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詩(288)
-
흐르는 강 / 정윤목
흐르는 강 / 정윤목 해걸음 노을빛 은은히 흐르는 강 되면 이 켠의 마음은 저 켠 마음을 불러 곧게 허리 세워 희망을 부른다 강 어디로 가니 바다로 가지 오라 했니 모르지 그냥 흘러 갈 뿐이지 象江1) 앞에서 섬세한 귀 밝다고 어디곤 밝히 본다고 자랑하지 말아야지 들풀인채로 흔들리면 강물인채로 ..
2010.05.26 -
푸른 오월 / 노천명
푸른 오월 / 노천명 청자(靑瓷)빛 하늘이 육모정(六角亭) 탑 위에 그린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 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
2010.05.08 -
산유화 / 김소월
(비슬산의 봄 53.0 x 73.5 2007년 진상용 작) 산유화 /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노래 / 권택중
2010.04.23 -
水仙花 / 강세화
水仙花 / 강 세 화 가시내야, 꽃이 피었다 저승을 갔다가 되짚어 온 영혼이 싱둥싱둥 뛰면서 반가운 말도 다 못할 조고만 가시내야 너를 닮은 꽃이 피었다 잠잠히 어리는 기운이 말쑥하고 숫기없어 첫눈에 반하여 어쩔 줄 몰랐던 기억이 꿈처럼 피어나는 꽃잎에 그대로 담겨있다 자고 일어나면 세상은 ..
2010.04.14 -
4월의 노래 / 박목월
4월의 노래/ 박 목 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지를 쓰노라 클로버 피..
2010.04.12 -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
201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