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 이재무

2018. 6. 6. 22:34시,좋은글/詩






먼 길 / 이재무


이 세상 가장 먼 길
내가 내게로 돌아가는 길
나는 나로부터 너무 멀리 걸어왔다
내가 나로부터 멀어지는 동안
몸속 유숙하던 그 많은,
허황된 것들로
때로 황홀했고 때로 괴로웠다
어느날 문득 내게로 돌아가는 날
길의 초입에 서서 나는 또,
태어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새처럼
분홍빛 설렘과 푸른 두려움으로
벌겋게 상기된 얼굴, 괜시리
주먹 폈다 쥐었다 하고 있을 것이다

      

출처 : 시집『저녁 6시』(창비, 2007)



이재무 시인


1958년 충남 부여 출생,
한남대 국문학과 졸업, 동국대 국문학과 석사과정 수료.
《삶의 문학》《실천문학》《문학과사회》 등을 통해 작품 활동 시작.

1993~1994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 부위원장
제2회 난고(김삿갓)문학상과 편운문학상,
제1회 윤동주시상과 한남문학상을 수상.
현재 한신대 외 여러 대학에서 시 창작 강의를 하고 있다.

시집
『섣달그믐』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벌초』 『몸에 피는 꽃』 『시간의 그물』 『위대한 식사』
『푸른 고집』 『저녁 6시』, 시선집 『오래된 농담』,
시평집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핀다면』 『긍정적인 밥』,
산문집 『생의 변방에서』,
공저
『민족시인 신경림 시인을 찾아서』,
편저
『대표시, 대표평론Ⅰ·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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