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35코스 (옥계시장~정동진역)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파도소리 들으며 정동진 가는 길

2019. 11. 16. 23:18길따라 바람따라/해파랑길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파도소리 들으며 정동진 가는 길

해파랑길

35코스

옥계시장-옥계해변-금진항-심곡항-정동진역

13.8km / 08:30~13:10 (4:40)


2019. 11. 01 (금) 맑음, 22






이번 35코스는 강릉 구간으로

옥계시장에서 출발해 옥계해변과 금진항, 심곡항을

지나 정동진역에 이르는 길로 강릉 바우길 9구간과 같이

다. 옥계해변의 울창한 송림과 넓은 백사장, 인적이 드물어

아늑한 금진해변, 절경의 헌화로,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모래시계 촬영지로 유명한 정동진역까지 이어가는 길.







어제 친절한 분의 도움으로 도움으로

편하고 빠르게 동해역으로 돌아가 자동차를 회수하여

망상해변에서 밤을 보냈다. 태양은 조금 늦게 얼굴을

드러냈지만 또 오늘 하루 길을 밝힐 것이다.






망상해변에서 35구간 출발점 옥계현내시장으로 다시 왔다.


옥계는 어제의 기분 좋은 기억 하나를

더 하여 더 정감있는 곳으로 자리할 것 같다.

꼭 40년 전 이맘 때의 일이다. 3총사 동선이와 수영이와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다 만난 산 아가씨 두 명, 그중 한 명이

옥계에 사는 아가씨였다. 소청에서부터 줄곧 함께 걸으며 즐거운

산행을 하고, 저녁도 같이 먹고 강릉에서 열차도 같이 타고 왔다.

그런데도 옥계역에서 내릴 때까지 연락처 하나 달라고 하지 못했다.

숙맥들이어서 용기를 내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3:2여서

곤란했기(?) 때문이었다. 옥계역에서 내려 보내고 나서야 세 명이

이구동성으로 정말 예쁘고 멋진 아가씨였다며 아쉬워했다.

그후에도 같은 시간에 다니는 밤 기차를 타고 설악산을 다녔지만

그 산아가씨들은 만나지지 않았다. 이제 옥계역은 열차가

서지 않는 아련하고 애틋한 추억속의 역이 되어 버렸다. 

빨간 등산모와 하얀 에델바이스가 새겨진 스타킹을 신었던

 구절초 같이 청초했던 아가씨들도 할머니가 되었겠지.. 

그 아름다웠던 젊은 날의 기억이 어제 일 같이

떠오르는 옥계다.




:



옥계보건지소 쪽 골목으로 들어 옥계초교로 빠져나와

교동마을 표지석 옆으로 난 교동길을 따라간다.








들판으로 가던 길이 사라져 버렸다.

어쩔 수 없이 공사장을 가로질러 이어 간다.






들판과 공사장을 벗어나 한길로 나온 해파랑길은

낙풍사거리 헌화로 옥계해변 안내표시가 있는 곳에서

길을 건너 옥계해변 방향으로 걷는다.






트랙터까지 동원하여 두엄을 내는 농부들..

지난 31구간 축사를 지날 때 풍기던 역겨운 악취와 다르다.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냄새다.






옥계해변







솔향 그윽한 숲길을 걷는다.

상쾌하다. 바닷가 소나무 숲속에 있는 한국여성수련원.

위치 한번 좋다. 이런 곳에서는 수련도 잘 되겠지.








숲을 빠져나와 헌화로를 따라 걸으면 이내

금진해변이 나온다. 900m에 이르는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조용한 금진해변은 서퍼들이 즐겨 찾는 명소라고 한다.





정원을 잘 꾸며놓은 집도 보이고..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를 일일이

 쓰레기봉투에 담아 모으고 있다.






낚시꾼과 해녀






수로부인 헌화로.. 책 한번 무게 있어 보인다.

헌화가, 헌화로는 삼척과 강릉이 서로 주도권 차지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소모적인 경쟁을 하는 것 아닌지?

외형적인 것보다 내용도 좀 채우면 좋지 않을까!





마을 뒤통수에 큰 호텔이 들어선 것도

마음 편치 않을 것 같은데 오수와 우수도 제대로 분리하지

않는 것 같다. 마을이 형성된 곳에 이렇게 개발하면

상생의 길을 찾는 게 맞지 않을까? 주민들이 현수막을

내 걸기 전에 문제가 없도록 해결하면 좋지 않을까?






금진항을 지나






헌화로를 걷다보면 합궁골도 만난다.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모습..

이렇게 버리고 간 사람은 맘이 편할까?

쓰레기와 함께 양심도 버린 것 같다.








삼척에서 강릉까지 오는 동안

수없이 보는 헌화가와 수로부인 헌화로..

지자체간 옛날 옛적 신라 시대 향가를 고장의 문화상품으로

개발하려는 경쟁으로 볼 수 있으나, 좀 더 체계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스토리텔링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수록문헌에 의하면 성덕왕대 순정공이 강릉 태수로 부임해

가다가 해변에서 점심을 먹게 되면서 생긴 일로, 경주에서 강릉 가는

길이니까 삼척을 거쳐 갔을 것으로 추정되니 삼척과 강릉이

서로 점심을 먹은 곳이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삼척은 헌화로와 떨어진 곳에 수로부인 헌화공원을 만들고,

강릉은 바다를 메운 해안길을 헌화로라고 부르고 있다.

좀 심하다 싶다.




낙석이 떨어질 것 같은 위험한 절벽 아래

놓여있는 저 벤치들은 뭔가? 없애는 게 좋을 것 같다.

바로 옆에 경고판도 붙여 놓았으면서..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가 있는 심곡항





해파랑길은 심곡항에서 아스팔트 길인 헌화로로

정동진으로 넘어가지만, 해파랑길에 걸맞은 길을 걷고 싶어

3,000원을 내고 정동심곡바다부채길로 들어선다.







이 길이 유료가 아니면 당연히

해파랑길은 이 길로 설계했을 것 같다.





인공폭포도 만들어 놓고..




거북이 형상의 바위..

이런 바위를 보고 '구지가' 설화로 이용하면 안 되나?

가락국은 여기서 너무 먼가?






물이 청정하고 물빛이 참 곱다.

자연은 자정능력이 있지만 인간들이 자정능력이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 길은 심곡항에서 선크루즈 주차장까지 약 2.86km.






부채바위의 전설












기암괴석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정말 자연은 경이로운 것.. 어떻게 조각을 했을까?





무서운 육발 호랑이에게 해를 당하던 마을 주민들이

강릉에 부임한 강감찬 장군에게 호랑이를 없애 달라고 간청하자 

장군은 편지를 써서 호랑이에게 즉시 떠나라고 명령하니 호랑이는

장군을 알아보고 백두산으로 도망갔다. 동해를 바라보는 바위의 모습이

투구를 쓴 장군의 형상으로 보인다고 하여 투구 바위라 한다고..








끝났다. 입장료 3,000원 글쎄다..

찾는 사람이 많아 재정수입도 많을 테니 그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 같다만,  경관과 걷는 재미는 오히려

해파랑길 21코스 해맞이 공원에서 축산항까지와

30코스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이 더 나은 것 같다.







계단을 타고 오르니 선크루즈 호텔&리조트 앞 주차장이다.







선크루즈 호텔&리조트 주차장에서 급경사

비탈로 내려오면 대형 조타 핸들이 있는 정문이 나오고,

길을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정동진 해변이 나온다.





정동진천 물빛이 왜 이렇지?

꼭 구정물 같다.





정동진천을 건너는 바다 쪽 다리가 태풍으로

파손되었는지 막아 놓아 그냥 시내 쪽 길로 정동진역으로

가다가 다행히 때맞춰 점심을 해결한다.

이제 35코스 도착 직전인데 또 36코스를 가야 한다.

36코스는 시작부터 끝까지 산길이다.





우리나라 역 중 바닷가와 제일 가까운 정동진역.

2년 전 울산에서 열차를 타고 정동진에 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정동진은 실제 위도상으로 광화문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동여지도를 작성할 그 당시도 측량술이 대단히

정확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35-36코스 안내판





해파랑길 35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