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1. 21:52ㆍ길따라 바람따라/해파랑길
통한의 38선을 넘고, 3·1만세고개를 넘어..
해파랑길
42코스
죽도정입구-38선휴게소-하조대-하조대해변
9.9km / 12:50~16:10 (3:20)
2019. 12. 03(화) 맑음, 8℃
해파랑길 42코스는 양양 속초 구간으로
죽도정 입구에서 출발하여 38선을 넘고 하조대를 거쳐
하조대 해변에 이르는 길, 깨끗한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
수심이 얕고 완만해 가족 피서지로 주목받는 죽도해변과
동산해변을 지나, 한동안 산기슭 호젓한 길을 따라가다
38선을 넘는다. 이어 3·1만세 운동으로 유명한 기사문리와
만세동산을 지나 절경으로 애국가에 나오는 소나무가
있는 국가 명승 하조대를 돌아 나와
하조대 해수욕장에서 끝난다.
42코스는 죽도정을 돌아 나와 죽도정 입구에서
부터 시작한다. 시작점을 알리는 패널과 방향안내판이
친절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동산포해수욕장 조형물, 환영(幻影) - 바다를 넘다.
조형물이 지역을 잘 상징하는 것 같은데.. 작품 설명은 글쎄..
'양양군 유일한 서핑 장소인 동산항 해수욕장'이라고 써 있는데
양양에는 서핑으로 유명한 곳이 많다. 지나 온 남애3리 해변과
기사문 해변 등이 섭섭할 내용이다. 사람이 그렇듯 자신을
내세울 수 있겠지만.. 상대를 인정하는 것도 중요..
동산항, 항구 한가운데 바위 섬이 있고
아치 다리까지 놓여있다. 여긴 항구의 느낌보다는
큰 집의 정자 같다고나 할까? 하여간 동산항은
보기드문 특이한 항구인 것 같다.
동산포 해변과 캠프장.
깨끗하고 넓은 백사장, 수심이 얕고 완만하여
서핑하기에 안성맞춤인 해변과 캠핑장까지 구비되어
있어 피서철에는 많은 사람이 찾을 것 같다.
북분리 해변에서 방향을 좌측으로 틀어
굴다리로 동해대를 건넌 다음 북분안길로 마을을
지나 산기슭으로 난 샛길을 따른다.
양양 해파랑길(국토 종주 동해안 자전거길)은
도로와 잘 분리되어 있고, 길도 정비가 잘되어 있다.
양양은 카피도 세련되었다.
산기슭을 따르던 해안 길은 다시 육교로
7번 국도를 건넌다. 저 앞에 38선 이정표가 보인다.
버섯 모양을 한 빨간 등대가 나타났다.
기사문항이다. 저 끝에 보이는 것은 하조대.
38선을 지나며 분단의 역사를 되새겨 본다.
1945년 8월 10일 일본이 포츠담 선언을 수락하여
항복하겠다고 하자, 미국 국방성은 한반도를 38도선 기준으로
이남은 미군이, 이북은 소련군이 한반도에 주둔한 일본군의 항복과
무장해제 문제를 담당할 것을 제의하여 미국 정부안으로 확정하고
소련과 작당하여 설정된 38선. 외세에 의해 그어진 경계선으로
남북이 분단되었다. 통일에 대한 열망이 있었지만, 남쪽이 정부를
수립수립 북쪽도 정부를 수립하면서 6.25 동족상잔으로 이어졌다.
이후 38선은 휴전선으로 대체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삼팔선은 위도 38도를 지나는 위선에 불과하지만
이 민족에게 참 불행한 운명의 작난 같은 선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러일전쟁 직전 처음에는 일본이
제정 러시아(로마노프 왕조)에게 조선을 38도선을
경계로 반씩 갈라먹자고 까지 했다니..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
바다 가운데 보이는 섬이 조도,
38선교를 건너면 기사문 해수욕장과 캠핑장이 있는
38해변이 나온다.
38선을 넘어 기사사문항으로..
포르투갈 NAJARE 마을은 10,340km,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서부에 있는 Huntington Beach는 8,478km
제주 중문해수해수욕장은 569km.. 등을 알리는
얄망스럽고 글로벌한 이정표.
지명들은 생소하지만, 웃고 지나간다.
기사문항으로 들어오려다 입구에서 좌초한
배 때문에 선박의 출입에 지장이 많아 오늘 어민들이
모며 대책 회의를 하고 있었다.
삼일 만세 운동 당시 강원도에서 가장 치열하게
투쟁한 곳이 양양이라고 한다. 양양장터 만세 시위는
4월 4일 양양면, 서면, 손양면민들이 계획해 4,000여 명이
장터와 군청, 경찰서 주변에서 만세를 외치다 왜경의
총탄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기사문리 골목벽화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만세고개에 있는 3·1만세운동 유적비
강원 만세운동은 1919년 4월 4일 양양 장날을 시작으로
남녀노소, 신분의 구별 없이 하나가 돼 불길처럼 번져나갔다.
양양 만세운동은 그 규모가 강원도에서 최대일 뿐 아니라 격렬함이
전국적으로도 손꼽힐 정도로 전개됐다. 시위대의 치열한 만세운동에
경찰서장이 "일본으로 물러날 테니 만세만 외치고 돌아가 달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영동권에서 최초로 일어난 양양 만세운동은
작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연인원 1만5천여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군내 6개 면의 모든 주민이 참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여 명이나 되는 사상자는 강원도 전체 3·1운동 사상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한독립 만세!
3·1만세운동,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일제 불매운동은 한다.
하조대 입구 하광정리 버스정류장,
양양군 농어촌 버스 운행 시간표와 노선도
하조대 입구 아치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은둔하며 혁명을
도모한 곳이라 하여 하조대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명
현북파출소 앞 삼거리에서 하조대까지는 약 1.2km
아치가 있는 입구에서는 약 800m.
갔다가 다시 돌아 나와야 한다.
키 큰 노송 사이로 아담한 정자가
나타났다. 정자 앞 조그만 바위에는 조선 숙종 때
참판을 지낸 이세근이 쓴 '河趙臺'라고 음각된
글씨가 보인다.
해변에 기암절벽이 우뚝 솟고 노송이 그에
어울려서 경승을 이루고 있는데, 절벽 위에 건립된
하조대라는 현판이 걸린 작은 육각정이 있다.
하조대를,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과
조준(趙浚)이 이곳에서 만년을 보내며 청유(淸遊)하였던 데서
그런 명칭이 붙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조준은 조선 개국 1등 공신이 맞으나
하륜은 조선 개국공신(1등 공신/좌명개국공신 20명,
2등 공신/협찬개국공신 13명, 3등 공신/익대개국공신 22명)은 아니고
제1, 2차 왕자의 난 때 이방원을 도우며 이방원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권력의 실세로 군림했다. 이방원이 태종으로
즉위하자 좌명공신(佐命功臣) 1등에 책록되었다.
애국가 배경화면에 나오는 소나무
조금 더 다가가면 더 멋진 모습을 담을 수
있겠는데 난간이 처져 있어 아쉬움만..
하조대에서 보는 설악
양양국제공항 뒤로 보이는 설악산 대청봉과 화채봉이
한 번 왔다 가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조금 전 하광정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운행시간표를
확인한 덕분이다. 버스 출발 시각 3분 전에 정류장에 도착하여
곧바로 주문진 해변에 도착. 어떨 때는 버스를 환승하느라
1시간 이상 기다린 적도 있는데, 3분 만에 버스가 출발한 데다
애마가 있는 주문진 해변까지 환승 없이 그냥 간다.
오늘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더라니까..
대중교통 연결이 톱니바퀴 돌 듯 잘 맞아
애마를 회수하는데 채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덕분에 일몰을 찍을 여유가 생겨 죽도 전망대를 찾았으나
이미 출입문이 잠겨 있었다. 다시 하조대에 들렀지만
시간이 조금 지난 데다 일몰이 힘이 없다.
하조대 입구 마을을 돌면서 겨우 찾은 식당도 혼자여서
메뉴 선택이 쉽지 않다. 백반을 시켰는데 주인아주머니는
대단한 일을 한다며 옆집에서 얻어 왔다는 호박죽도 먹으라 하고,
마실 온 펜션 주인은 밥을 더 먹으라며 한 공기를 더 가져다준다.
오늘은 왜 이러지.. 점심때도 그랬는데.. 마음 같아서는 펜션을
하루 이용해 주고 싶었지만, 야경과 일출이 아름다운 남애항으로
발길을 돌렸다. 혼자 식당에 들면 불편한 점도 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일도 생긴다.
사실, 15년 전 백두대간을 완주한 날 우리 팀이
해단식을 하러 양양해변의 불친절한 한 식당에서
바가지까지 써 그동안 양양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 하루 동안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해파랑길 42-43 종합안내판과 완주스탬프 함
해파랑길 42코스
'길따라 바람따라 > 해파랑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파랑길 44코스 (수산항~설악해맞이공원) 발이 부르텄지만 설악 준봉들의 응원을 받으며.. (0) | 2019.12.16 |
---|---|
해파랑길 43코스 (하조대해변~수산항) 파도소리 들으며, 철지난 한적한 해변을 걷다. (0) | 2019.12.13 |
해파랑길 41코스 (주문진해변~죽도정입구) 고맙다 양양, 아름다운 길에 고객지향적인.. (0) | 2019.12.08 |
해파랑길 40코스 (사천진해변~주문진해변) 주문진 어민시장, 주문진항은 어항이다. (0) | 2019.12.01 |
해파랑길 39코스 (솔바람다리~사천진해변) 끝없이 펼쳐진 해변과 송림, 솔향 가득한 길 (0) | 2019.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