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고헌산 새해 일출산행

2020. 1. 1. 20:59山情無限/영남알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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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고헌산 신년 일출 산행


2020. 1. 1 (수) / 다물종주클럽 20명

외항재 - 고헌산 서봉 - 동봉 - 고운산 - 궁근정






박 배낭을 메고 신불산에 올라

해넘이와 해돋이를 보려던 계획을 바꿨다.

밤 열차로 떠날 소백산 산행이 부담되기도 했고,

반가운 산우들과 고헌산 일출 산행을 하기 위함도 있었다.  

거기에다 산행객이 산불을 낸 건 아니지만, 신불산에 산불이

직후여서 신불산에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천왕 일출을 보려고 울산서 자정 넘겨 떠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영알에서 해돋이를 본다.

그래도 이렇게 고산을 오를 수 있는 것이

감사한 일이지.






4시 40분에 집을 나서

5시 40분경 외항재에서 산에 든다.

나뭇가지를 울리는 바람 소리가 요란하다.

땀을 흘리지 않으려고 후미에서 걷고 있는데

먼동이 트는가 싶더니 동쪽 하늘에 햇귀가 돌면서

하늘을 불태울 듯 붉게 물들인다. 정상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먼데 발걸음은 바쁜 마음을 따르지 못한다.

서봉 정상에 오르니 일출 시각까지는 30분이나

남았는데 그 선홍빛 황홀하던 빛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후미로 오른 데다 카메라 설정하느라

머뭇거리는 사이 선두는 벌써 동봉을 오르고 있다.

원래 바람이 많이 부는 고헌산이지만 오늘은 더 세차게

부는 것 같다. 장갑을 끼면 둔하고 벗으면 이내 손이

곧는다. 바람까지 몸을 가누기 힘들게 한다.





별 같이 빛나는 언양의 불빛들 너머로

  태양을 맞기 위해 붉은 융단을 깐 하늘..























구름 사이로 살짝 얼굴을 비치 태양은

고양이 출산하듯 이내 구름 위로 솟아올랐다.

짙은 구름이 태양을 가릴 줄 알았는데 바다에서

바로 떠오른 태양은 아니지만, 힘찬 태양을

맞이할 수 있어 감사하다.





이 아침에
찬란히 떠오르는 빛은
이 땅 어느 곳에나 비추이게 하소서


손등에 햇살을 받으며
봄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병상의 아픔에도
젊은이들의 터질 듯한 벅찬 가슴과
외로운 노인의 얼굴에도
희망과 꿈이 되게 하소서


또 다시 우리에게 허락되는 365일 삶의 주머니 속에
봄과 여름 그리고​가을과 겨울의 결실로 가득 채워
한 해를 다시 보내는 날은
기쁨과 감사를 드리게 하소서


이 해는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한 이들을
건강한 사람들은 아픔의 사람들을
평안한 사람들은 외로운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손길이 되게 하소서


이 새로운 아침에
찬란히 떠오르는 빛으로
이 땅의 사람들의 영원을 향한 소망을 이루게 하시고
이 아침의 기도가 이 땅 사람들이
오천년을 가꾸어 온 사랑과 평화로 함께 하소서


아침의 기도 / 용혜원




가지산 위 저 구름은?








해발 1,033m의 고헌산은,
울주군 상북면과 언양읍 두서면의 경계를 이루는
옛날 언양현의 진산(鎭山)이며, 서쪽과 남쪽으로는
태화강의 상류가 침식 작용으로 골짜기가 형성되면서 새로운

지형으로 바뀌어 분지를 이루는데, 언양은 이 지방의 중심지.

동쪽으로 태화강의 지류인 삼정천의 상류가 흐르는데,

삼정천 하류에는 울산시에 용수공급을 위한 사연호가 있고,

호반에는 청동기 후기의 반구대암각벽화가 있다.

북쪽으로는 밀양강의 지류인 동창천의 상류가 흐른다












고헌산 정상에서 몇 컷


그렇다.

이렇게라도 해야 보고 싶었던 산우들을

만날 수 있지. 이제는 일요일에 산행하는 산방이

되었는데 주일에 산에 갈 수 없으니 이방인이 된 느낌. 

 이렇게라도 참여를 해야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지..

사실, 소백산 가려고 신불산에 박 배낭 메고 오르려던

생각을 접었지만, 고헌산 일출 산행 참여도 한몫했다.

이전에 정들었던 산우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고

새로운 얼굴들이 낯설지만, 그래도 반갑게 맞아주는

산우들이 있으니 고향에 온 기분이다.






구름 속으로 들어간 태양은

봉곳이 솟은 문수산과 남암산 사이로 보이는

온산 앞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하산길, 소 등걸 같은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언양 시내 너머로 보이는 문수산과 남암산이 정겹다.





구름모자를 쓴 가지산,

가지산 정상에도 많은 산객이 올랐을 텐데

오늘 일출을 제대로 봤으려나?






엉켜있는 잡목숲을 지나기가 쉽지 않다.

 우거진 잡목 숲길을 지나니 방화선 능선이 나왔다.

키 큰 사람들은 잡목숲을 통과하느라 고역이었겠지만

새해 첫날부터 고개 숙여 예를 표한 것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소나무봉이라고도 하는 고운산(760.7m).

누가 아담한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끝났는가 했는데 다시 이어지는 잡목 숲.

예를 더하라는 것으로 알고 다시 고개숙여

조심조심 장애물 경주하듯 걷는다.





숲피못에서 올려다 본 고헌산





산행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