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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옥중 마지막 순국시
옥중 마지막 순국시 / 안중근 북녘 기러기 소리에 잠을 깨니 홀로 달 밝은 누대 위에 있었다 언제고 고국을 생각지 않으랴 삼천리가 또 아름답다 형제의 백골이 그 삼천리 땅속에 의의하고 부조(父祖)는 청산에 역력하다 우리 집에는 무궁화가 만발해서 기다리고 있고 압록강의 봄 강물은 돌아가는 배를 가게 해준다 남자가 뜻을 육대주에 세웠으니 일이 만약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죽어도 조국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나의 뼈를 어째서 선영에다 묻기를 바랄소냐 인간이 가는 곳이 이 청산(靑山)인 것을 나막신과 대지팡이로 동네를 나오니 강둑의 푸른 버드나무가 빗속에 즐비하다 모든 벌이 어찌 금곡주(金谷酒)와 같겠는가 무릉도원을 배타고 찾는 것이로다 여름의 풍류는 인간이 다 취하고 가을은 세상일이 손님이 먼저 들기를 기다린다..
2020.03.25 -
천성산 별꽃 친구들..
진정 값진 것들 / 이종문 먼지 한 톨이라도 거미줄 한 가닥이라도, 아즉도 이름이 지워지지 않는 하잘것 없는 풀꽃이라도, 제 엄마의 양수(羊水) 속에 유영(遊泳)하던 때의 가슴으로, 작아지고 작아져서, 실바람에도 바르르 바르르 심장(心臟)을 떨게하던, 그 가슴으로 돌아가서 들꽃을 보..
2020.03.24 -
버들개지, 산수유, 영춘화, 목련, 할미꽃, 벚꽃
버들개지 / 들꽃학습원에서 버들강아지 눈 떴다 봄 아가씨 오신다. 연지 찍고 곤지 찍고 봄 아가씨 오신다. 동요 ‘봄 아가씨’ 새봄을 알리는 봄의 전령 버들개지는 버들강아지도 맞는 복수표준어. 지금은 버들강아지로 많이 불리지만 중세에는 ‘버듨가야지’ ‘버듨개야지’라 불리..
2020.03.23 -
얼레지꽃, 천성산
..얼레지꽃이 몸을 감추고 있음이 분명하다.그의 시선은 누구도 향해 있지 않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시선을 내린 저 완고한 외면이 내 형이상학에 닿아 있다고, 꽃대에 손을 대면 금방 자결해 버리는 저 습지식물의 생리, 그 비밀을 아는 노을만이 그의 가계를 보랏빛으로 물들였을 터, 이..
2020.03.23 -
너도나도바람꽃
. . 삼십 년 전의 봄바람이 불어온다 입술 닿은 자리마다 후끈 열꽃이 피어난다 지천명을 넘어서야 속살 깊이 되새기는 변산바람 풍도바람 너도바람 나도바람 만주바람 꿩의바람 홀아비바람 조선남바람 회리바람 태백바람 세바람 들바람 하많은 내 생의 바람꽃들에게 그래, 나쁜 놈이야,..
2020.03.22 -
마스크 한 장
마스크 한 장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마스크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말 그대로 마스크 구입 대란이다. 이 마스크 대란은 한적한 시골이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오히려 연로하신 분이 많은 시골이 더 문제인 것 같다. 부산 사는 동생과 교대로 매주 ..
2020.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