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詩(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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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나무에게 / 최영희
8월의 나무에게 / 최영희 한줄기 소낙비 지나고 나무가 예전에 나처럼 생각에 잠겨 있다 8월의 나무야 하늘이 참 맑구나 철들지, 철들지 마라 그대로, 그대로 푸르러 있어라 내 모르겠다 매미소리는 왜, 저리도 애처롭노. 최영희 시인 충북 단양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
2018.08.21 -
시간을 뒤적이다 / 반칠환
어떤 신학자가 인간의 평균 수명을 75살로 계산해서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통계를 냈다. 잠자는 시간 23년, 일하는 시간 20년, TV를 보는 시간 9년, 먹고 마시는 시간 6년, 신호등 앞에서 파란불을 기다리는 시간 6개월, 광고 우편물을 뜯는 데 8개월,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데 1년 6개월, 극장..
2018.08.07 -
먼 길 / 이재무
먼 길 / 이재무 이 세상 가장 먼 길 내가 내게로 돌아가는 길 나는 나로부터 너무 멀리 걸어왔다 내가 나로부터 멀어지는 동안 몸속 유숙하던 그 많은, 허황된 것들로 때로 황홀했고 때로 괴로웠다 어느날 문득 내게로 돌아가는 날 길의 초입에 서서 나는 또, 태어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새..
2018.06.06 -
아, 나의 어머니 / 오영재
아, 나의 어머니 / 오영재 늙지 마시라 더 늙질 마시라, 어머니여 세월아, 가지 말라 ... 너 기어이 가야만 한다면 어머니 앞으로 흐르는 세월을 나에게 다오 내 어머니 몫까지 한 해에 두 살씩 먹으리 ... 오영재(1935.11.7~2011.10.23) 북한 계관시인, 전남 장성 출생 "아, 나의 어머니"에 관하여.....
2018.02.24 -
봄이 오기 전 / 김두일
봄이 오기 전 / 김두일 남으로 가는 기차를 타겠습니다. 더딘 열차에서 노곤한 다리, 두드리는 남루한 사람들과 소주잔을 나누며 지도에도 없는 간이역 풍경들과 눈인사를 나누겠습니다. 급행열차는 먼저 보내도 좋겠습니다. 종착역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자운영이 피고 진 넓은 들을 만..
2018.02.07 -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 /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
2018.01.29