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48코스 (가진항~거진항) 향로봉을 보며, 농로와 천변길로 명태의 본고장 거진항으로

2019. 12. 28. 23:49길따라 바람따라/해파랑길


향로봉을 보며, 농로와 천변길로 명태의 본고장 거진항으로

해파랑길

48코스

가진항 - 남천교 - 북천철교 - 거진항


16.6km (3:40) /  12.19 (목) 14:10~16:50 맑음 / 8

                                 20 (금) 08:40~09:40 맑음 / 8℃  






해파랑길 48코스는

고성군 죽왕면 가진항에서 출발하여 남천교와

북촌 철교를 지나 거진읍 거진항에 이르는 코스.

농로와 해변길, 남천과 북천길을 걸으며 다양한

변주를 울린다. 고성의 대표적인 어항이자 우리나라

명태의 본고장인 거진항에 이른다. 갈 수 있는

남쪽 백두대간의 최북단 우뚝한 향로봉을

걸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언덕길로 넘어가려고 항구 뒤쪽으로

나가니 1개 소대 병력은 될 군인들이 짝 깔려있고

분위기가 심상찮다. 울진 구간을 지날 때 수해복구를

위해 삽을 들고 대민지원 나온 군인들은 많이 봤는데 

전투복장으로 무장하고 총을 들고 있는 모습은 처음이다.

혹시 무슨 일이 났느나며 이 길로 가도 되겠냐 하니

작전 중이라며 가도 된다고 한다. 깜짝 놀랐네.

최북단 접경 지역 고성이 실감 난다.





항구 뒤쪽 언덕에서 내려다본 가진항.

작전 중인 군인들을 피해 살짝 찍어 본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언덕 위에 우뚝한 모습처럼 모든 교회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교회의 이름으로 정치하는 일부 타락한

정치 목사들, 제자리로 돌아가라!






가진삼거리에 올라서면 비행기 활주로 같이

쭉 뻗은 길이 열린다. 공사 중인 모양이다.






고성은 공사 중, 고성이 핫하다더니..

신작로가 펼쳐지고, 해변의 논밭에는 카페 건물들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다.






관동별곡 800리 길.. 송강의 기행가사 관동별곡을

토대로 만드는 길이라면 이름만 빌려 올 것이 아니라 

내용도 채우고 제대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삼척시와 강릉시가 신라 향가 헌화가를 가지고 설득력이 없이

경쟁하는 모습은 글쎄다. 설화여서 내용을 채우기 힘든 한계는 있겠지만

삼척은 수로부인길과 동떨어진 곳에 수로부인 헌화공원을 만들었는데

수로부인이 가지도 않은 곳에서 노인의 꽃을 꺾어 주었다는 이야기 아닌가?

강릉도 헌화로라면서 바다를 매립하여 만든 길을 헌화로라 하는 것도 그렇다.

두 지자체가 헌화가 발생 장소를 두고 아전인수격으로 서로 쟁탈전을

벌이는 것 등은 설화를 현재로 불러내는 것은 좋으나 유치원생 싸우는

같이 유치해 보인다. 전체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적으로 내용을

채워가는 방법이 설득력도 있고 일관성이 있을 것 같다.


송강의 기행가사인 관동별곡을 토대로 관동별곡 800리 길을

조성하는 것 찬성하는 바이다. 관동별곡은 헌화가와는 달리 고증도

큰 어려움 없을 것이다. 해파랑길이나 기존에 있던 길에 덧씌우는

그런 길이 아닌 관동별곡의 의미를 되새기고, 뜻을 드높일 수 있는

그런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헌화로나 관동별곡 800리 길이나

다 강원도에서 하는 일 아닌가!







들길로 지나는 길이 어수선하다.

폐차장과 축사가 마주 보고 있기도 하고, 공사 중이어서

그렇긴 하겠지만 길이 빙판이 되어 있거나, 개들이 요란하게

짓는 등.. 하여간 다시 걷고 싶은 길은 아니다.







 농기계 창고 마당을 거쳐 남천 둑길로..

마치 남의 집 마당을 통과하는 것 같다.






남천에는 고니를 비롯한 겨울 철새들이 무리지어 노닌다.





전면에 향로봉이 실루엣으로 보인다.

향로봉..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 향로봉에 올랐다.

조금 더 발걸음이 멈추는 곳까지 잇고 북쪽으로 뻗어 가는

산줄기를 보기 위해 올랐으나 절절히 다가오는 분단의 아픔과

이어진 산줄기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 쓸어내리며 망연하던 곳

외려 바닷물을 마신 듯 아쉬움과 아픔이 진하게 몰려와 돌아서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던 곳, 언제 다시 이어갈 수 있을까!

난 이제 백두대간 북쪽 구간을 이어가기 힘들겠지만, 후배들은

하루빨리 진부령, 향로봉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백두산

장군봉까지 쭉 이어갈 수 있기를 소원하며 갈망한다.






남천교 위에 펄럭이는 산불조심 깃발

이번 겨울에는 제발 산불이 나지 않았으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

영남알프스 신불산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속보로 뜬다. 빨리 불길이 잡혀 큰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조심조심 불조심.









남천변을 따라 배수펌프장을 지나 해안까지..






멀리 거진항이 보인다.

이곳도 사진 촬영 금지에 대한 경고가 있어

카메라를 어깨 걸 고리에 장착했는데 꼭 끼어

 탈착이 잘 안 된다. 정품은 잘 되려나..






어느새 북천이다.

북천은 남천, 자산천과 더불어 고성에서

이름난 은어 낚시터라고 한다.






북천철교

북천철교는 1930년경 일제가

자원 수탈 목적으로 건설한 철교인데 6·25 때

북한군이 이 철교를 이용하여 군수물자를 운반하자

아군이 함포사격으로 폭파한 비극의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이후 60여 년간 교각만 방치되어있던 것을

걷기·자전거 전용 교량으로 폐철교를

되살린 것이라고 한다.






북천철교.. 모습은 철교가 아니라 목교같다.








북천철교 위에서..

어느덧 해는 기웃기웃.. 일몰 시간이 가까워 온다.

전방에 보이는 향로봉 주변 하늘노 노을이 물든다..






송강 정철정에 올라 잠시 쉬어 간다.

송강 관동별곡 800리 길이 함께 가는 것 같다.







마산 해안교를 건너 야트막한 마산을

돌아 나가면 해안 숲길이 나온다.








이후 숲길을 20여 분 걸으면 자산천로와 만났다,

지금 시각 오후 4시 55분, 일몰 10여 분 전. 오늘 31km 정도 

걸은 것 같다. 발바닥은 견딜만한데 날이 저물어 여기서

끊어야겠다.오늘 진도를 많이 낸 덕분 내일은 17km 정도

걸으면 통일전망대 출입국신고소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청간리에 주차해 둔 승용차를 회수하러 갈 차례..

곧바로 도착한 버스.. 인상도 좋으시고 정말 친절한

기사분이셨다. 정말 기분 좋은 마무리다.





가진항.. 지난 밤에는 캄캄하더만 새벽이 되니 불야성이다.




한뼘 구름 위로 떠오른 공현진 일출

2% 부족하지만 오늘은 이것으로 만족, 내일 또 오마

일출이 일몰보다 담기 힘든 까닭은

아직 살아보지 못한 오늘이기 때문 아닐까!


어젯밤 야경을 찍으러 가진항으로 갔는데 캄캄했다.

아야진항까지 내려가 보지만 상황은 거의 비슷했다.

속초 위쪽으로는 항구가 대체로 캄캄한 것 같다.


부산서 밤 10시 반에 출발한 심야버스가 간성터미널에

5시 반 도착이라더니  4시 20분에 도착했다고 와이프한테서

전화가 왔다. 부랴부랴 터미널로 달려가 와이프를 픽업하고

공현진 해변으로 갔는데 아직 5시도 안 된 시각. 

일출은 07:38,  일출 30분 전인 매직아워까지도 2시간이

더 남은 시간.. 시간도 벌겸 새벽에 문연 식당을 찾아 한참을

배회하다 낚시꾼들을 위해 문을 연 식당 발견,

아침 먹고나도 5시 반.. 그렇게 고대하고 고대한

일출이었는데 구름이 너무 두텁다.





어제 끊었던 반암교차로에서 출발

이번 해파랑길 중 와이프는 부산 미포에서 대변항까지인

2코스와 영덕 블루로드 B코스인 21코스를 함께 걸었고,

이번에 마지막 49코스와 50코스를 함께 걷는다. 

회수로는 3번, 4코스 동행이다. 마지막을 함께해 주려고

심야버스를 타고 간성까지 와 준 와이프가 고맙다.






반암 마을을 지나면서 만나는 모습들..

마당 끝이 바로 바다다.






마을과 항구가 철조망 안에 있다.

철조망을 따라 가는 길.. 여기서부터 해변가까이 가는

길이 아름다울 것 같은데 파도에 길이 파손되었다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할 수 없이 도로로 나가야 한다.







도로를 따라 자산천을 가로지르는 거진1교를 건너..






거진항 방향으로 계속 인도를 따른다.






명태의 본고장 고성

동해안 최북단 청정해역에서 잡히는 명태는 담백한

맛이 생선 중의 으뜸. 명태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 명태 약 62%를 어획하는 고성이라고 하는데..

근래 동해안의 기온 변화로 어종이 바뀌면서 올해는

 명태의 어획량이 급감하여 금태가 되었다고 한다.




산발한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듯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파도.. 오늘도 바람이 심하다.






입구 방파제에서 보는 거진항








항구 부속건물 옥상에서 본 거진항.

건물 옥상에 올라가려는데 바로 앞에 해양경찰이 서 있다.

군함과 해양경찰청 경비정이 정박하고 있어 통제할 것 같아

혹시나 하고 군함이 있는 쪽은 찍지 않겠다 하니 올려

보내준다. 믿고 올려주니 감사한 일이다. 







거진항의 한 모습..


비엔나커피의 본 고장 빈에 가서 비엔나커피

한 잔 마시지 못했는데.. 명태의 본고장 거진항에 와서 

명태 구경을 못 했다. 명태는 어획량 감소로

올해 금태가 되었다고 한다.





해파랑길 48-49코스 종합안내판과 완주 스탬프 함





해파랑길 48코스




바람의 기억 / 나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