걸음도 대신해 주지 않은 도상거리 226km를 묵묵히 걸어서
이곳 영신봉 정상에 섰다. 드디어 해냈다.
낙동강 남쪽을 흐르는 산줄기와 그 산줄기가 품고있는 마을,
그 산줄기에 잇대어 살아가는 풍경이 눈에 익어 더 정겨워 좋았다.
1000리 가까운 길을 열어주고 무사히 걷게 해주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증명사진도 한 장 셀프로 찍고)
(천왕봉도 바로 앞에서 어서 오라는듯...)
(영신봉에서 바라보는 낙남정맥)
(천왕봉 방향 주능선)
(노고단 방향 주능선, 저 멀리 보이는 반야봉)
( 山 情 無 限 )
(56)
(58)
정상에서 사방팔방으로 트인 조망의 즐거움에 취해 계속 머물고 싶지만
인생이 그렇듯 정상에 섰으니 하산도 잘 하여야겠다.
(영신봉을 내려서다 J3클럽의 그 유명한 희야님을 만났다)
(시나브로도 한 장 남기고)
(저 아래 세석대피소가 보인다)
(오랫만에 들린 세석대피소 풍경)
세석대피소를 들린지가 언제인가? 오랫만이다.
지난해 1월 눈이 많이 오는 날 청학동에서 오늘같이 남부능선을 타고
올라 벽소령, 의신까지 가느라 들리고는 꼭 1년만에 찾은 세석대피소다.
오늘 지리산 구간을 마지막으로 백두대간을 끝내는 원조산악회 백두대간팀과
백두대간팀을 축하하는 지리산 종주자들이 이곳에서 1박을 하기로 한터여서
도착한 사람이 있는가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충분히 도착할 시간인데...
15분 정도 더 기다려보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 세석을 떤다.
(이제 날머리 거림으로...)
(거림-남부능선 갈림길)
(기온이 내려가자 길은 군데군데 빙판으로 변하고...)
(거림골 세석교를 지나...)
(거림 하산길 조망대에서 다시보는 낙남정맥 삼신봉 방향)
(날씨만 맑으면 멀리 삼천포도 보이는데... 오전보다 많이 흐릿하다)
(남부능선의 실루엣)
(어둠이 짙어서야 거림에 내려섰다)
근래에는 대간과 정맥길을 가느라 지리산에 잘 들리지 못했는데
오늘은 낙남정맥 졸업식하러 지리산에 들렸으니 또 의미가 더하다.
세월 산방의 낙남팀과 함께 출발하였지만 마산시-함안군의 경계인
한치에서부터는 혼자서 걸을 수 밖에 없었는데, 때로는 백두대간에 밀리고,
낙남에 이어 출발한 낙동정맥에 밀리고, 끝날 무렵에는 호남정맥까지 동시에
가는 바람에 시간내기가 힘들었고, 들머리까지 접근하는 것과 산행 후에
직접 운전하여 이동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무엇이 이 길을 가게하는가?
지금이야 여동생 셋 모두가 서울가서 살 정도로 천리길 한양도
가까워졌지만 이전에는 내 고향 의령의 생활권은 낙남정맥과 백두대간이
울타리가 되어 인근의 함안, 합천, 창녕, 진주는 물론 경북의 현풍,
대구까지 미치지만 그보다 거리상으로 더 가까운 사천, 고성, 통영은 교류가
쉽지않았던 것은 바로 백두대간이 동서를 나눴듯 낙남정맥이 울타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산줄기와 물줄기를 알면 역사가 보이고 문화가 보이고
풍습이 보인다. 옛 가락국의 신비가 숨쉬는 그 길을 걸어온 것이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듯,
이제 4구간 남은 낙동정맥도 마무리 하여야 하고,
출발한지 얼마안된 호남정맥에도 매진을 하여야 겠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과 산행기를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힘이 되어준 아내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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