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8. 23:56ㆍ길따라 바람따라/해파랑길
만산홍엽의 산길을 걷다.
해파랑길
36코스
정동진역-183고지-당집-패러글라이딩활공장-안인해변
9.4km / 13:20~16:40 (왔다 갔다 3:20)
2019. 11. 01(금) 구름 조금, 22℃
이번 36코스는 말이 해파랑길이지
들머리 정동진에서 산에 들어 날머리 안인해변에
내려서기기까지 9.4km의 등산로를 따라 걷는 길.
이 길은 산행코스로 강릉 바우길 8코스에 해당한다.
인근에 통일의 염원과 안보의식을 고취하는 강릉
통일공원이 있어 안보체험 등산로라는 부르기도 하고,
산우에 바닷길이라고도 한다.
정동진역에서 정동진1리 마을 표지석이
있는 쪽으로 진행하면 산 아래 해파랑길 35-36코스
안내판이 있고,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등산로 들머리에는 안보체험 등산로 안내판과
강릉 바우길 08, 09구간 안내표가 같이 서 있다.
산이 옹골차 오르기가 힘들다.
처음부터 제법 가파르게 오른다. 이마에 땀이 맺힐
즈음 경사가 완만해 진다. 키작은 소나무 숲을 지나
울긋불긋 가을 산의 모습을 보며 걷는다.
가야 할 삼우봉 방향,
이정표가 길 안내를 잘 해주고 있다.
군데군데 쉬어 갈 수 있는 벤치가
유혹하지만 갈 길이 바쁘다.
많이 걸은 것 같은데 1.9km
갈 길이 아직 멀다.
평상이 있어 쉬어 가려고 다가가니
먼저 온 손님이 있었다. 안인해변에서 정동진 쪽으로
나와는 역방향으로 걷는 중이었다. 안인해변에서 버스가
1시간마다 있다는 정보도 얻었다. 몇 분에 있는지까지 알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나마도 다행이다. 이 등산로가 인근 주민과
등산객들한테 인기가 높다고 했다.
초반에는 오르내림이 심했는데
이제는 길이 아주 순해졌다.
이 산중에 당집이 있는 사거리
오른쪽은 동명해변, 왼쪽은 밤나무정,
안인해변은 직진..
단체로 극기훈련을 온 듯한 회사원 한 무리가
지나간다. 다 지나갔다 싶어 하늘을 떠가는 구름을
보려고 벤치에 누웠는데 왁자지껄 또 한 무리가 온다.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이 이길을 걷는 것 같다.
나무에 가려 구름도 보이지 않는 데다 사람들이
많이 다녀 배낭을 챙겨 길을 나섰다.
오른쪽 숲 사이로 바다가 보이고,
산은 완전 가을 색으로 물들었다. 요즘 산에 잘 가지
않는 것을 알기나 한 듯.. 해파랑길이 이렇게
산으로 이끌고 가는 것 같다.
웬 리본이 이렇게..
어느 명산 못지않게 달린 리본..
지나서 온 길이 5.25km라고 알려주는 이정표.
이정표 꼭대기 새집이 특이하다.
나무계단 있는 곳에서 조망이 트였다.
동남쪽 방향 선크루즈 호텔&리조트를 당겨본다.
참 많이 걸은 것 같은데.. 직선거리로는 얼마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호젓한 길,
푹신할 정도로 쌓인 낙엽을 밟으며
돌아 오르니 나타난 송신탑.
저 앞에 봉우리 하나가 우뚝 일어선다.
햇볕만 비춰주면 휘황찬란할 것 같은
단풍 숲길
괘방산 (345m)
1,345m도 아닌 것이.. 한강기맥의 계방산(1,577m)도
백두대간 괘방산(1,221m)도 아닌 것이.. 그래도 산은 산이다.
345m의 산이지만 해발 제로에서 시작한 데다 초반 빨래판같이
오르내림이 심해 땀을 제법 흘렸다. 오전에 옥계에서 정동진까지
오는 동안 흙길과 나무데크 길을 걸은 다음 산에 든 덕분에
발바닥도 견딜 만 했다. 아스팔트 포장길보다는
산길이 낫다.
발 아래가 강동면 산두골,
가야 할 능선 너머로 강릉 시내가 보인다.
삼우봉
삼우봉을 지나니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전방으로는 강릉시가지가 흐릿하게 보이고,
오른쪽으로 오늘 날머리 안인항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백두대간이 보인다.
송전탑이 보이는 곳이 대관령쯤 되어 보이고
정면에 높게 보이는 산이 제왕산, 그 뒤로 보이는 산이
백두대간의 능경봉과 고루포기산 같아 보인다.
자세히 확인을 해 봐야겠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활공 전망대
여기까지 장비를 지고 올라와야 한다고..?
이제 능선 하산 길..
안인항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왔다.
마지막 나무계단을 내려서니 안인해변
36-37코스 안내판은 있는데..
여기에 있어야 할 스탬프 함이 없다.
주변을 다 둘러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버스 시간 때문에 다음 구간 출발할 때 다시 찾아보자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웃재를 넘어 강릉에 들어서면서부터
여기까지 오면서 느끼는 감정.. 해파랑길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웃재 넘어서면서부터 전혀 관리하지 않은
엉망진창인 길을 만났고, 오는 도중 리본도 제 맘대로고,
여기는 스탬프 함까지 없다. 강릉.. 환경과 자원은 좋으나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무성의해 보인다. 지금까지
좋았던 이미지가 사라지려 한다.
해파랑길 36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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