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27. 23:43ㆍ길따라 바람따라/해파랑길
송지호를 지나 왕곡 한옥마을로, 일출명소 수뭇개 바위를 거쳐..
해파랑길
47코스
삼포해변 - 송지호 - 왕곡한옥마을 - 가진항
9.7km / 11:40~14:10 (2:30)
2019. 12. 19(목) 맑음, 8℃
해파랑길 47코스는
고성군 죽왕면 삼포해변에서 출발하여
바닷고기와 민물고기가 함께 서식하며, 겨울 철새
도래지 송지호와 강릉 함씨·강릉 최씨·용궁 김씨 집성촌으로
14세기부터 형성된 왕곡 한옥마을, 일출명소 공현진 해변의
수뭇개 바위를 지나 동해안 항구중 제법 큰 규모의
가진항에 이르는 볼거리 많은 코스다.
삼포해변 흔들의자에 앉아 빵으로
점심을 때우고 47코스를 출발한다.
나무 사이로 카라반들이 보이는 제법 규모가 제법 큰
봉수대 오토캠핑장. 해변은 길이 800m, 폭 50m, 수심 1.5m로
해수욕장으로 좋은 조건을 갖춘 데다 얼마 전까지 군사 통제지역으로
사람들의 발이 닿지 않은 때 묻지 않은 청정수역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째 봉수대 모양이 허접해 보인다.
동해안에 이렇게 해수욕장이 많을 줄이야!
동해 망상해변, 강릉 경포해변, 양양 낙산해변 등
엄청나게 길고 넓게 펼쳐진 해변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백사장이 끊겼다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오호교를 지나
오호항을 돌아 나가면 송지호 해변이 나타난다.
보드를 타러 파도치는 바다로 가는 서퍼가 멋있다.
남들은 춥다고 웅크리는데 추위와 파도와 맞서는 모습이
장하다. 추위라는 녀석도 겁먹은 사람들에게는 덤벼들지만
당당하게 맞서는 사람들에게는 꼬리를 내리는 것 같다.
송지호 해변도 관리를 잘하는 것 같다.
송지호해변길을 따르다 강원심층수 옆 샛길로 들어
7번 국도 아래로 통과하여 송지호 둘레길로 이어간다.
철새들이 점점이 보이는 송지호
송지호(松池湖)는 고성군 죽왕면에 위치한 둘레 6.5km,
넓이 약 20만 평의 석호로 해수어와 담수어가 함께 서식하며
맑은 호수와 송림으로 이름나 있다. 백조(천연기념물 201)와
고니를 비롯한 겨울 철새 도래지이기도 하다.
송지호 관망 타워
올라가 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었으나
입장료 1,000원이라는 말에 생각을 접었다.
송지호 둘레길로 왕곡마을로 향한다.
7번 도로와 나란히 가던 송지호 둘레길은
호수 끝 부분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호수 둘레길로 계속 이어간다.
여기서 송지호와 작별하고 왕곡마을로 들어간다.
건너편에 송지호 전망 타워가 보이고, 송지호해변 쪽에
전망 타워보다 더 높은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옛날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분위기.
초가와 기와집이 어우러진 정겨운 마을이 나타났다.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에 위치한 왕곡마을의 형성은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말 두문동 72현 중의 한 분인
양근 함 씨 함부열이 이성계의 조선건국에 반대하여 간성에 낙향 은거한 데서
연유하며 그의 손자 함영근이 이곳 왕곡마을에 정착한 이후 함 씨 후손들이
대대로 이곳에서 생활해 왔다. 특히, 19세기 전후에 건립된 북방식 전통한옥과
초가집 군락이 원형을 유지한 채 잘 보존되어 왔기에 전통민속 마을로서의
역사적, 학술 가치가 인정되어 2000년 1월 국가 민속문화재
제235호로 지정, 관리되어오고 있다.
마을 안길로 들어가니 영화 '동주'에서
동주와 몽규의 아지트였던 정미소가 나타났다. 동주가
홀로 앉아 시집을 읽기도 하고, 그들의 잡지를 만들기도 했던..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할 거면 문학이 무슨 소용이 있니?"라는
몽규의 말이 동주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던..
마치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마을 중앙의 개울을 따라 이어져 있는 마을 안길을 중심으로
가옥들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으며 가옥과 가옥 사이에 비교적 넓은
텃밭이 있어서 따로 담이 없고 텃밭을 경계로 가옥들이 분리되어있다.
왕곡마을의 가옥구조는 안방, 도장방, 사랑방, 마루, 부엌이 한 건물
내에 수용되어 있으며 부엌에 가축우리가 붙어 있는 겹집 구조이다.
마을 안길과 연결되는 앞마당은 가족의 공동작업 공간 역할을 하면서
타인에게 개방적이었던 반면에 비교적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뒷마당은
여인들의 공간으로 비 개방적이다. 뒷마당은 보이지 않고
지붕만 보여 여인들의 활동공간을 배려한 구조이다.
특히, 추위를 견디기 위한 구조로
'ㄱ' 자형 집의 날개 쪽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부엌과
외양간이 붙어 있다. 집안에서 대청마을과 이어져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여물을 주기에 편리하다. 기와지붕은 급격히
기울였는데, 눈이 자연스레 흘러내리게 하기 위해서다.
집의 기단을 높인 것도 눈이 쌓여 고립되는 걸 막으려는 의도.
눈과 더불어 북서풍을 대비했다. 일조량을 높이려고 입구
쪽은 그늘이 지는 담장과 대문을 두지 않았지만 뒤쪽은
북서풍을 막기 위해 삼면으로 담장을 길게 쌓았다
왕곡마을은 고려말, 조선초 이래 양근 함 씨와
강릉 최 씨가 집성촌을 이루며 600년 세월을 정주해온
전통 있는 마을. 현재의 집은 19세기를 전후해서 지었으며
강원도 북방 가옥 형태인 양통집이다.
마을 어귀에 서 있는 왕곡마을 대장군과 여장군
고성 왕곡마을 입구
저잣거리는 가계가 죽 늘어서 있는 거리로
한마디로 옛 시장통..
왕곡마을과 저잣거리를 거쳐 차도와 인도가
구별되어 있지 않은 다소 위험한 좁은 도로로 7~8분 정도
걸어 내려오면 7번 도로가 나타나는데 공현진교 아래로
난 통로로 길을 건너 공현진 해변으로 향한다.
공현진 해변 가는 길.
입구에 목각 황금인어상이 맞는다.
겨울인데 옷도 벗고 춥지 않을까?
공현진항의 화장실은 배 형상이다.
아파트의 모양은 천편일률적으로 성냥갑 모양이지만
화장실은 개성을 살리는 것 같다.
경상도 사투리로 고등어가 천지삐까리다.
잡아 온 고등어를 어선에서 차로 옮겨 싣고 있다.
그 바쁜 와중에도 카메라를 의식하고 손을 들어 인사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카메라가 자신을 향하지 않는데도 얼굴을
돌리는데.. 사진 찍기가 덜 부담스럽다.
수고 많으십니다.
고등어가 넘친다.
죽은 고등어가 적재함을 탈출했다.
실어도 너무 많이 실은 것 같다. 기사님은 도로에 떨어진
고등어를 주어 싣지만 차가 움직이면 이내 또 떨어진다.
오늘 이 차 뒤에 따라가면서 떨어지는 고등어를 줍기만
해도 하루 벌이는 충분할 것 같다.
처음엔 저게 무슨 고기일까 궁금했는데
도치라는 이름도 알고 말리는 모습이 익숙해지니
도치가 어떻게 생긴 고기인지 궁금해졌다.
수뭇개 바위
동해안 최고의 일출 명소인 수뭇개 바위는
1910년에 발간된 '조선지지자료'에 3개의 바위가 묶여있다는
뜻에서 '삼속도(三束島)'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三束島의 한글표현이 '셔뭇뒤'가 스뭇대'를 거쳐 '수뭇개'로
구전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내일 새벽 일출을 담으러 와야지.
저기 가진항이 보인다.
가진항 가는 길, 숲속에 펜션이 들어서 있으나
바다 쪽은 철조망이 계속 쳐져 있다. 하루빨리 해변의
철조망도 다 걷고, 휴전선의 철조망도 다 걷고, 남북이
총부리를 겨누는 일도 사라지기를 바라본다.
철조망 너머 해변에는 이런 모습의 입석들도 보이고..
가진항은 고성군 죽왕면 가진리에 있는 항구로
공현진항 북쪽의 덕포단 내측에 위치하고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어항 시설을 갖추고 활발하게 어로작업을 하는 어항이다.
가진리는 예부터 다른 어항보다 수산물이 많이 나 주민생활에
덕이 많이 됐다고 해서 1백여 년 전에는 속칭 덕포라고 불렸었다.
매일 아침 수십 척의 어선들이 동해의 청정해역에서
잡은 싱싱하고 다양한 어종을 쏟아 낸다.
도치는 남쪽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고기다.
강원도 북부 항구마다 말리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어
아주머니에게 어떻게 생긴 물고기냐고 물어봤더니
그릇 덮개를 들어 이렇게 생겼다며 보여 준다.
길 위의 학교에서 산 공부 많이 한다.
해파랑길 47-48 코스 종합안내판과 완주 스탬프 함
해파랑길 47코스
Memories of Alhambra
-Francisco Tárr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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