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8. 23:53ㆍ길따라 바람따라/해파랑길
고맙다 양양, 아름다운 길에 고객지향적인 양양.
해파랑길
41코스
주문진해변-향호-남애항-광진해변-죽도정입구
12.2km / 09:30~12:50 (3:20)
2019. 12. 03(화) 구름 조금, 8℃
이번 41코스는 양양 속초 구간으로
주문진 해변에서 출발해 바다에서 분리된
석호 향호를 거쳐 송림과 하얀 백사장이 아름다운
지경해변을 걷는다. 이어 빨간색, 하얀색 등대가 그림같이
호위한 강원도 3대 미항 중 하나인 남애항에 이른다.
이후 광진 해변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기암괴석과 조망이
좋은 죽도정에 오른 후 죽도정 입구에 이르는 코스다.
이 코스는 여러 항구를 거치는 해안을 따라 석호와 소나무 숲,
대나무 숲을 지나는 정겨움이 넘치는 아름다운 코스다.
특히, 초등학생에게 아르바이트를 시켜도 그보다는
나을 것 같은 해파랑길 안내 표식이 희망고문하던
강릉 구간을 벗어나 양양에 진입하기에
더 반가운 코스다.
주문진 해변.
5시 반에 집을 나서 4시간을 꼬박 달려왔다.
차에서 내리니 코끝이 시릴 정도로 기온이 차다.
덩그러니 홀로 있는 완주 스탬프 함
여기는 아직도 강릉 지역이다. 천혜의 풍경과
빛나는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지만 적어도 해파랑길에
대한 관심은 여태 걸은 길 중에서 제일 미흡한 것 같다.
안인해변에서는 스탬프 함이 어디 있는지 아예 찾지 못했다.
다른 지역은 해파랑길 종합안내판과 완주 스탬프 함이
결합형으로 되어 있거나 지주형으로 되어 있더라도
인근에 있는데 강릉 지역은 유별나다.
아름다운 해변과 BTS 앨범 재킷 촬영장을
걸으면서도 강릉에 대한 이미지가 나아지지 않는다.
낭만과 추억..?, 강릉에서 푸대접받은 느낌만 가득하다.
강릉구역 해파랑길을 다시 걸을 일이 있을까만 해파랑길
안내표시 재정비는 뒤따를 해파랑꾼들을 위해서 필요하고,
무엇보다 강릉을 위해서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향호(香湖)
주문진 해변을 지난 해파랑길은 7번 국도
아래로 통과하여 바다와 분리된 호수인
석호(潟湖) 향호 산책로 데크 길로 이어간다.
향호라는 지명은 고려 충선왕 때 동해 사면을 흐르는
계곡의 하류와 동해안의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 향나무를
묻는 매향(埋香)의 풍습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향호를 돌아 나와 7번 국도 동해대로 따른다.
양양군에 들어서자마자 '산 좋고 물 맑은 양이라네!'라는
표지석이 반긴다. 해파랑길은 여기서 해안으로 나가
지경 해변 길로 이어간다.
지경 해변 길,
철조망이 거추장스럽다 싶을 즈음 철조망이 사라지고
검푸른 바다와 어울리는 고운 모래사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화상1교로 하상천을 건너면 원포해변.
해변을 청소하는 원포리 주민과 해변의 모래를 퍼가는
남애리 사람들.. 왜 남의 동네 모래를 퍼가냐는 원성과
결국은 바다에 뿌려질 것이라는 대답.. 갈등이 있는 듯 하다.
모래를 어디에 쓰려고 가져가는지 물어보았더니
낚시가 엉키지 않게 정리하는 데 사용한다고 한다.
방향 안내판과 리본, 인식패널 등이
용도에 맞게, 필요한 곳에 꼭 달려 있다.
41코스 5km 지점이라는 것을 알리는 패널.
고맙다 양양!
윈드서핑 마네킹과 갈매기,
Thank You YANG YANG 포토존이 있는
남애1리를 지나..
남애항 입구.. 배를 수리하는 모습도 보이고..
남애항
삼척 초곡항, 강릉 심곡항과 함께 강원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항구. 주민들 말로는 방파제를 높게 쌓기
이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웠다고 한다.
남애항의 야경과 일출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펼쳐집니다)
남애항 스카이워크전망대
해파랑길은 항구를 돌아 나가지만 전망대에 올라 본다.
남애항을 지날 때는 전망대에 꼭 들렸다 가기를 권한다.
남애항 전망대 조망
북쪽 끝으로는 하조대, 서남쪽으로는 삼형제봉은
하얀 설산이 되었고, 동남쪽 햇살에 반사되어 은가루를
뿌린 듯 빛나는 바다. 주문진 해변과 저 끝이 지나 온
소돌항쯤 되어 보인다. 조망이 좋다.
남애3리 해변
남애리에는 모두 세 군데의 해변이 있는데
제일 아래쪽에 있는 해변이 남애1리 해변이고,
중간에 위치한 남애3리 해변은 길이 1.3km에 폭 100m
가량 된다. 제일 북쪽에 있는 남애해변이 백사장 길이
2km 정도로 규모가 제일 크다.
'어서 오세요'라고 쓰인 남애3리 해변 아치를
빠져나가면서 언제 다시 이 아치 밑으로 올 일이
있으려나 했는데..
그게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늘 길을 다 걷고 야경과 일출을 찍으러
이 아치를 통과하여 남애항을 찾았으니..
그물을 터는 중
로프가 감기면서 그물이 딸려 들어가는 순간..
지자체만 달라졌을 뿐인데 이렇게 다르다니..
유럽을 여행할 때 표도 나지 않는 국경이지만 그
경계를 넘으면 주변 환경이 판이한 것하고 비슷하다.
양양은 강릉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싶다.
갈림길 없는 직선 보도 600여 m를 걷는 동안 방향 안내판은
처음과 방향이 전환되는 지점에 있다. 필요한 곳에는 꼭 있다.
자전거를 위해서도 곡선주로나 시작과 끝부분에는
꼭 중앙분리대를 설치해 놓았다.
양양은 서비스가 만점이다.
해파랑꾼이 해파랑길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갈림길을 알리는 방향 안내와 걷는 도중 얼마나
걸었고, 갈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 수 있는 이정표다.
정말 해주고 싶은 말, "고맙다 양양"
휴휴암에서 불법 사용 중이던
요사채를 강제로 철거집행 중인 모양이다.
충돌을 대비해 많은 경찰이 출동하여 물품들을
차에 옮겨 싣고 있다.
저 앞에 죽도가 보인다.
인구항(죽도항)이 그 아래에 있다.
잠수복에 난 구멍이 쉽게 찾아지지 않은 모양이다.
풍선 같이 부푼 잠수복의 변신이 재미있다.
해안쪽 철문을 통과하여 산책로로 돌아 나가니
해골형상, 부채모양을 한 기암괴석들이 즐비하다.
새소리 바람소리가 쉬어 간다는 죽도정과
철골구조물의 죽도정 전망대. 전망대에 오르니
조망과 풍광이 일품이다.
죽도정 조망
바로 턱 밑이 인구항(죽도항),
첫 번째 튀어나온 부분이 휴휴암, 두 번째가 남애항,
세 번째가 주문진해변과 이어진 소돌해변, 그 끝 소돌항,
마지막 어렴풋이 보이는 곳이 사천진항쯤 될 것 같다.
그리고 북쪽은 동산항, 전면은 가슴 후련한 동해
신선바위와 선녀탕, 부채바위가 한 눈에..
죽도 산책로를 돌아 나오면 죽도해변.
렌털과 강습, 게스트 하우스를 겸하고 있는 SURFRISE..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 파도에 올라타기 직전인 서퍼와 이미
파도 속으로 잠수해 버린 서퍼의 보드는 하늘로 치솟고 있다.
파도를 마주하고 있는 서퍼의 운명(?)은?
점심은 백정 함재율에서..
해변을 따르다 보니 식당은 거의 다 횟집이다.
다른 식당을 찾아 큰길로 나왔다가 만난 백정 함재율이다.
왕갈비탕을 시켰는데 정육점답게 고기의 양도 많고 맛있다.
식사 중이던 주인이 도루묵도 한 접시 가져다주신다. 부산서
여기까지 걸어서 온 것이 정말 대단하다며 괜찮다는데도 이번에는
또 밥을 한 공기 더 가져다 주신다. 물론, 손님이 혼자뿐이어서
그럴 수 있었겠지만 감사한 일이다. 늦은 점심이 오히려
기분좋은 식사가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식당이 소문난 맛집이었던 것..
41-42코스 종함안내판과 완주 스탬프함
해파랑길 41코스
Zigeunerweisen / Sarah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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